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ey Miyake  2023 S/S Collection

명수진

이세이 미야케  2023 S/S 컬렉션

이세이 미야케 2023 S/S 시즌 컬렉션은 지난 8월 창립자 이세이 미야케가 향년 84세로 사망한 이후 열리는 첫 패션쇼. 컬렉션이 열린 파리 이벤트 센터(Paris Event Center)는 추모의 분위기로 가득했다. 베뉴에는 디자이너의 초상화와 그가 남긴 수많은 어록이 투사됐다. “나는 디자인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불러일으킨다(I believe there is hope in design. Design evokes surprise and joy in people).“

2020 S/S 시즌, 이세이 미야케에 합류한 수석 디자이너 사토시 콘도는 ‘숨 쉬는 형태(A Form That Breaths)’를 테마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조각의 아이디어를 패션에 도입, 촘촘한 짜임과 주름을 통해 만든 구조적 형태의 옷은 얼핏 딱딱해 보이지만 움직이면 유동적이며 생동감 있는 조각품으로 변한다는 설정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컬렉션의 오프닝을 장식한 블랙, 화이트 컬러의 ‘토르소(Torso)’ 시리즈는 한 장의 천을 입체재단을 통해 조각하듯 만들어냈다. 33번째 룩부터 선보인 ‘링크에이지(LINKAGE)’와 40번째 룩부터 선보인 ‘아상블라주(Assemblage)’ 시리즈는 다양한 뜨개질 기법을 결합하여 만든 심리스 니트로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수직의 탄력이 변화하여 마치 ‘살아 있는 조각상’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피날레를 장식한 ‘누드(Nude)’ 시리즈는 신체를 닮은 추상 조각 작품을 그래픽적으로 프린트해서 예술적 분위기를 낸다. 아이템을 앞뒤 거꾸로 착용해도 된다는 점도 독특한 매력이다.

혁신은 소재로 계속 이어졌다. 패브릭처럼 부드러운 레더, 주름으로 부풀린 코튼 등 이세이 미야케의 실험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특히 20번째 선보인 ‘레소난트 수트(Resonant Suit)’는 손으로 원형의 주름을 만든 것으로서 일본 토레이(Toray Industries Inc.)에서 제작한 100% 식물 기반의 폴리에스터 소재다. 피날레에는 댄서들의 퍼포먼스를 통해 이세이 미야케 특유의 ‘유동적 조각’ 패션을 생동감 있게 펼쳐 보였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Issey Miy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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