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2023 S/S 컬렉션
2년 전 디젤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되고 지난 시즌 첫 라이프 피지컬 쇼를 선보였던 글렌 마틴. 그는 디젤에 레트로 밀레니엄 무드를 불어 넣으며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디젤은 현재 더블 데님, 즉 위아래 모두 데님을 입는 일명 ‘청청 패션’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
디젤은 밀라노 외곽에 있는 종합실내체육관 알리안츠 클라우드 스타디움으로 5,000명에 달하는 관객을 초대했다. 사전에 선착순 무료 배포한 3,000장의 입장권은 90분 만에 매진됐다. 입장권을 받은 사람의 70%가 26세 이하. 이들은 염색, 탈색, 피어싱은 기본이고 투박한 컴뱃부츠와 눈만 겨우 가려지는 사이파이 선글라스를 쓴 어린 매드맥스 같은 모습으로 알리안츠 클라우드 스타디움에 운집했다. “디젤은 ‘민주적 사치’라고 생각합니다. 데님은 모든 상황에서 입을 수 있어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데님을 알잖아요.” – 글렌 마틴
장내에는 야릇하고도 관능적인 포즈를 한 거대한 에어 벌룬이 설치됐고(세계에서 가장 큰 에어 벌룬으로 기네스 기록에 올랐다) 에너지 넘치는 카운트다운 후에 강렬한 비트의 테크노 음악에 맞춰 힙하고 쿨한 데님들이 등장했다. 스트레이트 팬츠를 기본으로 브라렛, 코르셋, 핫팬츠, 미니스커트, 재킷, 블루종, 코트, 하이힐 부츠 등 디젤의 DNA 같은 데님 아이템. 모두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실험적인 워싱과 트리트먼트의 과정을 거친 것이었다. 햇빛에 노출하는 워싱, 멋지게 망가트리는 디스트레스 가공, 데님 조각을 수없이 이어붙인 패치워크, 벨벳처럼 번아웃 시켜 문양을 만들거나 튤, 레이스, 오간자 등의 소재를 얇게 덧대는 식으로 레이어링 하는 시도까지! 컬렉션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데님’, ‘유틸리티’, ‘팝’, ‘장인 정신’의 4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서 진행되었고, 란제리 드레스, 이그조틱 레더 미니스커트, 오버사이즈 후디, 카고 팬츠 등 데님과 함께 매치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함께 선보였다.
글렌 마틴은 디젤의 창립자인 렌조 로소가 1970년대에 디스트레스드 데님을 최초로 상업화한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데님 팬츠를 프린트한 해체적 데님 팬츠를 통해 마틴 마르지엘라나 드리스 반 노튼처럼 자신도 벨기에 태생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출신이라는 정체성을 은근히 드러내 보였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Dies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