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재능과 신선한 아이디어, 상업적인 명민함으로 무장한 채 패션계의 구원투수로 나선 초신성들.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신예 디자이너들이 밝히는 빛나는 현재와 눈부신 미래.
여자를 위한 옷
콜레트, 오프닝 세레머니 등 해외 핫한 멀티숍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프리마돈나(Fleamadonna)의 디자이너 김지은.
브랜드 프리마돈나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
프리마돈나(Primadonna)라는 원래 뜻과 비슷하다. 오페라의 여자 주인공처럼 자신의 삶이라는 한 편의 극에 주인공이 되는 여자라는 의미다.
프리마돈나의 시그너처는 무엇인가?
소녀와 여자의 중간 지점. 이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프리마돈나가 다른 브랜드와 차별되는 점은?
사랑스럽고 귀여우며 여성스러운 프리마돈나만의 감성. 여자를 위한, 여자만을 위한 브랜드로 만들자는 것이 모토다.
의상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부모님이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의상실을 운영하고 계신다. 거제도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디자이너 외에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현재 프리마돈나의 룩이 파리 멀티숍 콜레트에 바잉되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것은 어떻게 진행된 것인가?
2012년 말 파리의 트레이드 쇼에서 콜레트의 CEO이자 바이어인 사라를 처음 만났다. 그녀가 우리 부스에 들어와 이것저것 살펴보고는 이메일로 오더시트를 보내달라며 명함을 건네주었는데, 그 당시에는 관심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흥분됐고, 오더가 성사되지 않는다고 해도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었다. 그러곤 그녀는 곧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새로운 컬렉션을 받아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이메일로 오더를 보내왔다. 매장에 디스플레이하기도 전에 몇몇 중요 아이템을 직원들이 모두 구매해버렸다며 제품을 다시 오더하기도! 지난 2월 말에 파리에 갔을 때 직접 콜레트에 입성한 프리마돈나를 보고 싶었는데, 제품이 모두 판매되어 아쉽게 볼 수 없었다. 덕분에 2013 F/W 시즌 룩은 S/S 시즌보다 더욱 많은 스타일의 수를 오더받게 되었다.
오프닝 세레머니에도 프리마돈나의 룩이 바잉되고 있는데, 해외에서 프리마돈나가 가장 어필하는 나라는 어디인가?
언제나 흥미롭고,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일본. 프리마돈나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봐준 곳이다. 지방의 셀렉트 숍까지도 프리마돈나를 판매하는 곳이 점차 늘고 있고, 일본 최고의 백화점인 신주쿠의 이세탄 백화점에서도 프리마돈나의 팝업 스토어를 진행 중에 있다.
사람들이 프리마돈나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인을 하면서 항상 중요시 여기는 점은 나 자신이 패션을 좋아하고 옷과 구두를 사랑하는 20대 여자라는 사실이다. 지금 내 또래 여자들이 열광하는 것을 프리마돈나를 통해 공유하기 때문 아닐까?
컬렉션의 테마는 어떠한 방식으로 정하는지?
예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컬렉션을 구성한 다음 마무리하는 방식이었는데, 최근에는 스토리를 먼저 만들기 시작했다. 별나라 달나라 얘기가 아닌 있을 법한 얘기로 말이다. 좋아하는 영화나 뮤직 비디오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이 입을 법한 룩을 만들어보는 식이다.
2013 S/S 컬렉션의 테마와 영감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무렵, 27번째 생일에 모든 것을 제쳐두고 태국으로 혼자 여행을 떠나서 2박 3일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다 왔다. 돌아오자마자 리조트에서 받은 느낌을 컬렉션에 풀어냈다. 시원한 파도 소리, 따뜻한 날씨, 바닷가의 조개껍데기 그리고 열대의 꽃 같은 것들을 컬렉션에 담았다.
2013 F/W 시즌의 테마와 영감은 무엇인가?
영화 <팩토리걸>의 시에나 밀러가 맡은 에디 세즈윅. 이 영화의 스토리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만약 현실에 존재하는 셀렙이 그녀처럼 파산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어떻게 패셔너블한 삶을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됐다. 할머니나 엄마의 옷장에서 빈티지 아이템을 꺼내 동시대적인 무드로 바꿔 입지 않았을까? 그래서 컬렉션에는 ‘Heritage(상속)’, ‘Cesta’ maman(엄마의 것)’, ‘Enfant-gate(철없는 아이)’와 같은 프랑스어를 사용하기도 했고, 버킨백에 사용될 법한 악어무늬, 모피 – 모든 것이 페이크 소재인 것이 포인트! – 등을 활용했다.
서울에서는 런웨이 쇼를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쇼를 개최할 의향은 없는지?
이번 2013/14 F/W 시즌을 시작으로 3월 20일 도쿄 패션위크에 데뷔 런웨이 쇼를 했는데, 서울 컬렉션이 아니라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다. 첫 쇼였지만 다음 날 바로 스타일닷컴에 링크되었고, 성황리에 쇼가 마무리됐다.
스타일리스트 채한석과의 작업 과정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2012 F/W 시즌부터 채한석 실장님이 스타일링과 룩의 전체 디렉팅을 맡고 있는데, 지금은 패션 외에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 컬렉션을 준비하면서부터 대략적인 콘셉트나 무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어느 정도 컬렉션이 완성되면 제일 먼저 의상을 실장님에게 보여주고 조언을 얻는다. 룩북 촬영 또한 전체적인 스타일링은 물론 콘셉트, 헤어&메이크업, 모델 캐스팅까지 모든 부분에 대해 함께 작업해간다. 디자인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90% 이상 믿고 따르는 편이다.
디자인 외에 요즘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바쁜 시즌을 끝내고 쉬는 타이밍이라 평소에 못했던 것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필라테스에 재미를 붙여가는 중이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재미있는 일이 있다면?
2013년은 목표로 했던 꿈같은 일들이 이루어진, 소중한 해인 것 같다. 앞으로도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중 하나는 5월 중으로 갤러리아 백화점에 프리마돈나의 팝업 스토어가 깜짝 등장할 예정이라는 것!
상반된 조화
팝스타 리한나를 비롯해 옷 잘 입는 세계적인 패션 피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고엔제이(Goen.J)의 디자이너 정고운.
Goen.J의 철학은 무엇인가?
“La Charmante Attention Et Libre Attitude.” 자유롭지만 세심하고 매력적인 주의가 담긴 옷을 만드는 것.
Goen.J의 시그너처는 무엇일까?
상반된 요소를 결합하는 룩. 야구 점퍼처럼 스포티한 아이템을 꽃 자수 레이스의 페미닌한 터치를 더해 새로운 무드를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처음 Goen.J의 옷이 바잉된 곳은 어디였나?
가장 처음 바잉된 곳은 하비니콜스였다. 랑방, 발렌티노 같은 해외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하비니콜스 쇼까지 치렀다.
하비니콜스뿐만 아니라 오프닝 세레머니 같은 해외 멀티숍의 러브콜을 받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사실 해외 수출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한국 편집매장에서 직접 고엔제이를 구입한 오프닝 세레머니 바이어가 미팅을 하고 싶다고 매장을 통해 연락을 해왔다. 쇼룸에서 미팅이 이루어졌지만 국내 시장만 유통하고 있던 터라 시즌이 맞지 않았다. F/W 룩을 바잉하러 왔는데 쇼룸엔 S/S룩만 가득했던 것.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워하고 있었는데, 오프닝 세레머니에서 오더 메일이 왔다. S/S 룩을 오더했는데, F/W 룩의 딜리버리도 최대한 늘려주며 F/W도 바잉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현재는 두바이, 일본, 스위스 등으로도 진출 중이다.
리한나가 Goen.J의 야구 점퍼를 입고 파파라치에 찍힌 것을 보았나?
오프닝 세레머니 바이어가 메일로 리한나의 파파라치 사진을 보내주었다. 평소에 좋아하던 세계적인 가수가 고엔제이 야구 점퍼를 입은 모습을 보니 놀랍고 기뻤다. 리한나의 파파라치 이후 바로 품절되었다는 기분 좋은 소식도 들었다.
리한나뿐만 아니라, 컬렉션 기간에 수많은 패션 피플이 Goen.J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사실 그들이 고엔제이의 옷을 어디서 구매했는지 나조차도 궁금하다. 아무래도 가장 오더량이 많은 오프닝 세레머니에서 구입하지 않았을까? 고엔제이 옷을 멋지게 입은 사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오로라 샌선(Aurora Sansone, 일본 보그 스타일 디렉터)이다. 소녀적인 레이스 드레스를 야구 점퍼와 레이어링한다든지 스포티한 선글라스와 매치하니 굉장히 스타일리시했다.
에스모드에서는 란제리를 전공했는데, 지금의 여성복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주나?
란제리는 손바닥만 한 부분에 반드시 지켜야 할 틀 안에서만 디자인을 풀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하지만 그때 경험은 내 안의 여성스러운 면을 끄집어내고 세심하고 섬세한 부분을 표현할 수 있게 만들어준 자양분이 되었다.
2013 S/S 컬렉션에서 레이스와 오간자 등을 이용한 란제리 무드가 눈에 띄었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중요한 디테일은 안감이 겉감보다 길게 내려오는 것인데 안감을 모두 레이스로 만들어서 마치 속옷이 밑으로 보이는 듯한 느낌을 위트 있게 풀어보았다. 스커트와 팬츠슬릿 사이로 보이는 레이스로 여성스러움을 극대화했고, 남성적인 아이템인 럭비 티셔츠를 5가지 레이스로 패치워크해 여성적 분위기에 스트리트적 감성을 조화시켰다.
2013 F/W 시즌의 테마와 영감은 무엇이었나?
이번 시즌 역시 상반된 요소를 결합하는 듀얼리티를 강조했다. 여성성과 남성성의 대조를 보여주거나 여성스러움과 스포티함이 공존하는 룩이 대부분인데, 치어리더 복장과 교복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학창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단정하고 모던한 유니폼에 자카드와 트위드 벨벳 소재로 풍성한 느낌을 가미했다.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영감은 어디에서든 순간적으로 오는 것 같다. 허물처럼 벗어놓은 옷가지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 잘못 찍혀 흔들린 사진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니까.
당신의 작업실에 붙여놓은 사진 혹은 문구는 어떠한 것들인가?
‘창조는 우둔함에서 시작된다. 우둔하게 시작해서 오랫동안 몰입하고 똑똑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요즘 가장 매료된 것은 무엇인가?
운동도 할 겸 이베이에서 빈티지 롤러스케이트를 구입했는데 아직 한 번밖에 타보지 못했다. 볕이 좋은 날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씽씽 달리고 싶은 기대감에 차 있다.
서정적인 감성
조용하지만 진중한, 가볍지만 재미있는 클래식을 선사하는 로우 클래식(Low Classic)의 디자이너 이명신.
로우 클래식이란 브랜드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
말 그대로 Low와 Classic, 단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조합해서 만든 이름이다. 가볍고 쉽고 재미있는 느낌의 클래식함을 표현하고 싶어서 만들었다.
디자이너가 된 계기가 있다면?
좋아하는 것을 조금씩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디자이너가 되어 있었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 공유하는 것이 모두 패션으로 귀결됐다.
로우 클래식의 브랜드 철학은 무엇인가?
언제나 누군가의 호기심을 끌 정도로 재밌고 즐거워야 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보여줄 디자인보다 나 자신이 만족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로우 클래식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점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 3명의 친구가 모여 만든 브랜드다 보니 작업실 분위기가 굉장히 활기찬 편이다.
시즌 컬렉션의 테마는 어떤 방식으로 정하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나?
일상에서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작업실에 한창 보드 열풍이 불 때면 테마는 자연스레 ‘Ride’로 정해지는 식. 이번 시즌의 주제는 ‘Girls Meet Boys’였는데, 작업실 식구들에게 샤이니의 노래 ‘소년 소녀를 만나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컬렉션에 ‘Peace’, ‘Bike’ 등의 레터링 장식을 사용하는 것이 흥미롭다.
그래픽적으로도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가볍고 쉬워서 좋다. 따분한 드레스 위에 이런 단어 하나만 더해주면 좀 더 신선하고 유머러스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시즌 콘셉트를 간결하고 명료하게 1차원적으로 설명해주기도 좋고!
첫 쇼인 2013 S/S 컬렉션의 테마와 영감은 무엇인가?
첫 번째 메시지를 전한다는 의미로 편지의 이미지를 이용해 다양한 디테일을 풀어냈다.
로우 클래식이 진출한 해외 숍은 어디인가?
2013 S/S 시즌에 오프닝 세레머니와 첫 미팅을 가졌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이후 뉴욕, LA, 일본, 런던 등 오프닝 세레머니의 모든 숍에 입점되었다. 하이패션 브랜드를 수입하고 판매하는 가장 큰 규모의 숍인 홍콩의 IT에도 바잉되었는데, S/S 시즌을 시작으로 첫 오더 이후 추가 오더까지 진행되고 있다. 로우 클래식은 해외에서 한국 판매가의 2~3배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데도 오더량이 많아 해외 진출에 자신감이 상승하고 있다.
2013 F/W 컬렉션의 테마와 영감은 무엇인가?
주제는 ‘Peel’이다. 무언가를 벗겨내는 느낌의 디자인이 많이 구성되어 있는데, 그 안에서 또 다른 색감이나 소재가 보인다. 무엇이든 다른 이면이 있기 마련인데, 때론 이면이 나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의외로 재미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컬렉션을 시작했다.
모델들의 피날레가 끝나고 무대 인사 때 조심스레 나와 관중석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쇼가 끝나고 피날레의 모습은 내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그 모습을 간직하고 싶었고, 앞으로도 계속 찍어서 개인적으로 소장할 생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카메라에 더 많은 사람들이 담겨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 또 부끄럼을 많이 타는 성격인데, 얼굴을 가릴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좋다.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균형! 색감, 비율, 소재감 등 다양한 요소가 서로 잘 어우러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디자인 외에 요즘 가장 매료된 것은 무엇인가?
베어브릭 피규어를 조금씩 모으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다양한 종류의 피규어를 모으는 중이다. 별다른 취미생활을 못하고 있어서인지, 스트레스를 수집으로 풀어내는 것 같다.
디자인하지 않는 시간에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수영을 하거나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거나 시간이 많다면 여행을 가는 정도다. 사실 여가시간이 많지 않아서 시간이 생겨도 특별히 무엇을 해야할지 쉽게 정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계획하고 있는 재미있는 일이 있나?
비밀!
파격의 정석
실험 정신으로 가득한 유쾌하고 기발한 디자인으로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카이(Kye)의 디자이너 계한희.
카이를 론칭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옷을 너무 좋아해서 집착하는 수준이었고, 자연스럽게 세인트마틴에 진학하게 되어 대학원까지 마치고 2011년 6월, 카이를 론칭하게 되었다.
파인아트를 전공하신 부모님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것 같다.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많은 도시를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해주셨고, 라디오 대신 미술사 강의 테이프를 틀어놓곤 하셨다. 요즘에는 각종 해외 컬렉션과 미술 동향을 분석해서 콘셉트를 정할 때 도움을 주시기도 한다.
카이의 시그너처는 무엇일까?
오버사이즈된 실루엣과 독특한 스타일링.
2013 S/S 컬렉션의 테마와 영감은 무엇인가?
주제는 학원 폭력이다. 주제를 정할 때 내 주변이나 또래의 이야기 또는 다소 어두운 테마를 재미있게 풀어내려고 하는데, 우울하고 심층적인 이야기일지라도 옷을 통해 밝고 아름답게 풀어내려 한다. 억압된 밧줄 디테일이나 해골, 타투 등의 모티프로 컬렉션을 풀어냈다.
2013 F/W 컬렉션의 테마는 ‘홈리스(Homeless)’라고 들었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느낀 것은 요즘 친구들의 가장 큰 고민이 직장과 직업의 불안정성이라는 사실이었다. 그것을 좀 더 극대화해 홈리스를 주제로 잡고 버려지는 금빛 포장지를 모티프로 그래픽을 만들고, 그래피티와 서울역에서 볼 수 있는 박스 집을 예쁜 색감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번 컬렉션에 지드래곤, CL, 이수혁 같은 패셔니스타들이 프런트 로에 자리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톱스타가 되기 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다. 셀렙으로 쇼장에 온 것이라기보다는 친구를 응원해주는 마음으로 자리한 것이라서 고맙다. 특히 스타일리스트 양승호와는 디자이너를 꿈꾸던 꼬맹이 시절부터 각별한 사이다. 컬렉션 준비할 때 트렌드 동향부터 콘셉트 선택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도와준다. 카이의 존재에 큰 영향을 준 인물 중 하나다.
해외 멀티숍 중 처음 바잉된 곳은 어디인가?
첫 숍은 일본의 캔디라는 숍이다. 데뷔쇼인 2011 F/W 컬렉션은 커머셜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캔디에서 먼저 바잉 제안이 들어와 급하게 만든 기억이 난다. 라벨도 없는 브랜드였는데, 엉겁결에 캔디가 카이를 론칭시켜준 셈이 됐다.
카이의 뮤즈는 누구인가?
요즘 카이의 옷을 사랑해주는 리타 오라 같은 멋있는 여성.
카이가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점은?
한국에는 보편화되지 않은, 콘셉트 뚜렷한 브랜드이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언제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젊고 재미있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 한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놀라운 일이 있다면?
다음 컬렉션 준비와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블루프린트 페어 준비. 그리고 가을에 나올 패션 디자인 서적 집필과 각종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작업까지 눈코 뜰 새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 에디터
- 패션 에디터 / 정진아
- 포토그래퍼
- 주용균
- 모델
- 장수임, 이승미, 김진경, 백지원, 신해남, 박지운
- 스탭
- 헤어 / 김승원(르네 휘테르), 메이크업/배혜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