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낮을수록 SNS에 집착한다?

김소라

손에서 휴대폰을 놓을 수 없는 SNS 중독 현상, 그것이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나는 SNS 중독자다.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산다. 지하철, 버스, 식당, 화장실, 심지어 친구나 회사 동료와 대화하는 그 순간까지도 반짝이는 알람 불빛을 보면 손이 먼저 반응한다. 이제는 아무런 이유나 목적 없이 새로운 피드를 쓱쓱 넘기는 무의식의 경지에 이른 것 같다. 어쩌면 그것을 확인하지 않는 멈춤의 순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친구들의 소식과 안부, 한 다리 건너 팔로우한 잘 모르는 지인들의 사사로운 일상까지, 그리고 그 틈에 섞여 있는 셀럽과 인플루언서들의 다양한 자랑거리와 광고 등등. 나에게 중요한 정보는 사실상 거의 없지만 그들의 삶을 관찰하고 부러워하며 언제부턴가 그로 인해 나 스스로 작아지는 기묘한 현상을 겪고 있다. 그리고 때로는 우울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역으로 SNS를 더 자주 켜거나 집착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만약 당신도 필자처럼 SNS 중독 현상을 겪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문항 중 몇 개나 해당되는지 체크해 보자.

  1. SNS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 놓고 다시 앱을 켠다. (혹은 지웠다가 다시 다운로드한다.)
  2. 본인이 작성한 게시물의 좋아요나 댓글과 같은 반응에 집착한다.
  3. SNS가 실생활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인식하면서도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자 한다.
  4. SNS를 해야만 하는 명분과 이유를 만들어 스스로를 설득하며 계속 이어 나간다.
  5. 콘텐츠를 업로드하지 못하거나 중단되었을 때 그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이 중 2~3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이미 당신은 SNS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의 라이프 스타일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SNS 중독을 다룬 어느 연구원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중독이 큰 관계가 있음을 분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SNS라는 거대한 세계 속에서 이미 너무 많은 자랑과 과시, 일탈과 과도한 정보 가운데 노출되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세계는 조작과 통제가 가능하며 때때로 거짓된 허상과 허울에 놓여있기도 하다. 호화로운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의 저녁 식사, 엄두조차 낼 수 없는 머나먼 이국 세계의 신기한 풍경, 한정판 명품 가방과 신발 등등 타인의 부러움을 살만한 포스팅은 지금 이 순간에도 SNS 피드를 가득 채우고 있다.

자존감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

이러한 허상의 세계 속에 오래 머물게 된다면 누군가의 삶과 계속해서 자신을 비교하며 우울감이나 박탈감 등에 빠지기 쉽다. 무엇보다 SNS 중독이 위험한 이유는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고차원적 사고나 판단 등을 담당하는 뇌 전두엽 기능이 약해져 성격이 충동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는 심리적 자기방어 능력이 떨어졌을 때 스마트폰, SNS에 중독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주의해야 할 시각은 감성적으로 변하는 늦은 밤이나 새벽. 이때 SNS를 하는 것은 더욱 깊은 상실감을 느끼게 한다.

물론 SNS와 완전히 멀어질 수 없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무수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나름의 데일리 SNS 사용 규칙을 세워 둘 필요가 있다.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자동 로그인과 알람 및 푸시 기능을 꺼두고 내가 원하는 정해진 시간대에만 SNS를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두 번째, 본인을 힘들게 하거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콘텐츠를 올리는 계정은 주기적으로 정리하여 스트레스 요소를 제거한다. (스토리 안 보이기, 계정 차단 기능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하루 중 의도적으로 디지털 로그 오프 시간을 갖고 의식적으로 디지털 디톡스 하기.

네 번째, 본인이 어떤 앱을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지 데이터와 패턴을 확인하고 사용하지 않는 앱은 정리하기.

다섯번 째, 잠들기 전이나 퇴근 후에는 일부러 보이지 않거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놓기.

이 글을 다 읽은 지금 이 순간부터 디지털로 멀어지는 다섯 가지 방법을 꾸준히 실천하길 바란다. 당신의 건강한 자존감 회복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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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김소라
사진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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