나와라, 나와라. BTS 정국의 솔로 앨범을 기다리며.
시차
방탄소년단(BTS) 정규 4집 <MAP OF THE SOUL : 7>에 수록된 정국의 솔로곡이다. 도입부부터 하이라이트다. 시니컬한 기타 리프 위로 치고 나오는 정국의 랩이 쾌감을 고조시키며 송두리째 몰입하게 만든다. “24 누구보다 더 빨리 어른이 된 것만 같아 / My life has been a movie all the time / 해 뜨는 곳으로 달렸어 every single night / 누구의 내일에 가봤던 것도 같아”. 정국은 랩과 보컬을 유려하게 오가며 연습생 생활부터 현재까지 느낀 솔직한 감정을 이 곡에 고스란히 풀어놓았다. 그런 점에서 정규 2집 <WINGS>에 담긴 정국의 솔로곡 ‘Begin’과 연결되기도 한다. 불변의 법칙 같이 정국의 목소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몽환적으로 아름답다.
My You
방탄소년단 데뷔 9주년을 맞아 정국이 전 세계 ‘아미’들에게 선물한 자작곡이다. 정국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이 두드러지며 귀를 포근하게 감싼다. 고음 구간 없이 읊조리듯 잔잔하게 전개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빠져들어 듣게 되는 건 정국의 감성적이고 세련된 보컬 덕분에 가능하다. 특히 “내가 미소를 짓는 이유도 / 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도 / 네 곁이기에 감사해 / 더 빛나볼게 환하게” 같은 가사와 정국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면서 그 정서와 감흥이 더욱 짙게 확장된다. “네 곁이기에 감사해”라는 마지막 가사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예쁜 노래다.
Still With You
‘황홀했던 기억속에 나 홀로 춤을 춰도 비가 내리잖아. 이 안개가 걷힐 때쯤 젖은 발로 달려갈게. 그때 날 안아줘요.’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 문장을 읽는 동안 저절로 환기되는 분위기와 감성이 있다면, ‘Still With You’ 속 정국의 보이스와 딱 겹치지 않을까 싶다. 짙은 호소력, 감미롭지만 가볍지 않은 음색, 한층 성숙한 감성과 재지한 사운드가 우아하게 부둥켜안은 채 비 내리는 밤의 어떤 장면을 선연하게 연상케 한다. 정국의 보이스가 가진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섬세한 사례로 속절없이 눈을 감고 듣게 만든다.
Dreamers
정국이 월드와이드 슈퍼스타라는 데 이견을 갖는 이가 있을까? 만약 누군가 그렇다고 한다면 정국의 ‘Dreamers’ 무대를 보여주면 된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지켜본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서 정국은 월드컵 주제곡을 공연했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안정적인 라이브에 감탄했고 엄청난 스케일의 무대를 휘젓는 정국의 존재감에 또 감탄했다. 자신감과 여유가 돋보인 미모는 또 어떻고. 월드컵은 계속해서 개최될 것이며, 그때마다 이 장면은 끊임없이 회자될 거다. 그야말로 월드컵의 유구한 역사에 박제된 하이라이트.
Euphoria
정국의 청아한 보이스가 불러 일으키는 희열. 리패키지 앨범 <LOVE YOURSELF 結 ‘Answer’>의 첫 번째 트랙에 수록된 정국의 솔로곡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이 곡의 미덕은 미니멀한 비트, 몽환적인 전자음과 호흡을 맞춘 정국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저음과 고음을 오르내리는 동안 덜하거나 빠지지 않는 정국의 청아한 음색이 아주 매력적이다. 그 와중에 보컬의 세심한 디테일이 귀를 즐겁게 만든다. 좀 더 과몰입한다면 “저기 멀리서 바다가 들려”라는 가사처럼 ‘Euphoria’에서 반짝이는 정국의 목소리는 군더더기 없이 쫙 펼쳐진 바다를 닮았다.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 사진
- @calvinkl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