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 Paul Gaultier 2023 S/S Haute Couture Collection

명수진

장 폴 고티에 2023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

장 폴 고티에는 은퇴 이후, 2021년부터 매 시즌 게스트 디자이너를 초청해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21 F/W 시즌 사카이의 치토세 아베를 시작으로 22 S/S 시즌에는 와이프로젝트의 글렌 마틴스, 22 FW 시즌에는 발망의 올리비에 루스테잉과 함께 했다. 네 번째 콜라보인 이번 시즌에는 하이더 아커만이 장 폴 고티에와 협업하는 디자이너로 낙점됐다.

하이더 아커만은 ‘나는 유머감각이 전혀 없다! 나는 진중하지만 장 폴 고티에는 그만의 유머가 있다. 우리의 세계는 완전히 다르지만 우리 모두 여성을 사랑하고 경외한다는 점에서 공유하는 세계가 있다’며 장 폴 고티에와 함께 한 소감을 밝혔다. 결론부터 밝히면 장 폴 고티에와 하이더 아커만의 만남은 더할 나위 없이 매혹적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하이더 아커만이 장 폴 고티에 컬렉션을 풀어가는 실마리는 테일러링이었다. 언제나 시끌벅적한 화제의 중심이었던 장 폴 고티에의 스타성에 가려져 오히려 많은 이들이 잊고 있었던 완벽한 테일러링!  장 폴 고티에의 ‘마법적 아름다움’을 재조명하기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 순수한 선의 아름다움과 고요함, 우아함을 찾아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하이더 아커만은 자신이 대학생이었던 시절, 1997년에 발표한 장 폴 고티에의 쿠튀르 데뷔 컬렉션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별다른 음악 없이 관능적인 여성의 속삭임이 감도는 고요한 런웨이로 등장한 모델들은 아주 느릿한 워킹으로 런웨이를 걸었다. 포토월 앞에서는 사진가를 향해 포즈를 취했다. 이는 옛 패션쇼의 형식을 차용한 일종의 레트로 설정이었지만, 마법적이라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테일러링과 드레이핑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기도 했다. 모든 컬렉션은 눈을 크게 뜨고 볼 가치가 있었다. 남성용 턱시도와 연미복의 형식을 따른 날카로운 테일러링의 블랙 슈트는 때로는 정교한 오리가미 형태의 주름을 넣고 때로는 러프한 햄라인과 노출된 스티치 디테일을 더했다. 조각을 하듯 미니멀한 라인으로 표현한 테일러드슈트와 블랙 드레스, 연미복 형식의 코트 드레스의 안감은 완전히 대조적인 원색의 새틴을 더해 아름다운 에지를 더했다. 장 폴 고티에를 상징하는 콘브라에 하이더 아커만의 상징적인 오비 형식의 커머밴드를 추가했는데, 이는 장 폴 고티에와 하이더 아커만의 만남을 상징하는 룩이었다.

장 폴 고티에는 까뜨린느 드뇌브와 나란히 객석에 앉아 흐뭇하게 컬렉션을 지켜봤다. 피날레에 선 하이더 아커만이 장 폴 고티에에게 다가와 그의 손을 이끌고 무대로 뛰어나가는 장면운 패션사에 영원히 기억될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다. 하이더 아커만의 ‘절친’인 티모시 샬라메와 ‘뮤즈’인 틸다 스윈턴이 이 모습을 지켜보며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패션위크 참석을 위해 파리에 머물고 있는 지드래곤도 애프터 디너파티에 참석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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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Jean Paul Gault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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