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빅 사이즈 재킷을 가장 트렌디하게 입는 법.
매년 이맘때면 밖을 나가기 전 옷장 앞에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그 고민의 주제는 코트를 입을 것인가? 재킷을 입을 것인가? 코트를 입기엔 답답하면서 트렌드에 뒤쳐진 느낌이 들고 재킷을 입기엔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 덜컥 손이 가질 않고.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말 것. 이 고민의 해결과 함께 패션을 좀 아는, 트렌디한 스타일까지 챙길 수 있는 아이템이 있으니. 바로 오버사이즈 블레이저. 본연의 매니시한 무드 위에 이번 시즌엔 특별히 슈퍼 오버사이즈로 거듭났다. 어깨 선이 팔뚝까지 내려오고 팔 길이는 손등을 덮을 정도로 큰 사이즈의 블레이저로 말이다. 넉넉하게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길이에 일반 재킷보다 보온성도 뛰어나 초 봄에 입기 좋은 이 만능 아우터는 한번 입기 시작하면 자꾸만 손이 갈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빼앗아 입을 남친이 없다면, 아빠의 옷장이라도 뒤져서 찾아 입어야 할 것 같은 오버사이즈 블레이저를 지금 현재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입는 법.
먼저 주목해야 할 인물은 헤일리 비버. 그녀는 자타공인 오버사이즈 아우터 입기 장인으로, 한 겨울 동안은 바닥에 끌릴 정도의 롱 코트를 입고 다니더니 얼마전 똑 자른 단발 머리와 함께 데님쇼츠에 슈퍼 빅 사이즈 블레이저를 입고 나타나 쇼퍼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빈티지한 체크 패턴의 블레이저는 ‘원(WORN)’제품으로 화이트 크롭 톱에 블랙 벨트, 그리고 흰 양말에 검정색 로퍼를 신고 미우 미우의 블랙 미니백을 든 모습이 마치 커다란 아빠의 정장 재킷을 입은 소녀 같은 느낌을 준다.
블랙 앤 화이트의 체크 패턴 재킷 아래 초 미니 드레스를 입은 적도 있다. 역시나 옷을 다 가려버릴 정도의 커다란 블레이저를 입고 흰 양말에 검정 로퍼를 신은 모습. 이렇듯 블레이저보다 짧은 길이의 옷을 입으면 커다란 매니시한 재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걸리시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강조되는 효과가 있다.
오버사이즈 대 오버사이즈, 흘러내릴 정도의 통이 넓은 배기 팬츠를 매치해 트렌디하고 시크한 룩으로 소화해도 좋을 듯. 여기서 포인트는 안에 크롭 톱을 입어 재킷 사이로 살짝살짝 맨 살이 드러나야 한다는 것. 그래야 옷에 파 묻힌 느낌이 아닌 적당히 시크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헤일리 비버식 블레이저 입기가 완성된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위해선 데님 팬츠와 함께 입기도 한다. 이때 배꼽이 보이는 크롭 톱 혹은 시선을 잡아줄 수 있는 굵직한 벨트를 하는 것도 잊지 말 것.
이도 저도 어렵다면, 그저 심플하게 블랙으로 통일해도 좋겠다. 올 블랙을 입고 그 위에 커다란 브라운 블레이저 하나만 걸쳐도 순식간에 스타일리시한 매니시 룩이 탄생된다.
스커트를 입고 헤일리 비버처럼 소녀스러운 느낌이 아닌 좀 더 성숙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부츠를 활용할 것. 몸의 실루엣이 드러나는 여성스러운 룩 위에 상반되는 투박하고 큰 사이즈의 블레이저를 걸치고 레더 부츠를 신는다면 성숙미 물씬 풍기는 매력적인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 프리랜서 에디터
- 황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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