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 랄프로렌 앰버서더 NCT 마크의 첫 더블유 화보
어딘지 모를 비전형적인 공간에 불시착한 NCT 마크가 걸어 들어왔다. 골든 아워의 마법 같은 순간 속으로.
<W Korea> 폴로 랄프 로렌을 입은 마크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공간에 불시착한 듯한 모습이 아주 멋져요.
MARK 화보 촬영하면서 다시 한번 느꼈어요, 저는 폴로 랄프 로렌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고(웃음). 이거 농담 아니에요. 어릴 때부터 좋아한 브랜드인데 앰배서더까지 되었으니, 행복합니다. 화보 의상 중 집으로 가져가고 싶은 것도 몇 벌 있었어요.
요즘 상당히 바쁘죠? 마크가 한국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우리 촬영도 VOL.5 제작 시점보다 조금 당겨서 진행하게 되었죠.
오늘 막 한국에 도착했어요. 모레 또 출국해요. 내일은 저의 새 음원인 ‘골든 아워’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고요.
해외 투어 스케줄을 짚어보다 놀랐어요. NCT 127 투어 <Neo City-The Link>는 약 1년에 걸쳐 아시아, 북미와 남미를 오가다 올해 1월 멕시코시티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어요. 작년 9월부터는 NCT Dream 투어 <The Dream Show>가 시작했고요. 요즘 마크의 상태는 전반적으로 어떤가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좋습니다. 너무 바쁘다 보면 지금에 충실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순간순간 내가 어떤지 생각해보곤 하는데, <더블유> 화보를 촬영하고 인터뷰 중인 이 순간의 제 상태는 좋아요. 그리고 저는 힘들어도 뒤끝이 없는 편이에요. 조금 둔한 데가 있는 것 같달까. 아, 힘들다 싶을 때야 물론 있는데, 우리는 멤버 수가 많잖아요. 멤버들을 보면 책임감이 우러나올 때가 있어요. 멤버들에게서 얻는 힘도 크고요.
마크는 몇 년 전에도 NCT 127로서 꽤 큰 월드 투어를 치렀어요. 그때와 달라진 점을 체감하나요?
2019년에 투어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한 달 이상 해외를 도는 경험을 처음 해봤죠. 그때와 이번은 공연장 규모도, 공연 자체도 달랐어요. 한 차례 경험치가 있어서인지 이번에는 호텔과 공연장만 오가는 게 아니라 남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즐기려고 나름 노력했어요. 예를 들어 텍사스에 갔으면 텍사스 바비큐라도 먹으러 시간 내서 움직이는 거죠. 촬영 목적이 없어도 우리끼리 도시에 대한 추억을 더 쌓으려고요. 투어를 통해 여러모로 더 성장한 기분이 들어요.
혹시 투어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발견이나 시도를 한 것도 있어요?
NCT 127 투어 때인데요, 노트북이나 마이크 같은 제 음악 장비를 다 챙겨 다닌 적이 있어요. 여유 시간이 많이 없을 거라 짐작은 했지만, 작업할 거리가 떠오르는데 장비가 곁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잖아요. 신기하게도 투어 도중 숙소에서 뭔가를 꽤 했어요. 그런 적이 처음이에요.
책이 나오기 전, 4월 7일에 두 번째 솔로 싱글 ‘골든 아워’가 공개되죠. NCT 멤버들의 솔로 곡, 유닛곡, 자작곡 등 다양한 음원 발표 프로젝트인 ‘Station : NCT Lab’을 통해서요.
네. 음원과 뮤비를 발표하고, 따로 활동하지는 않아요. 우선 재밌는 곡이에요. 가사가 마음에 들게 나왔어요. 1년여 전에 스테이션 프로젝트로 발표한 ‘차일드’와는 아예 달라요. 내용, 감정, 분위기 모두. 물론 작업은 이번에도 제 크루들과 했고요. 크루와 작업하면 작은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이거 괜찮다’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더 발전시키는 면이 확실히 있어요.
이번 곡의 모티프는 뭔가요?
제가 요리를 참 못해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계란프라이를 만든 적이 있는데, 그거 하나를 잘 못했어요. 그런데 어느 팬이 계란프라이 사진을 트위터상에서 고든 램지에게 보낸 거예요. 내 남자친구가 만든 건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그걸 보고 고든 램지가 ‘새 데이트 상대 알아봐라’ 식으로 답하면서 트윗을 했어요(웃음). 팬들은 다 아는 얘기죠. 그 일을 모티프로 이번 가사를 썼어요.
모티프부터 재미난 요소가 있군요?
작업하는 과정에서 크루 형들과 아주 즐거웠어요. 재미있는 가사와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나오더라고요.
스테이션 프로젝트로 처음 선보인 솔로곡 ‘차일드’에서는 보컬이 돋보였죠. 마크는 래퍼지만, 그동안 보컬 파트를 소화한 경우도 여러 번이에요. 뒤늦게야 알았는데,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 보컬로 합격했다면서요?
아이고, 부끄럽네요. 저는 노래를 잘해서 합격했다기보다 당시엔 랩이나 다른 건 못하고 그저 노래 부르는 걸 더 좋아한 아이였어요.
저는 K팝 아티스트 인터뷰 때면 늘 나누는 이야기가 있어요. 대체 어떤 시간을 얼마나 거쳐야 원석이 지금과 같은 보석이 되는가 하는 이야기요.
저도 몰랐는데요. 제가 독하게 마음을 다잡는 면이 있더라고요. 연습생과 아티스트 생활이라는, 전과 다른 환경에 놓이면서 차츰 저도 자신에 대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갔어요. 저한테 독한 면이 있다는 걸 저도 느끼고, 주변에서도 그렇게 말해요.
‘차일드’를 발표할 무렵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인터뷰 영상도 공개했죠. 마크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되어서 인상적으로 봤는데, 이렇게 말한 대목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좋은 사람인 것 같지만, 스스로에게는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제가 연습생 시절에 독했던 것과 관련 있을 텐데,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더 성장할 수도 있었겠죠. 가끔 엄마가 이런 말씀을 하세요, ‘네 몸은 주인을 잘못 만났다’라고(웃음). 저는 저를 케어하고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듯해요. 나를 더 잘 알고 사랑해 주는 노력이 필요해요.
바쁜 사람이 놓치기 쉬운 것이 바로 나를 귀하게 아껴주는 일 같아요. 나를 아끼고 사랑하려면 마음의 여유와 건강함이 있어야겠죠? 혹은 아주 이기적인 사람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내 몸과 마음 하나는 끝내주게 아낄 테고요.
과거엔 ‘스스로를 아껴야 한다’ 같은 생각을 전혀 안하고 살았거든요. 음악을 하면서 그런 감각이 깨어난 듯해요.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인정할 건 인정하면서,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나는 그저 나다, 이런 나를 사랑하자’라고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려면 노력이 필요한 것 같고요.
아직도 자신이 어린아이 같다고 느끼나요?
네, 완전히. 저도 언젠가 어른이 될 수 있겠죠?
어서 진정한 어른이 되고 싶나요?
삶이라는 면에서는 어른이 되고 싶고, 음악 안에서는 계속 어린이로 남아 있어도 될 것 같아요.
어린이 같다고 느끼는 이유는 뭘까요?
음. 아직은 나 혼자서 세상을 상대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요.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아요.
마크 혼자서 세상을 상대할 일이 당분간은 없지 않을까요?
인생은, 결국에는 혼자 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누구에게 의존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누가 나에게 의지하면 잘해줄 자신은 있는데, 제가 누군가에게 의지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건 불편하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방면에서 혼자 세상을 상대할 수 있어야 할 것만 같아요.
진짜 어린이일 때는 어떤 아이였어요?
저는 중학생 때 한국에 오기 전의 저를 어린이였다고 기억하는데, 그때 저는 좀 바보 같았어요. 생각 좀 하고 살걸.
아니, 어린이가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사는 거지.
별생각 없이 그저 집돌이로 살았어요. 시간을 그렇게 보낸 데 대한 아쉬움이 커요. 활동적으로 살았으면 뭐라도 더 경험하고 배웠을 텐데. 제가 연습생 생활부터 지금까지 10년 정도가 지났어요. 10대 시절 그 나이 때만 겪을 수 있는 것을 스킵한 거죠. 저와 같은 경우인 많은 뮤지션들이 있지만, 저는 유독 음악에 올인하고 산 느낌이에요. 인생의 사소한 조각들이 부족하다 보니 아쉬움이 생겨요. 아직 완전한 조각상이 되지 않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세계적인 뮤지션이 되어 투어를 다니죠. 부모님은 이런 마크에 대해 뭐라고 하시나요? 과거에 마크가 한국에서 뮤지션 트레이닝을 하면서 캐나다에 살던 가족이 다시 한국으로 온 거로 알고 있어요.
부모님은 언제나 저를 믿어주셨어요. 가족이 다 한국에 오는 과정이 처음엔 수월하지 않았는데, 결국 다 같이 한국에서 자리 잡게 된 점을 다행이라고 여기세요. 그 계기가 저로 인한 거였다면서 고맙다고 하시고요.
어느 인터뷰에서 이상적인 남성상으로 아버지를 꼽은 적이 있죠?
갈수록 아빠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여자였으면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엄마를 꼽았을 거예요. 요즘 NCT 127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데, 그 촬영 때문에 예전 가족사진을 볼 일이 있었거든요. 저와 형의 어린 모습보다 그 시절 엄마, 아빠가 앳되어 보이는 점이 더 눈에 띄더라고요. 두 분 다 참 어리고, 예쁘고, 잘생기고…. 울컥했어요. 제가 한국 나이로 지금 스물다섯인데 부모님은 스물여섯 무렵에 결혼하셨어요. 지금의 저와 비슷한 나이에 결혼하고, 이민도 가고, 외국에서 아들 둘을 키운 거잖아요. 나이 들수록 부모님에 대한 리스펙트가 커져요.
SM 유튜브 채널에는 아티스트들이 녹음실에서 리코딩 중인 과정을 담은 영상이 꽤 있더군요. 그 모습을 쭉 보면서 마크는 자신에게 크리티컬한 사람 같다고 느꼈어요. 능력치의 문제라기보다 성격과 기질의 문제겠죠.
그런 면이 보이나요? 맞아요. 저는 녹음도 쉽게 한 적이 없어요. 이제는 신인도 아니고 꽤 녹음을 한 편인데도. 제가 그런 사람인가 봐요.
2021년 가을에 낸 NCT 127 정규앨범 3집 리패키지 앨범에 ‘페이버릿(뱀파이어)’이라는 곡이 있죠. 비교적 최근의 ‘A-Yo나 ‘스티커’, ‘체리 밤’처럼 강렬한 인상을 보여온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다른 곡인데, 녹음할 때는 어땠어요?
우리 사이에서도 조금은 도전적인 곡이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또 다른 ‘띵곡’으로 불리죠!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켄지 작곡가님이 쓴 곡입니다. 녹음 때 켄지 누나가 저를 하드 캐리해준 기억이 있네요. 사실 켄지 누나와 작업할 때면 매번 그런 식인 것 같아요.
배우 연기도 감독의 디렉션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곤 하거든요. 마크도 그런 점을 느끼나요?
네. 저도 나름 녹음 경험이 쌓이면서 소리에 대한 ‘귀’가 자리 잡혔거든요. 여러 엔지니어와 디렉터분들과 녹음해보면 결국 제 의견이 옳았다 싶은 경우가 생겨요. 그래서 요즘 제 의견에 확신을 갖고 녹음하는 일이 잦아졌는데, 제 귀보다 훨씬 믿을 수 있는 귀를 가진 분들이 있어요. 켄지 누나를 비롯해 몇몇 레전드 격인 디렉터가 제 맘속에 있답니다. 그분들은 디테일이 남달라요. 제 가능성을 끌어내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녹음하고 나면 수업을 받은 느낌이에요.
고요한 밤에 혼자 음악을 들으면서 아티스트의 애드리브 같은 부분이나 미세한 처리를 새롭게 발견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아주 즐겁죠.
네, 세상에 내놓는 모든 음악은 그런 디테일이 합쳐진 결과물이죠. 사실 어떤 훌륭하고 좋은 음악에서 디테일 하나하나가 없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수 있어요.
음악 말고 좋아하는 건 뭐죠?
언젠가 글을 제대로 써보고 싶어요. 저는 SM 오디션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물론 노래하는 걸 좋아했지만, 취미 정도였죠. 글은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 쓸 수 있으니 지금부터 천천히 쓰는 습관을 들이면 나중에는 작품이 나올 가능성도 있겠죠?
가끔 일기도 써요?
2020년에는 꼬박꼬박 썼어요. 1년 동안, 안 멈추고 끝까지! 그런데 2021년부터는 한 번도 안 썼네요.
팬데믹으로 스케줄이 전과 달랐을 때 일기 쓰기에 집중했군요? 그때 쓴 일기를 다시 들춰본 적 있어요?
와, 한 번도 없네요. 말하고 보니 갑자기 그 일기를 찾아보고 싶어요. 하루하루의 고민이나 기억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기록했어요. 팬들에게 선물 받은 노트 중 하나에 써서 더 의미가 있죠.
내가 나를 아껴주려면, 우선 나에 대해 잘 알아야 하잖아요. 음악 외에는 글쓰기를 좋아하는군요. 그리고 본인이 생각해도 마음에 드는 자기 기질이 있다면 뭐예요?
음… 그래도 저는 나쁜 인간은 아닌 것 같습니다(웃음). 누구나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 사람의 ‘코어’가 있잖아요. 아직까지 제 코어에는 ‘좋은 사람’이라는 점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여겨요. 또 하나는 요즘 들어 느끼는 점인데요. 저는 ‘할 수 있다’라고 믿으면 해낼 수 있는 사람 같아요. 뭔가를 처음 할 때는 어려워하고 센스 있게 금방 해내는 스타일은 못 돼요. 그런데 ‘해야겠다’라고 마음먹으면 그게 무엇이든 결국에는 해냈어요. 그러려면 시간이 걸려도 끝까지 가겠다는 끈기가 필요한데, 저는 그게 있어요. 끈기 이전에 필요한 건 일단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일이죠.
마음먹으면 해낼 수 있는 사람. 아직 스스로 아이 같다고 느끼지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마크가 그렇게 말할 때는 진실로 들리는데요? NCT의 일원으로서 마크는 이제 어떤 마음을 먹고 있나요?
NCT 127이든 NCT 드림이든, 우리 모두 아티스트로 활동한 연차가 꽤 쌓였어요. 저는 지금부터 더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결국엔 음악이 중요하죠. 음악으로 우리의 자리를 더욱 탄탄하게 잡고 증명해야 한다는 다짐을 합니다. 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더 크게 놀고 싶어요. 예를 들어 더 큰 규모로, 더 많은 관중과 소통하고 싶은 거죠. 이것 역시 팀원으로서의 목표이기도 하겠네요. 결론은 이겁니다. 우리는 그 어떤 8년 차 그룹보다 더 열심히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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