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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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을 하고 사진을 찍는 피에르, 그리고 그림을 그리고 장식을 하는 질. 두 사람은 1976년부터 함께 작업해온 듀오 아티스트다. 삶의 파트너이자 예술의 동반자인 이들에게 ‘2’ 란 아주 환상적인 숫자이며, 혼자보다 훨씬 더 멀리 갈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의 주문이다.

1, 2, 3.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컬러의 소품으로 가득한 피에르와 질의 공간. 마치 인도 영화의 세트장이나 유쾌하게 꾸며진 사원 같은 이곳에서 두 사람은 작업과 생활을 함께 하고 있다. 4. 피에르 앤 질이 한국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이라고 밝힌 작품. Les Mariés, 1992 Models: Pierre et Gilles Unique hand-painted photograph Framed by the artists 73.3 X 54.5cm ©Pierre et Gilles. Courtesy Galerie Jérôme de Noirmont

1, 2, 3.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컬러의 소품으로 가득한 피에르와 질의 공간. 마치 인도 영화의 세트장이나 유쾌하게 꾸며진 사원 같은 이곳에서 두 사람은 작업과 생활을 함께 하고 있다. 4. 피에르 앤 질이 한국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이라고 밝힌 작품. Les Mariés, 1992 Models: Pierre et Gilles Unique hand-painted photograph Framed by the artists 73.3 X 54.5cm ©Pierre et Gilles. Courtesy Galerie Jérôme de Noirmont

피에르와 질이 함께 사는 파리의 집은 마치 수다스러운 인도 영화의 세트장, 혹은 즐거운 사원을 닮은 느낌이었다. 마치 그들의 작품처럼 컬러풀하고 알록달록한 것 또한 사실이었다. 셀레브리티나 팝 스타의 사진을 찍고 마치 성화처럼 수공으로 페인트하는 피에르 앤 질의 작업은 종교와 세속, 에로스와 유머를 함께 담고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일하고 생활하는 집도, 거주 공간과 작업 공간이 완벽하게 나눠지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다. 1976년에 처음 만나 36년 동안 함께해온 이들은 모델의 사진을 찍는 것뿐 아니라 자신들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는 데도 충실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에 열중하며 태국으로 다녀온 바캉스 사진까지 열심히 업데이트하고 있는데, SNS 발명 이전에 이들이 열을 올리던 것은 포토마통(부스 안에 들어가서 찍으면 즉석에서 인화한 결과물을 볼 수 있는 즉석 필름 사진기)이었다. 특히 피에르는 어릴 때부터 폴라로이드 사진 찍는 걸 좋아했는데, 그의 친구가 이 아이디어를 빌려가 만든 영화가 <아멜리에>이기도 하다.

피에르 앤 질의 가장 최근 작품집은 바로 이 즉석 사진기에서 찍은 이미지를 모아 묶은 책이다. <Autobiographie en photomatons 1968~1988(즉석 사진기로 찍은 자서전)> 이라는 제목 그대로, 두 사람 자신의 자전적 사진집. 그저 장난스럽거나 자아 도취적인 젊음의 기록이라 볼 수도 있는 이 즉석 사진들은 그러나 20년이라는 시간, 1만 장 이상이라는 방대한 분량에서 선별되고 묶이면서 굉장한 시각적인 힘을 발휘한다. 매 컷마다 캡션을 써서 기록한 이 사진들은 개인의 일기이자 한 시대의 역사이기도 하다. 한 예술가 커플의 일상이 전면에 나와 있다면, 그 배경에서 그들이 속한 커뮤니티와 사회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겐조, 크리스찬 루부탱, 아델라인 앙드레, 마리 프랑스 같은 70년대 파리의 젊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내던 컬쳐 신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이자, 펑크 무브먼트나 동성애 해방 운동, 신화적인 나이트클럽인 ‘라 팰리스’의 오픈 등을 엿볼 수 있는 사료다. “광고나 패션 사진, 뮤직 비디오, 영화 같은 현대 대중문화에서 피에르 앤 질의 영향을 떼어놓고 생각 하는 건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제프 쿤스의 말대로 이 커플은 어쩌면 자신들의 작품 자체보다 그것에서 영향 받은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반향을 일으킨 흥미로운 인물들일지 모른다. 정작 자신들은 최근에 K팝에 심취해 있다는 이야기, 가수 비와 촬영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았지만. 더블유와 7년 전에 인터뷰를 했던 이 아티스트 듀오를, 새 사진집 발간에 즈음해 파리에서 직접 만났다. 대부분의 질문에 두 사람이 함께 답했고, 늘 ‘우리’라는 주어를 사용했다.

피에르 앤 질이 포토마통 (3분 즉석 사진기)에 들어가 찍은 20년 동안의 사진을 묶어 낸 사진집. 여기 실린 사진들은 한 커플의 일상적인 스냅인 동시에 70, 80년대 파리 아트와 패션 신의 흥미로운 장면들을 읽어낼 수 있는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피에르 앤 질이 포토마통 (3분 즉석 사진기)에 들어가 찍은 20년 동안의 사진을 묶어 낸 사진집. 여기 실린 사진들은 한 커플의 일상적인 스냅인 동시에 70, 80년대 파리 아트와 패션 신의 흥미로운 장면들을 읽어낼 수 있는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한국의 독자에게 각자의 소개를 부탁한다.
Pierre 나는 피에르고 사진과 조명을 담당한다.
Gilles 난 질이고 페인팅과 데커레이션을 담당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공동 작업이다. 우리 작업은 한 사람이 완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Pierre 아이디어들은 우리가 대화하면서, 그리고 함께하는 삶에서 나오며 우리의 작업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서울에서 당신들의 전시를 본 게 벌써 8년 전이다. 최근에는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
Pierre 우리 작업은 계속 그 연장선에 있어서, 다른 테마를 시도하지만 스타일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사실 한국에서의 전시는 우리 작업 중 아주 일부만 보여준 것이다. 그때의 테마가 아시아였기 때문이다. 한국의 관객들은 우리의 ‘아시아’ 시리즈만 봤지만 그 이후로도 많은 사진을 찍었으며, 한국에서 영감을 받아서 사진 작업을 한 것도 있다. ‘Les Maries’(부부)가 그것이다.
Gilles 우린 한국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요즘은 가수들에게도 눈이 많이 간다.

K-pop의 영향인가?
Pierre 하하, 농담이 아니라 정말 그렇다. 그리고 한국 영화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는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영화를 만드는 나라 중 하나다. 한국을 특별히 좋아한다.

당신들의 작업과 에너지 넘치는 한국의 이미지가 어울릴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Pierre 정말 그렇다. 한국의 그런 모습에 영감을 받아서 만든 작품이 ‘Wonderful Town’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공업 지대에 둘러싸인 약간은 어둡고 오염된 동네에 관한 것인데, 주인공은 세상이 힘들고 참 잔인하다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 작품을 위해서 수많은 사진 작업을 했다. 이 작업에 자야라는 프랑스 배우가 함께했다. 그녀가 한국에서 유명한가?
Gilles 한국 사람들이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알게 되면 좋아할 거다. 마치 바비인형처럼 예쁘니까.

한국인의 연예인 취향을 잘 아는 것 같다(웃음).
Gilles 물론이다. 우리는 아리랑티비를 엄청 자주 본다(웃음).

당신들의 작업은 언제나 사진과 회화의 콜라보로 진행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Gilles 우리는 작업을 할 때, 그 작품이 두 가지의 경계선에 놓여 있는 것을 좋아한다. 사진이든 회화든 말이다. 그것은 일러스트와 현대미술의 경계일 수도 있고, 클래식 작품과 근현대 미술의 경계일 수도 있다.

당신들 작품의 즐거운 이미지 뒤의 슬픈 표정 같은 것도 이런 경계와 관련이 있을까?
Gilles 우리가 가장 자주 표현하는 경계 중의 하나다. 우리는 그렇게 경계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마치 영화처럼 두 감정의 경계선이다.

작업을 할 때 사진과 회화의 작업 순서가 있나?
Gilles 먼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작업의 시작이다.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모델 말이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 피에르와 많은 얘기를 한다. 아주 빨리 찾을 때도 있고 몇 년씩 걸릴 때도 있다. 그리고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왜냐면 우리는 그 모델 내면의 개성 있는 인격을 찾고, 그 모델에게 새로운 어떤 것을 안겨주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모델은 유명한 사람도 있지만 유명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Pierre 최근에 이자벨 위페르와 함께 작업을 했다. <오, 수정!>을 연출한 홍상수 감독이랑 최근에 영화를 찍은 걸로 기억한다. 그 감독이 맞나? 내가 한국은 좋아하는데 이름을 암기하는 덴 좀 약해서… 하하
Gilles 모델을 만나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같이 저녁도 먹고, 파티도 초대하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전화도 하고. 이런 과정이 모두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방식이다.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에게 당신들의 작품을 설명한다면 뭐라고 표현하고 싶나?
Gilles 음악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다음에는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을 그에게 설명해줄 것 같다. 왜냐면 우리 자신이 현실에서 영감을 받았으니까. 하지만, 그 현실이 변해서 몽환적이 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감정들을 말할 것이다. 슬픔, 기쁨, 고
독, 달콤함 등등 많은 감정이 있지 않은가, 그 가운데서도 부드러움에 대해 강조할 것 같다.

난 시각장애인에게 음식 냄새가 나는 꽃잎을 쥐여주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당신들의 작품은 처음 보면 알 것 같지만 정말 이해하기까지는 작품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Pierre 어떤 사물을 쥐여줘서 느끼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그리고 당신이 느끼는 그 감정이 우리가 원하는 해석이다. 즐거운 것 같지만 슬프고, 고요한 것 같지만 역동적인, 이게 대체 뭔가 싶은… 이런 해석이 바로 아까 말한 ‘경계’와 연결된다.

피에르 앤 질이라는 아티스트, 그리고 피에르 또는 질이라는 개인으로서의 삶은 어떻게 다른가?
Pierre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고 발전했다. 우리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한다.
Gilles 그렇다. 벌써 40년이란 시간을 같이 보냈잖나. 나눠서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작업이 삶이고 삶이 작업이다. 나머지는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다. 우리는 단순한 걸 좋아하는 것도 닮았고, 다양하게 뭔가 많은 것을 좋아한다.

4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보냈는데도 의견 차이로 다툴 때가 있나?
Gilles 아니, 이젠 서로 잘 이해하고, 각자의 역할이 무언적으로 나눠진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에게 믿음이 있다. 심지어 우리는 생김새도 서로 닮아간다. 사람들이 그러더라.
Pierre 어허허, 난 모르겠다.
Gilles 태국에서 식당 가면 우리더러 형제냐고 많이 물어봤잖아! 쌍둥이냐고도 물어보고(웃음).

두 사람이 듀오 아티스트이면서, 작업 속의 인물들 또한 두 사람인 경우가 많다. 2라는 숫자에 대한 특별한 철학이 있다면 들려달라.
Pierre 우리는 항상 ‘더블’이라는 것을 찾아왔다. 물론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만, 그래서 서로를 찾은 것 같다. 그리고 둘이라는 것은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Gilles 나는 나에게 늘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고, 피에르와의 만남이 그 필요함을 채워준 것 같다. 일에서나 삶에서나 우리는 한 사람만 있었다면 절대 이 모든 것을 다 하지 못했을 것이다.
Pierre 둘이라는 것은 정말 환상적이다.

두 사람의 작품은 성화에 대한 패러디, 혹은 커플의 기념 사진처럼 대상을 거룩하게 표현하는 형식을 취한다. 이런 스타일은 어떻게 확립되었나?
Pierre 우리는 종교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모든 종교 말이다. 신이라는 존재가 매력적이었다. 어떤 이의 포트레이트를 거룩하게 표현한다는 데서 출발했다. 그리고 어떤 나라에서는 종교가 그들의 낱낱의 일상에 관여하는 게 재밌다. 인도처럼, 인간들이 마치 마술의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한국은 어떤가?

매일 아침 문 앞에 꽃과 음식을 내놓는 발리 사람들 같은 믿음은 아닌 거 같다. 우린 기독교와 불교가 절반쯤 되는거 같은데.
Pierre 어떻게 대립되는 두 종교가 한 나라에 존재하지? 대단한데?

미국에도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지 않나?(웃음) 프랑스에서도 잘 알려진 한국의 영화감독 박찬욱
의 <친절한 금자씨> 포스터가 당신들의 작업 스타일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혹시 이 영화의 포스터에 대해서 알고 있나?

Pierre 박찬욱의 영화는 전부 다 봤다. 포스터가 특별히 기억에 남진 않지만 본 건 확실하다.

마돈나, 카일리 미노그, 틸다 스윈턴, 장 폴 고티에 같은 유명인을 많이 촬영했는데 이들 가운데 촬영을 통해 특별한 친분을 갖게 된 인물이 있나? 그들과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하다.
Pierre 한 번 촬영을 위해 여러 번 만나기 때문에 친분을 쌓을 수밖에 없다. 아! 우리는 정말 가수 ‘비’랑 작업하고 싶다! 미국에서 영화도 촬영한 걸로 알고 있다. 아리랑티비에서 한국 가수가 나오면 항상 보는데, 비가 제일 멋있다!

다른 외국 채널도 자주 보는가?
Gilles 아니, 한국 방송만 계속 틀어놓는다. 노래들이 다 즐겁고 뮤직 비디오 이미지도 좋다. 가수들이 인형같이 예뻐서 좋다.이틀 전에 파리에서 한국 가수들이 공연한 것도 알고 있다! 태국 휴가에서 막 온 날이어서 가진 못했지만.
Pierre 프랑스에서 한국 음악은 점점 성공하고 있다. 태국이나 일본에서도 들리는 건 한국 음악뿐이더라!

당신들의 작품 중에 각별한 사진이 있나?
Pierre 어떤 자식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이랑 같은 거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는 잘 알려지지 못한 것도 있고, 큰 성공을 안겨준 작품도 있다. 특히 ‘아담과 이브’는 우리의 커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 예뻐할 수밖에 없다.
Gilles 가끔 더 잘할 수도 있었는데 싶은 후회가 남는 작품도 있다. 작품을 만들면 그 안에 몇몇의 요소들은 우리를 만족시키는 것들이 꼭 있다.

몸에 문신이 많다.
Pierre 좋아는 하는데 마지막으로 한게 15년 전이다. 참, 우리가 서울에 있을 때 수영장에 가려고 했는데, 문신 때문에 입장을 금지당했다. 서울에서는 문신을 많이 안 하는 것 같다(웃음).

하긴 하지만 여기처럼 보편화되지 않았다. 왜냐면 한국 마피아들이 많이 하기도 하고(웃음). 사진을 바탕으로 한 많은 아티스트들이 사람과 풍경, 정물을 섞어서 찍는데 피에르 앤 질은 어째서 사람만 담나?
Gilles 우리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작품에 데커레이션이 많이 들어가는데, 그 데커레이션들은 모델의 개성을 따라간다. 사람, 그것이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식으로 작업이 안 된다. 그냥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에게 많은 인스퍼레이션을 주는 원천이기 때문일 것이다.

화각에 있어서도 언제나 인물에 근접한 바스트샷의 포트레이트가 많다. 이 정도의 인물 사이즈, 거리감이 편한가? 그 사이즈를 발견한 과정이 있는지 궁금하다.
Pierre 처음에 우리 아파트가 35평방미터로 몹시 작아서 포트레이트를 그런 식으로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고 나서, 우리가 바스티유 근처로 이사를 갔을 때 그 집에서는 인물 사진을 5미터 미만의 거리에서만 찍을 수 있었다. 하하, 지금은 원거리도 가능하다(웃음). 그렇게 구체적인 제약이 있는 삶이 우리에게 일루전을 작품에 활용하게끔 해주었다.
Gilles 우리 작업은 배경이나 촬영 테크닉에서 변화하면서 발전했다. 어쨌든 분명한 건 우리가 사람의 얼굴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얼굴은 정말 많은 것을 말하니까.

그 인물들은 많이 웃지 않고, 웃어도 슬프다.
Pierre 우린 할리우드처럼 치아 다 보이면서 웃는 그런 사진 안 한다. 좋은 모델을 결정하는 건 어떤 요소인가? 어떤 사람을 만나면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드나? Gilles 외양도 많이 보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이미 작업했던 모델들과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느냐는 거다. 다양성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우리가 그 모델을 맘에 들어 해야 하는 거고.

30년 넘게 하나의 이름으로 지속된다는 건 어떤 파트너, 팀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두 사람이 이토록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Gilles 우리가 하는 일에 항상 열정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의 삶과 일은 하나다. 우리가 함께하는 이 일이 우리를 살게 하는 이유이다.

아티스트로서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물론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 테지만.
Gilles 무슨 소리, 피에르는 새로운 모습을 여전히 보여주며 날 얼마나 놀래키는데! 언제나! 그를 잘 아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또 새로운 피에르가 나타난다. 그것이 좋다.
Pierre 넌 담배를 너무 많이 피워!!
Gilles 넌 술 마시잖아!
Pierre 그래도 우리는 같이 운동하니까, 괜찮아.

에디터
황선우
포토그래퍼
조보견
기타
인터뷰 | 이길배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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