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쿠션의 정신, 샤넬의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 컬렉션

김현지

단순하고 대담한 형태, 표현의 한계가 없는 자유분방함.

가브리엘 샤넬을 포함해 모든 재봉사의 손목을 장식한 핀 쿠션의 정신을 투영하는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Mademoiselle Prive Pique-Aiguilles)’ 컬렉션.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 레이스 모티프 워치.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 디렉터, 아르노 샤스텡(Arnaud Chastaingt).

가브리엘 샤넬부터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Arnaud Chastaingt)에 이르기까지 샤넬의 이야기는 여러 챕터로 이루어진 한 권의 책에 비유할 수 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울림을 전달하는 쿠튀르와 오트 오톨리지(Haute Horlogerie)에 대한 이야기다. 각 작품이 샤넬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전하듯, 아르노 샤스탱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샤넬의 비밀스러운 세계에 닿는, 몰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재봉사의 손목을 장식하는 이런 기능적인 주얼리의 이미지가 좋다. 나는 실제 쓰임이 있는 사물들의 디자인에 매료된다.” 신작의 영감에 대한 아르노 샤스탱의 설명이다. 손목을 감싸는 것은 그 자체로 어딘가 특별하다. 시간을 확인하거나 디자인 작업을 위해 손목을 내려다보는 행위는 작품을 구성하는 하나의 몸짓과도 같다. 여기에는 형용하기 어려운, 시적이고도 섬세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Mademoiselle Privé Pique- Aiguilles)’ 컬렉션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가브리엘 샤넬의 시대, 그녀의 아틀리에가 있는 캉봉가로 향해야 한다. 가브리엘 샤넬은 언제나 두 가지 도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소투아르(Sautoir) 목걸이처럼 끈에 매달아 사용하는 가위와 손목 위에 착용하는 핀 쿠션(Pique Aiguille)이다. 핀 쿠션은 드레스메이킹의 필수 도구로 메탈 소재 브레이슬릿 위에 동그란 돔 쿠션이 올라간 형태다. “존재만으로 손목 위에서 위엄을 풍긴다. 크기가 크더라도 모든 손목에 잘 맞고 핀과 바늘을 눈에 보이는 곳에 보관할 수 있다. 기능적 측면에서도 완벽하다. 나는 쿠션 패브릭에 꽂힌 핀의 무작위성이 좋다. 재봉사의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또는 무질서하게 변화하는 핀 머리가 일종의 장식적 효과를 연출한다.” 단순하고 대담한 형태, 표현의 한계가 없는 자유분방함이 바로 아르노 샤스탱이 말하는 핀 쿠션의 정신이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 컬렉션이야말로 기술력을 가장 대범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다이얼을 하얀 백지라고 상상했다.” 이번 컬렉션을 위해 진주, 레이스, 트위드, 자수, 퀼팅 모티프로 다섯 가지 작품을 구상한 아르노 샤스탱은 따뜻한 시선으로 샤넬의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피케 귀 오뜨 오롤로지 컬렉션

왼쪽부터 차례대로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레이스 모티프 워치

세 가지 기술의 조합으로 탄생한 까멜리아 레이스 디자인. 핸드 인그레이빙 기법으로 옐로 골드 소재의 표면에 질감을 부여한 다음, 반투명한 그랑 푀(Grand Feu) 에나멜로 덮어 깊이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까멜리아 레이스 패턴은 전통적인 데칼 기법을 구현한 것으로 표면 전체에 작은 골드 비드와 다이아몬드를 올려 섬세하게 완성했다. 옐로 골드와 블랙으로 코팅한 티타늄 케이스, 옐로 골드 소재 그랑푀 에나멜에 데칼 기법으로 레이스 모티프를 연출한 55mm 다이얼, 옐로 골드 미니어처 펄과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표면이 특징이다. 고정밀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고 30m 방수가 가능하다. 20개 한정 판매 제품이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트위드 모티프 워치

다이얼에 쿠튀르 아틀리에 속 한 장면을 구현했다. 트위드 재킷의 패턴, 골무, 가위, 줄자 등 재봉사가 사용하는 도구를 모티프로 활용했다. 옐로 골드와 블랙으로 코팅한 티타늄 케이스, 블랙 트위드 효과를 준 55mm 다이얼에 다이아몬드,진주 버튼, 옐로 골드 미니어처, 도구와 체인으로 세팅했다. 정밀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고 30m 방수가 가능하다. 20개 한정 판매 제품이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퀼팅 모티프 워치

인그레이빙과 모델링 기법을 활용해 자개 소재에 다섯 가지 아이코닉 백을 수놓았다. 퀼팅 패턴 가죽의 질감과 체인, 잠금장치 등의 디테일을 재현했다. 옐로 골드와 블랙으로 코팅한 티타늄 케이스, 옐로 골드 소재에 블랙 자개 마케트리로 장식한 55mm 다이얼에 옐로 골드사, 옐로 골드 체인,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정밀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고 30m 방수가 가능하다. 20개 한정 판매 제품이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진주 모티프 워치

샤넬 스타일의 대명사, 블랙 트위드 재킷의 소재를 표현한 플레이트 위에 롱 네크리스, 브레이드 체인, 비자틴 브로치 등의 주얼리 장식을 마치 레이어링하듯 배열했다. 옐로 골드와 블랙으로 코팅한 티타늄 케이스, 블랙 트위드 효과를 준 55mm 다이얼, 옐로 골드와 오닉스, 다이아몬드로 주얼리를 표현했다. 고정밀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고 30m 방수가 가능하다. 20개 한정 판매 제품이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자수 모티프 워치

시퀸으로 수놓은 블랙 패브릭의 우아함에 영감 받은 작품이다. 블랙으로 코팅한 화이트 골드 소재 디스크에 다이아몬드를 스노 세팅하고, 테두리에는 작은 골드 비드를 세팅했다. 옐로 골드와 블랙으로 코팅한 티타늄 케이스,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이트 골드 소재의 55mm 다이얼이 특징이다. 정밀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고 30m 방수가 가능하다. 20개 한정 판매 제품이다.

“재봉사의 손목을 장식하는 이런 기능적인 주얼리의 이미지가 좋다. 나는 실제 쓰임이 있는 사물들의 디자인에 매료된다.”
–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Arnaud Chastaingt)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 트위드 모티프 워치.

패션 에디터
김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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