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트 2023 F/W 컬렉션
카이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캐서린 홀스타인은 CFDA 올해의 여성복 디자이너 수상자로서 뉴욕패션위크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름이 됐다. 매출 또한 1억 달러(1,200억 원)을 돌파하며 불황의 그림자가 덮친 뉴욕에서 그야말로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
카이트 2023 FW 컬렉션은 오픈을 앞둔 소호 머서 스트리트(Mercer st) 165번지 매장에서 소수의 게스트를 초청하여 열었다. 카이트는 소호에서 첫 매장을 선보이고 향후 5년 동안 10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출 콘크리트와 강철로 이루어진 미니멀한 공간은 캐서린 홀스타인의 건축가 남편인 그리핀 프레이즌(Griffin Frazen)이 구상한 것이다. 또한 이들은 3월 초 첫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앞둔 캐서린 홀스타인의 해법은 늘 그렇듯 담담했다. 블랙 가죽 트리밍을 넣은 시어링 코트가 오프닝을 열었다. 거의 바닥까지 끌리는 맥시 코트가 뿜어내는 존재감이 상당했고 이는 이미 많은 대기자 명단을 거느린 카이트의 에이다(ADA) 코트의 또 다른 버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후 가죽으로 조각하듯 만든 슬립 웨어와 미니멀한 랩스커트, A라인의 가죽 플레어스커트, 매니시한 오버사이즈 그레이 코트, 시크한 시스루 셔츠와 와이드 팬츠, 집업 쇼트 점퍼와 우아한 H라인 롱스커트 등 여자들이 실생활에서 입고 싶을 만한 컬렉션이 등장했고, 이를 핸드폰 카메라에 담으려는 관객들의 손놀림도 빨라졌다. 극도로 간결했지만 스터드 같은 장식 요소와 커다란 메탈 버클 벨트, 모피 펌프스 등 존재감 있는 액세서리가 카이트 특유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세 개의 아이템으로 선보인 선글라스는 올리버 피플스(OLIVER PEOPLES)와의 콜라보로 제작한 것으로 2월 16일에 오픈하는 카이트 첫 매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아이보리 컬러의 오버사이즈 피셔맨 리브 스웨터 드레스 역시 우아하고도 아름다운 아이템이었는데 이는 캐서린 홀스타인의 경력이 갭(Gap)의 니트웨어 디자이너로 시작했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켰다.
카이트는 뉴욕패션위크에 걸맞은 미니멀하면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컬렉션을 선보였고, 모델들의 상당히 느린 워킹은 시선을 잡아 끄는 드라마틱한 연출 없이 오직 옷으로 승부를 보려는 디자이너의 굳센 자신감을 느끼게 했다. 카이트는 캘빈 클라인, 도나 카란, 헬무트 랭을 잇는 뉴욕패션위크의 간판스타가 될 수 있을까?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Kha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