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ewe 2023 S/S Collection

명수진

로에베 2023 S/S 컬렉션

프랑스 국립 헌병대(Gendarmerie Nationale-Garde Républicaine)의 파노라마 창으로 아침 햇살이 쏟아지며 런웨이를 환하게 밝혔다. 3D 프린트로 랜더링한 거대한 안스리움 꽃이 설치된 런웨이는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화이트 큐브 갤러리처럼 모던한 분위기였다. 객석마다 한 송이의 안스리움 꽃이 놓였다.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은 2023 S/S 시즌, 진짜지만 종종 가짜처럼 보이는 안스리움 꽃에서 영감을 받아 컬렉션을 구상했다. ‘진짜지만 가짜처럼 보이는 자연’에서 얻은 영감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배우 테일러 러셀이 첫 번째 모델로 등장하며 컬렉션의 문을 열었다. 그녀는 ‘식인’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로맨스 영화 <본즈 앤 올(Bones and All)>에서 티모시 샬라메의 상대역으로 등장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테일러 러셀이 허리에 후프를 넣은 듯 왜곡된 형태의 검은색 벨벳 드레스로 오프닝을 아름답게 장식한 이후 보디 라인을 변형한 드레스 시리즈가 이어졌다. 안스리움 꽃은 브래지어나 뷔스티에와 같은 형태로 드레스 곳곳에 삽입되었고 또 펌프스에도 장식되며 에로틱한 분위기를 냈다. 극단적으로 짧은 베이비돌 드레스, 가슴 앞 라인이 삐쭉하게 하늘로 솟은 전위적인 드레이프 드레스, 소매 사이즈를 XXL 사이즈로 확대한 셔츠 원피스가 ‘옷 입기’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행위에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픽셀처럼 만든 톱과 팬츠, 공기가 빠진 풍선 수십개로 만들어 워킹할 때마다 펄럭이는 슈즈, 잔뜩 부풀어 통통해진 펌프스 등 몇몇 아이템은 초현실주의 작품으로 갤러리에 전시되어도 손색이 없을 듯!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Loe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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