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급상승! 넷플릭스 ‘사냥개들’ 비하인드

우영현

글로벌 인기 탑승! 본편만큼 흥미로운 <사냥개들>의 속사정.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의 예고편이 공개되자 타격감이 확 느껴지는 주먹 액션과 함께 우도환과 이상이의 쫙쫙 갈라지고 잔뜩 성난 근육이 화제가 됐다. 딱 봐도 고생 꽤나 한 티가 난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신조로 삼아, 헬스용 근육이 아닌 진짜 복싱 선수의 몸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부은 그들의 근성이 깎고 조각한 것 같은 근육질 몸에 여실히 드러난다. 두 배우 모두 짠내 나는 훈련을 매일 열심히 했을 테지만, 우도환이 이상이보다 환경적으로 좀 더 유리하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면 군기가 바짝 들어간 채 몸을 만들었을 테니까. 우도환은 군대 전역 바로 다음 날부터 <사냥개들> 촬영에 투입했다고 한다.

‘정의로운 복서의 심장’을 지닌 두 주인공 우진과 건우는 착하고 우직하다. 적당히 착한 정도가 아니다. 처한 현실은 고되고 빠듯하지만, 둘 다 산처럼 쌓인 돈뭉치 앞에서 못된 마음을 1도 갖지 않는다. 단순하고 직선적인 캐릭터라 할 수 있는데 권선징악의 이야기와 맞물려 그게 참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맨 주먹으로 으쌰으쌰하는 그들을 흐뭇한 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박서준, 강하늘 주연의 버디 액션 영화 <청년경찰>의 향기가 떠오른다. 순박하고 약자를 외면하지 않는 청년들, 콤비 플레이, 브로맨스, 주먹 액션이 공통적으로 돋보인다. 연결 고리는 또 있다. <사냥개들>의 대본을 쓰고 연출한 김주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 바로 <청년경찰>이다.

<사냥개들>에서 우도환과 이상이 대신 웃통을 벗고 해병대 빨간 반바지만 입은 채 타이어를 주먹으로 때리는 이도현과 곽동연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도환이 군복무를 하고 있을 무렵 이도현과 곽동연이 <사냥개들>의 캐스팅 물망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사실 여부는 불투명했지만 출연이 성사됐다면 그들 중 누가누가 우직하고 순수한 우진과 정도 많고 말도 많은 건우 역을 찰떡같이 소화해 냈을지 궁금하다. 뭐가 됐든 이도현, 곽동연의 투샷도 매력적인 조합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악당 조직의 두목으로 등판한 박성웅을 보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을 거다. “이번에도 빌런이야?” 그에게 인생 역전을 안겨 준 영화 <신세계>로 말미암아 박성웅에게는 악역 이미지가 문신처럼 새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냥개들>을 다 보고 나면 사람보다 돈이 먼저인 악랄한 캐릭터에 그만한 대안도 없다는 생각이 들고 만다. 박성웅은 차갑고 비열한 표정, 분위기를 장악하는 카리스마, 크고 날렵한 액션을 밀어붙이며 두 손 두 발을 다 들게 만들었다. 사실 그가 제안을 받은 캐릭터는 따로 있었다. 주인공들의 멘토이자 진한 동료애를 품은 칼잡이 역이었으나, 대본을 읽고 난 박성웅은 지금의 캐릭터에 마음이 더 갔다고 한다. 이쯤 되면 악역 DNA가 따로 있나 보다.

총 8부작인 <사냥개들>은 두 개의 파트로 나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차근차근 꼼꼼하게 쌓아온 이야기가 마지막 7~8부에서 너무 급전개되고 사건이 해결되는 흐름도 허술한 면이 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알려지다시피 <사냥개들>은 촬영 막바지에 큰 악재를 겪었다. 주연 배우인 김새론이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켜 중도 하차를 한 것이다. 한 달간 촬영이 중단됐고 급히 7~8화의 대본을 다시 써야 했다. 이때 우도환과 이상이는 쉬지 않고 몸을 더 만들었다고 한다. CG 같은 근육 갑옷을 입은 두 사람이 맨몸 훈련에 매진하는 7화의 오프닝 장면이 바로 그 노력의 결과물이다.

<사냥개들> 후반부에는 김민재가 특별 출연했다. 분량은 적지만 그간의 이미지에서 비껴 나가는 의외의 역할을 맡아 또렷하게 각인됐다. 그의 출연도 극적이었다. 김새론 하차 후폭풍으로 대본을 다시 쓰고 촬영에 돌입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절친 우도환의 도움 요청을 받은 김민재는 출연료도 받지 않고 흔쾌히 참여했다. 이후 우도환은 보답으로 김민재가 주연한 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2>에 특별출연했다. 당시 드라마 <조선변호사>를 찍고 있던 우도환에게 김민재는 “어차피 같은 조선이니 우리 세계관으로 넘어와라”고 말했다고 한다. 듣고 보니 제법 그럴싸한 제안이다.

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Netflix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