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를 녹이는 작가, 마누엘 로스너

전여울

실제와 가상의 경계에서, 1989년생 작가 마누엘 로스너의 세계

NEW FLOAT (Digital Space)

CLIMBING ON COLOR I (Haus der elektronischen Künste)

FLOATING BACKWARDS (Safiental Biennale)

FLOATING BACKWARDS (Safiental Biennale)

SPATIAL PAINTING (ROSA-LUXEMBURG-PLATZ)

Surprisingly Series. CNC Milling.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가상의 3차원 공간에서 종일 함께 어울려 논다.’ 무척 미래적인 말 같지만, 사실 3차원 온라인 게임이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놀이 시간을 책임지기 시작한 건 이미 20년도 넘은 일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청소년기를 겪은 사람이 미술 작품을 만드는 아티스트가 된다면 어떤 작품을 만들게 될까? 이렇게 온라인에서 자란 아티스트들이 만든 작품을 설명하기 위해, 미술계에선 한때 ‘포스트-인터넷’이라는 표현이 유행하기도 했다.

1989년에 태어난 마누엘 로스너(Manuel Rossner) 역시 어린 시절을 인터넷에서 보냈다. 그는 친구들과 만나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통해 디지털 공간의 감각을 익혔고, 물리적인 세계에 뭔가를 만드는 대신 VR 고글을 쓰고서 실제 세계 위에 가상의 조각이나 드로잉을 그리는 방식으로 작품을 창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실제 세계에 가상의 존재를 겹치는 작업실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 코로나19와 함께 새삼스레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유행하면서 그의 작업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가상 공간에서 만들어 실제 세계와 겹친 로스너의 작품을 대체 어떻게 감상할 수 있을까? 로스너는 가상 공간에서 만든 작품을 실제 세계와 겹친 뒤 그것을 정말로 실재하는 작품으로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3D 그래픽 기술이 너무나 감쪽같이 현실적인 탓에 사진으로만 봐서는 실제 세계에 가상 작품을 겹쳐둔 건지 그 반대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때도 많다. 말하자면 로스너의 작품 속에선 메타버스가 녹아내리고 있다. 어쩌면 무엇이 실제이고 무엇이 가상인지 구분하는 건 아티스트에게 큰 의미가 없을지도!

에디터
전여울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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