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자신감을 키우는 사소하고 건강한 방법들

김소라

나 스스로를 건강한 방법으로 가꾸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방법.

거울 앞에 서면 언제나 두 가지 생각이 공존한다. 내 외모가 ‘너무 싫다’는 비뚤어진 마음, 그래도 가끔은 ‘괜찮지 않나’ 하는 소심한 자기애. 일단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을 열거해 보자면 주근깨, 팔자 눈썹, 답답해 보이는 외꺼풀, 조금만 먹어도 쉽게 붓는 얼굴, 턱살, 생체 리듬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여드름, 점점 줄어들고 있는 머리숱,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콤플렉스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그리고 월급의 상당 부분을 이런 단점을 개선하는데 써오고 있는 것 같다. 어떤 것은 돈 낭비라는 생각이 들 만큼 효과가 없어서, 상술에 속았다는 생각에 두 번 상처 입히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크지 않은 비용으로 자신감과 회복에 꽤 큰 도움을 준다.

자존감이 낮은 캐릭터의 영국 드라마 속 Rae.

속눈썹이 만들어준 작은 자신감

최근 나의 자신감에 가장 큰 힘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속눈썹 연장술이었다. 마치 인형에 붙어있는 눈썹처럼 과장되고 어색하지 않을까 우려되었지만 약 2시간 동안 한땀한땀 정성을 다해 속눈썹을 붙여주는 장인을 만난 이래로 나의 외모 자신감 게이지는 약 2단계 정도(10단계 기준) 상승했음을 고백한다. 더 이상 끈적끈적한 마스카라와 사투를 벌이지 않아도 괜찮은 자유마저 얻은 기분이랄까. 속눈썹 하나만으로 눈이 훨씬 시원해 보이고, 선명해졌다는 주변 칭찬도 나의 만족감을 더욱 높여주었다.

어느 다이어터의 최후, 마사지와 반신욕

최고의 다이어트는 성형이란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일상은 맛있어 보이는 자극적인 음식과 유혹으로 넘쳐난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보디 프로필 사진 촬영,  더 마를 것을 권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건강한 몸과 마음을 형성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나 역시도 다이어트를 위한 각종 식욕 억제제, 지방 분해제 등을 경험하며 체중감량과 요요를 반복해왔다. 돈을 써서 먹고 또다시 돈을 써서 살을 빼는 굴레 속에서 반평생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벼랑 끝까지 가본 사람이 나라고 자부할 수 있다.

이젠 지쳐서 정말이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은 상태에서 만난 건 마사지라는 신세계다. 살이 쉽게 찌고 몸이 잘 붓는 체질을 가진 사람들에겐 림프 순환 마사지가 필수적이란 사실을 최근 깨달았다. 오랜 경력과 노하우에서 나온 선생님의 마법 같은 터치가 한 시간 정도 지속되면 마치 허물을 벗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난 기분이다. “아이고, 산더미 같던 어깨 다 내려갔네.” 땀을 뻘뻘 흘리시며 거대한 산등성이 하나를 빼낸 선생님께서 기분 좋게 추임새를 넣으시면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린 기분마저 든다. 얼마나 힘드셨을지 숙연한 마음과 함께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문을 나서게 된다.

달라진 어깨와 목 라인, 그리고 그로 인해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다 보면 굶주림과 허기짐으로 뺀 살과는 다른 건강하고 탄탄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건강한 자신감은 바른 자세와 걸음걸이에서 나옴을 기억하자. 마사지와 더불어 사우나나 반신욕을 세트처럼 주기적으로 곁들여한다면 한결 환해진 피부 톤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슬림한 라인보다 중요한 것은 어쩌면 건강한 몸과 얼굴에 깃든 생기일지 모른다. 그것은 억지로 뺀 살과는 다른 밝은 에너지를 머금고 있어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고유의 아우라를 만들어준다.

Getty Images

이어테라피라는 신세계

최근 나의 외모 자신감 회복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이어테라피라는 일종의 침 치료다. 이혈이라고도 불리는 이 테라피는 귀에 반창고같이 생긴 것을 3~4일 정도 붙이고 있다 떼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의 치료다. 반창고 안에 담긴 작은 사이즈의 원석이 몸에 독소를 빼주고 다이어트, 불면증, 부종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꾸준히 한 두 달 정도 받아본 결과, 얼굴이 미세하게 변화함을 느꼈다. 이 변화는 사진을 찍어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얼굴 라인이 미묘하게 슬림해지고, 약간의 리프팅 효과도 동반하며 이 치료를 받는 동안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잠이 잘 와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최근 우연히 읽게 된 <외모 자존감 수업>이라는 책은 외모 자신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외모 자존감이라는 말은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한 개념이다. ‘외모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감’이라는 편협한 의미를 넘어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해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히 외모지상주의와 다른 외모 자신감은 우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일상생활과 대인관계, 사고방식에 영향을 준다. 저자는 “외모는 몸의 표면이자 내면의 발현이고, 이는 곧 관계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외모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은 타인의 말과 시선에 덜 휘둘린다. 또한 열등감에 빠지지 않고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 신체 이미지는 기분처럼 주관적인 개념으로 우리 스스로 건강하게 바꿔나갈 수 있는 영역이다.

높은 외모 자존감은 건강한 내면으로부터 나올 수 있다. “건강한 신체 이미지를 형성한 사람은 눈 맞춤과 표정, 말과 몸짓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내면의 건강함을 상대에게 전달한다.”고 책은 말한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외모 가운데 마음에 들지 않는 사소한 구석을 가지고 있다. 어떤 날은 그것이 현미경으로 본 것처럼 크게 확대되어 보이며 나의 정신을 어둡게 만드는 순간도 있고,  어떤 날엔 아무렇지 않은 그저 하나의 점처럼 미미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고 건강한 방식으로 콤플렉스를 개선하고 끊임없이 나 스스로를 보호하고 사랑할 수 있는 저마다의 방법을 모두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자격지심과 이별하기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

스트레스를 가장 빠르게 푸는 방법

프리랜스 에디터
김소라
사진
E4 , Getty Image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