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에만 기대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펜할리곤스가 영국 패션 브랜드인 미드햄 커츠호프와 손잡고 향수 ‘트랄랄라’를 선보였다. ‘트랄랄라’의 한국 론칭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에 온 글로벌 마케팅 매니저, 매튜 휴반을 만났다.
신제품 ‘트랄랄라(Tralala)’는 이름도, 패키지도 펜할리곤스의 기존 향수와는 달라 보인다.
트랄랄라는 이름과 패키지, 향 모두 미드햄 커츠호프(Meadham Kirchhoff, 에드워드 미드햄과 벤자민 커츠호프 디자이너 듀오의 브랜드)에서 영감을 받았다. 미드햄 커츠호프는 아방가르드하면서 영국의 유산에 뿌리를 둔 디자인을 선보인다. 그런만큼 트랄랄라는 젊은 여성을 위한 모던한 향수인 한편 역사와 전통을 반영한 향수로 태어났다. ‘트랄랄라’라는 이름은 단순한 ‘소리’다. 어떤 뜻을 가진 단어가 아닌, 재치있고 리드미컬한 발음을 가진 이름을 찾다가 트랄랄라로 결정됐다.
펜할리곤스는 여러 디자이너들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다. 협업 파트너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는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받기 때문에 어떤 확고한 기준에 맞춰 파트너를 선정하지 않는다. 굳이 꼽자면 펜할리곤스와 유사한 점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예를 들자면, 콧수염 컬렉션을 함께 한 타티 디바인(Tatty Devine)은 우리처럼 런던 동부 쪽에 기반을 두고 있었고, 피오니브 리미티드 컬렉션을 진행한 알렉스 먼로(Alex Monroe)는 그녀의 디자인에서 풍기는 영국적인 느낌이 우리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브랜드의 태도와 스타일을 중요시 여기고 친근감이 느껴진다면 파트너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미드햄 커츠호프는 펜할리곤스의 공통점은?
앞에서도 언급했듯 영국의 역사와 전통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 우리와 비슷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리본이다. 미드햄 커츠호프는 매 컬렉션마다 리본을 즐겨 사용한다. 펜할리곤스의 향수들도 리본을 달고 있지 않나. 게다가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총 아홉 시즌 동안 우리 향수를 쇼 프론트 로에 선물로 둘 정도로 펜할리곤스의 열성적인 팬이다. 게다가 이들은 이번 협업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그들의 작업실에서 우리의 수석 조향사인 베르트랑 두쇼푸(Bertrand Duchaufour)가 직접 방문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향수를 만들었다. 미드햄 커츠호프는 파우더리 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향을 원했다. 확실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그런 향 말이다. 결국 그들은 원하는 향을 손에 넣었다.
2014 AW 시즌에는 블렌하임 부케(Blenheim Bouquet)와 릴리 오브 더 밸리(Lily of the Valley)가, 2014 SS에는 쿼커스가 각각 런던패션위크 공식 향으로 지정되었다. 이는 어떤 의미인가?
이는 펜할리곤스가 런던 패션위크에 제공하는 스폰서쉽의 일환으로 매 시즌마다 우리가 향수를 고른다. 공식 향수는 영국 패션 협회(British Fashion Council)가 선정한 브랜드의 쇼에만 제공되며 해당 브랜드 쇼 장 곳곳에서 향기를 맡을 수 있다. 패션위크의 공식 향수는 가볍고 많은 이들이 좋아할 법한 향, 해당 시즌에 어울릴법한 것을 선정한다. 6월 15일에 시작될 남성 패션위크에서는 ‘배이욜리아’(Bayolea)라는 남성 그루밍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과 향수의 연관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미드햄 커츠호프는 옷 입기의 마지막 단계는 ‘향수를 뿌리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들이 패션쇼 퍼스트 로에 우리 향수를 선물로 둔 것도 그 향기가 컬렉션의 일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 생각에 동감한다. 향수는 속옷처럼 당연히 ‘입어야’ 하는 것이고 당신이 어떻게 보이는 지를 결정 짓는다. 향수는 패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펜할리곤스의 향수 보틀에는 저마다 다른 디자인과 소재의 ‘라벨’이 붙어 있다.
우리는 향수에 영감을 준 소재를 라벨과 패키지에 적극 활용한다. 예를 들면 아이리스 프리마(Iris Prima)는 발레에 영감을 받아 탄생한 향수로 발레 슈즈의 밑창 부분에 사용되는 가죽으로 라벨을 제작했다. 재단사의 작업실에서 영감 받은 사토리얼(Sartorial)의 라벨과 박스는 수트를 재활용 한 것이다.
펜할리곤스가 한국에 들어온 지 벌써 4년째다. 론칭 초기에 비해 한국 시장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론칭 초기와 지금 가장 큰 변화는 판매량과 향수 외에 향초, 바디 제품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다. 여러 방법으로 향기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 같다. 한국 시장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하나가 있다. ‘오렌지 블러썸’(Orange Blossom)은 그다지 판매율이 높은 향수는 아닌데 유독 한국에서 판매량이 높아 의아했다. 알고 보니 한국의 유명 배우인 송혜교(한 기사를 통해 그녀가 오렌지 블러썸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덕분이었다
수많은 니치 퍼퓸 브랜드 중 펜할리곤스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가장 차별화 되는 점은 ‘오랜 역사’다. 새로 등장하고 있는 니치 퍼퓸 브랜드들은 향, 디자인 등이 굉장히 세련됐지만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다. 이들에 비해 긴 역사를 가진 것, 그리고 전통을 존중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여름은 몹시 덥고 습하다. 이런 날씨에 뿌리기 좋은 펜할리곤스의 향수를 추천해 준다면?
날이 더워지면 상큼하고 가벼운 시트러스 계열을 주로 사용하지만 나는 달콤하고 이국적인 향을 지닌 ‘바라(Vaara)’를 추천하고 싶다. 모과와 꿀이 지닌 달짝지근한 향에 사프론과 고수 씨에서 추출한 이국적인 향취를 더했다. 무더운 더위에도 지지 않을 활력을 부여해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트랄랄라’ 향이 잘 어울리는 여성은?
여성스럽고 글래머러스한 매력을 지닌, 자신감 넘치는 여성!
- 에디터
- 디지털 에디터 / 강혜은(Kang Hye Eun)
- 포토그래퍼
- 서원기(Seo Won Ki, 매튜 휴반), WWD/MONTROSE
- 기타
- COURTESY OF PENHALIG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