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엔자 슐러 2023 F/W 컬렉션
이번 시즌 뉴욕패션위크는 랄프 로렌, 톰 포드, 피터 도, 마크 제이콥스 등 대표적인 디자이너들이 불참을 선언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뉴욕패션위크 둘째 날에 열린 프로엔자 슐러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올해로 뉴욕패션위크 공식 데뷔 20주년을 맞은 프로엔자 슐러의 잭 매컬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 듀오 디자이너는 지난 20년 동안 그들에게 영감을 준 여성 – 오랫동안 함께 작업한 스타일리스트 카밀라 니커슨(Camilla Nickerson), 가수 샤데이(Sade) 등 – 을 떠올리며 이번 컬렉션을 완성했다. 20년 전 뉴욕을 함께 휩쓸었던 스타일 아이콘 클로에 세비니(Chloë Sevigny)가 런웨이 오프닝을 열었는데, 클로에 세비니는 소설가 오테사 모쉬페그(Ottessa Moshfegh)가 일상에 대해 쓴 글을 매혹적인 목소리로 낭독했고 이는 컬렉션의 배경 음악과 함께 울려 퍼졌다. 지난 시즌 오프닝을 연 모델로 활약했던 베네수엘라 출신의 트랜스젠더 뮤지션 아르카(Arca)는 런웨이 음악을 담당했다.
듀오 디자이너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현실 속 여성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지난 두 시즌 특히 지난 프리 컬렉션을 만들 때 프로엔자 슐러를 입는 여성이 누구인지를 고민했다. 이전에는 컬렉션의 콘셉트, 테마, 아이디어에 더 집중했던 것에 비하면 커다란 변화’라는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슈트 셋업을 비롯해 더블 버튼 코트, 라이더 재킷, 레더 스커트와 가끔은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는 예술적인 드레스 등 에센셜 아이템으로 가득 채운 런웨이! 이처럼 기본으로 돌아가자 프로엔자 슐러의 탄탄한 테일러링은 더욱 빛이 났다. 오버사이즈 재킷, 코트, 하이웨이스트 팬츠, 랩 스커트 등은 멋진 형태감을 뽐냈다. 한편 프로엔자 슐러의 시그니처인 타이다이 염색은 더 발전하여 인디고블루 혹은 황동색을 띠는 초콜릿 브라운 컬러의 벨벳 셔츠 드레스로 선보였다. 이 밖에도 시트러스 컬러의 버튼다운 셔츠가 달린 네이비 슈트, 비대칭 디자인의 묘미를 살린 니트, 레더 소재로 만든 방도 드레스까지 모든 아이템이 시크한 분위기를 뽐냈다. 갤러리를 다니고 멋진 레스토랑에서 친구들과 만나는 뉴욕의 멋진 여성은 프로엔자 슐러를 입는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던 쇼!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Proenza Schou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