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2023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
1월 23일에 열린 디올 2023 S/S 쿠튀르 컬렉션은 1920년대 흑인 가수이자 댄서인 조세핀 베이커(Josephine Baker)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조세핀 베이커는 미국 태생으로 19세이던 1925년에 파리로 건너와 사교계에서 ‘검은 비너스’로 불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가담해 스파이로 활동했고 전쟁 후에는 인권 운동가로 활동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프랑스 파리의 국립묘지인 팡테옹에 안장된 최초의 미국 태생 프랑스인이 되었다. 그리고 조세핀 베이커는 크리스찬 디올의 친구이자 뮤즈였다! 디올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1951년, 디올 쿠튀르에서 공연하는 조세핀 베이커의 아카이브 사진을 발견했고 이는 2023 S/S 시즌 디올 쿠튀르 컬렉션의 영감이 된 계기가 되었다.
런웨이 배경은 조세핀 베이커를 비롯해 니나 시몬(Nina Simone), 도로시 댄드리지(Dorothy Dandridge) 등 영감을 주는 13인의 흑인 혹은 혼혈 여성의 거대한 초상화로 채워졌다. 이는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들을 주로 그리는 화가 미칼린 토마스(Mickalene Thomas)의 작품이다.
2023 S/S 디올 쿠튀르 컬렉션은 1920년대 파리의 화려함을 담으며 한껏 관능적으로 변신했는데, 라인만큼은 더 간결했다. 볼륨감 역시 어느 때보다 축소된 모습. 블랙 새틴 레오타드를 시작으로 프린지 드레스, 오프숄더 벨벳 드레스 등 재즈 시대를 상징하는 의상들이 디올 쿠튀르의 해석을 거쳐서 새롭게 선보였다. 글리터링한 소재와 반짝이는 비즈 장식은 플래퍼 드레스를 연상하게 했다. 아이코닉한 1947년 바 재킷은 슬레이트 그레이, 리퀴드 실버, 페일 골드 등 메탈릭한 컬러와 예술적으로 주름을 가미한 새틴 소재를 사용하여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였다. 심플한 더블브레스트 슈트와 턱시도는 전쟁 중에 제복을 입은 조세핀 베이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사진까지 연구하여 내놓은 결과물이었고, 피날레를 장식한 벨벳 드레스는 은근하고 미묘한 매력을 발산했다. 디올의 앰베서더인 <블랙핑크> 지수가 오드리 헵번처럼 맑고 순수한 얼굴로 참석하여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Christian Di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