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맥카트니 2023 S/S 컬렉션
스텔라 맥카트니 2023 S/S 컬렉션은 아침, 파리 퐁피두 센터의 야외 광장에서 열렸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누구든 원하면 패션쇼를 볼 수 있는 민주적 방식으로 컬렉션을 열고 싶어 야외 광장을 선택했다.
퐁피두 센터 건물 입구 회전문을 지나 블루, 레드, 옐로 컬러로 테이핑된 런웨이를 따라 모델들이 걸어나왔다. 루즈핏 재킷을 입은 모델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바로 Y2K! 스텔라 맥카트니는 2000년대 전후, 클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하며 Y2K 트렌드에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장본인이다. 보통의 엄마들처럼 지금 15세인 딸이 자신의 옷장을 뒤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스텔라 맥카트니는 자신의 과거를 다시 조명했다. ‘나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내가 어디서 시작했고 지금 어디에 있으며 다음 스텔라가 어떤 모습인지 재정의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의 과거의 일부를 참고한 부분들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Y2K 시절에 유행한 로라이즈 팬츠는 루즈핏을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취향에 따라 ‘그때 그 시절’보다는 살짝 여유 있게 선보였다. 이너로 입은 골드 체인 톱은 스텔라 맥카트니가 직접 만들었던 클로에 2000 S/S 컬렉션 제품을 리바이벌한 것! 새틴 소재로 만든 비대칭 원피스와 스커트,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간 비건 레더 재킷, 낙하산 부대의 대원을 연상케하는 터프한 점프슈트, 햄라인 처리를 하지 않은 디스트로이드 데님 셔츠, 주머니가 가득 달린 유틀리티 코트, 피시넷 스타킹 등 누구보다 Y2K 트렌드를 능수능란하고 자신감 있게 요리했다. 모델 벨라 하디드가 입은 블랙 베스트와 과감한 커팅을 넣은 로라이즈 팬츠의 조합은 너무나 매혹적! 후반부에는 일본의 전설적인 예술가 요시모트 나라 작품을 담은 옷들을 선보이며 패션과 예술을 접목했다.
‘CHANGE THE HISTORY’라는 메시지를 새긴 니트, 수공예적인 손뜨개 디테일을 넣은 화이트 셔츠 등은 친환경에 대한 스텔라 맥카트니의 소신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이번 시즌에도 버섯균사체와 포도 부산물 등을 활용한 신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했고, 유기농 면화 뿐 아니라 재생 면화까지 도입했으며, 라인스톤을 부착할 때에도 환경에 영향력을 최소화한 무독성 접착제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공정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87%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스텔라 맥카트니 컬렉션 사상 가장 친환경적인 컬렉션!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사진
- Courtesy of Stella McCart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