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린 네샤트가 전 세계에 전송하는 연대의 작품 ‘WOMAN LIFE FREEDOM’.
지난 9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도덕 경찰’에 붙잡힌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던 아미니의 의문사 사건으로 인해, 지금 이 순간에도 이란 전역에서 많은 시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란 밖에서 있는 우리는 히잡을 둘러싼 이란의 상황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아미니의 죽음 이후 이란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여성들이 연대와 지지의 의미로 쓰고 있던 히잡을 벗어 던지거나 길게 길렀던 머리를 자르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더블유> 코리아가 지난 해 8월 인터뷰로도 소개했던 ‘서카 아트’(Circa Art)는 아티스트 쉬린 네샤트(@hirin__neshat)와 손을 잡고 ‘WOMAN LIFE FREEDOM’을 선보였다. 이란에서 시작된 운동에 우리도 함께 동참하길 청하는 이 작품은 런던의 피카딜리 서커스와 로스앤젤레스의 웨스트 헐리우드에 있는 대형 전광판에서 상영되었고, 쉬린 네샤트는 예술계에서 활동 중인 동료들과 함께 전 세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1957년 이란에서 태어난 아티스트 쉬린 네샤트는 10대의 나이로 미국 유학에 오른 뒤 지금까지도 이란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망명 아티스트로서 살아가고 있다. 오랜 작품 활동을 통해 쉬지 않고 여성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낼 가능성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그 가능성은 그저 깨어나지 않은 채 우리 안에 잠들어 있을 뿐”이라고.
- 에디터
- 전여울
- 글
- 박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