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키노 2023 F/W 컬렉션
모스키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레미 스콧은 패션의 고전 이른바 ‘클래식’을 런웨이에 녹여냈다! 모든 것은 초현실주의 경향으로 포장됐다. 제레미 스콧은 ‘우리는 왜곡된 시대에 살고 있다’며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에게서 영감을 받아 시간의 상대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달리의 대표작 <기억의 지속(The Persistence of Memory)> 속에서 녹아내리는 시계처럼, 컬렉션은 온통 태양 아래 카망베르 치즈처럼 녹아 흘러내렸다. 오프닝을 장식한 하우스투스 체크 슈트를 비롯해 부클레 슈트, 블랙 레더 재킷, 리틀블랙드레스, 플로럴 자카드는 프린트부터 패턴, 심지어 단추 같은 작은 디테일까지 흘러내리는 유기적 형태로 변형됐다. 반면 액세서리는 무정부주의의 추종하는 펑크족을 떠오르게 했다. 성게처럼 뾰족뾰족한 고스 헤어가 강렬했고 (거대한 헤어 때문에 백스테이지의 모델들은 서로 거리를 두고 움직여야 했다), 스파이크 스터드를 장식한 초커, 모호크 스타일의 메탈 장식, 거대한 엠블럼 이어링, 부츠와 하이힐의 커다란 버클 장식은 반항적 분위기를 풍겼다.
사운드트랙은 런웨이 음악의 대가라 불리는 프로듀서이자 사운드 디자이너인 미셸 고베르(Michel Gaubert)가 맡았다. 그는 모스키노 컬렉션을 위해 프랭키 고즈 투 할리우드(Frankie Goes to Hollywood)의 <Relax>와 코리 하트(Corey Hart)의 <Sunglasses at Night>를 각각 45rpm과 33rpm의 속도로 변형하여 재생했다. 중간에 오래되어 늘어진 테이프 같은 사운드가 흘러나와 묘한 긴장감을 더했다.
제레미 스콧의 실험은 역시나 도발적이고 흥미로웠다. 그런데 그는 시간의 흐름을 초월하는 옷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을까? 패션은 영원하다는 클래식의 신화를 조롱하고자 하는 것이었을까?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Mosch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