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cci 2023 S/S Collection

명수진

구찌 2023 S/S 컬렉션

구찌는 2023 S/S 컬렉션에 앞서 ‘구찌 트윈스버그(Gucci Twinsburg)’ 테마를 공개하고 티저 영상을 내보냈다. ‘환영은 우리를 둘러싼 벽에서 시작하고 끝나기에, 우린 그 너머를 봐야 한다’는 철학적 멘트와 함께!

컬렉션은 ‘구찌 허브’의 넓은 플로어에서 다소 평범하게 시작했다. 가터벨트를 단 남성용 더블브레스트 슈트를 시작으로 맥시 트렌치코트, 오버사이즈 바이커 재킷, 1940년대 할리우드 스타일의 드레스, 자수를 넣은 중국식 치파오, 글래머러스한 레드 카펫 스타일, 시골풍의 퀼팅까지 성별, 시대, 국적 등의 경계를 넘어선 아이템들이 등장했다. 라인스톤 프린지로 만든 페이스 주얼리와 선글라스가 눈길을 끌었고 1984년에 최초로 선보인 영화 <그램린> 인형은 가방, 벨트, 신발 등의 액세서리에 부착되고 원피스에 프린트로도 사용되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팽글 재킷과 데님 오버올에는 ‘FUORI!!!’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는데 이는 동성애 권리를 주장하는 1970년대 잡지 이름으로 ‘밖으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쇼의 하이라이트는 사실상 컬렉션의 중간부터 시작됐다. 쇼장을 가르던 거대한 벽이 올라가고 이번 컬렉션을 위해 구찌가 섭외한 68쌍의 쌍둥이 모델이 함께 등장하자 객석은 술렁거렸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자신의 엄마가 두 명이었다’고 고백했다. 그의 엄마가 일란성 쌍둥이었기 때문. 이전 패션쇼에서도 종종 쌍둥이 콘셉트가 등장한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한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가끔은 밤의 어둠 속에서 다른 나를 만나기도 한다’며 개인적인 고백도 털어놓았다. 2023 S/S 구찌 컬렉션은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구찌에서 선보인 컬렉션 중 가장 개인적인 컬렉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쌍둥이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이중성을 이해하기 위해 치료하는 과정도 이야기했다. 또한 기후 위기, 반동성애 분위기, 핵 전쟁에 대한 걱정도 털어놓으며 ‘우리는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항변했다. 피날레에 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살짝 눈물을 보였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G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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