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인가? 테러인가? 예(칸예 웨스트)가 선보인 대략 난감한 블랙 레깅스 커플룩.
2000년대 최고의 래퍼, 프로듀서로 군림함과 동시에 자신의 패션 브랜드 이지(Yeezy)로 디자이너로서 재능도 인정받았던 칸예 웨스트. 2021년 칸예 웨스트라는 이름을 버리고 ‘예’로 개명을 했던 그는 같은 해 킴 카다시안과 이혼을 발표했다. 그 뒤 논란을 일으키는 다양한 기행을 벌여 글로벌 기업들에게 손절을 당하며 사회적 경제적으로 고립되었던 그가 최근 새로운 부인, 비앙카 센소리와 함께 난해한 패션 컨셉으로 다시 한번 재기를 노리는 듯한 정황이 포착되었다.
운동 선수들의 착용하는 듯한 패드가 장착된 블랙 부츠에 블랙 레깅스를 신고 마치 미식축구 선수인양 어깨 패드가 들어간 톱을 입은 예의 곁에는 에슬레져 룩을 입은 비앙카 센소리가 있었다. 회색 레깅스를 신고 브라톱을 입은 채 하이힐을 신은 비앙카. 여기에 레깅스 앞부분에 핸드폰을 넣은 모습이 다소 이질적이다. 운동을 마치고 온 듯한 모습이지만 사실 저녁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하는 중이라고.
이 커플의 다소 난해한 패션은 계속 이어진다. 한층 더 큰 패드를 넣은 듯한 빅 숄더 티셔츠에 새파란 양말인지, 신발인지 구분이 불가능한 삭스 슈즈를 신은 예와 여전히 회색, 하지만 이번에 시스루 소재의 레깅스와 삭스 부츠를 신고 베이지 톱을 입은 비앙카는 크롬하츠의 티셔츠로 얼굴을 가린 채 아이스크림 가게에 나타났다. 복면 강도로 분장한 것이 아닌가 할 정도의 이해불가 한 스타일링을 한 이들. 분명한 것 아이스크림은 정당하게 구입했다는 사실.
예와 비앙카의 범죄 도시 컨셉은 한적한 일요일 오전, 교회를 가는 길에도 계속된다. 심지어 ‘Polizei’(독일어로 경찰)가 새겨진 패디드 티셔츠에 또 다시 블랙 레깅스를 신은 예. 그리고 패션인지 퍼포먼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의 구조적인 디자인의 블랙 원통형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비앙카. 머리부터 발목까지 뒤집어써야 하는 시스루 드레스 안에 두 손을 다소곳이 모은 모습이 마치 잘못을 저지른 범죄자와 이를 연행하는 경찰 같지만 실상은 드레스로 인해 잘 보이지 않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비앙카를 걱정하는 예의 모습이다.
예가 없을 때조차도 비앙카 센소리는 블랙 혹은 그레이의 레깅스 패션을 고수중이다. 얼굴만 빼고 보면 예의 전부인 킴 카다시안의 패션과 너무나 흡사한 스타일링이기에 킴 카다시안이 밝혔던 이혼 사유 중 하나가 떠오른다. ‘결혼 생활 중 칸예가 원하는 데로 옷을 입어야 했다’라는 것. 부인은 바뀌었지만 스타일은 바뀌지 않은(혹은 더 이상해진) 예의 패션 세계, 과연 대중에게 통할 수 있을까?
- 프리랜서 에디터
- 황기애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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