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아크슈 2023 S/S 컬렉션.
이른 아침, 런던 스코틀랜드 하우스(London Scottish House)에서 열린 보라 아크슈 컬렉션은 잉글랜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위한 1분간의 묵념으로 문을 열었다. 뒤이어 허리에 드럼을 멘 모델의 근엄한 솔로 연주가 중앙홀을 채우며 런웨이가 시작됐다. 모델은 샤코를 쓰고 베이지 컬러 재킷과 팬츠, 부츠에 화이트 레이스 원피스를 믹스매치한 모습. 이후 모델들은 트렌치코트, 군모, 띠, 훈장, 부츠 등 밀리터리 요소와 주름, 레이스, 샤, 트위드, 리본 등 로맨틱한 요소를 믹스 매치한 룩으로 등장, 관객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중앙홀을 사선 방향으로 넓게 걸었다. 여러 사이즈의 폴카 도트 프린트를 믹스한 비대칭 드레스, 소매 부분에 태피터 러플을 단 테일러드 재킷 등 비정형적이고 실험적인 옷들은 로맨틱하면서도 천진난만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번 시즌 보라 아크슈는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제도권 바깥에서 창작한 ‘아웃사이더 아트(Outsider Art)’와 이를 대표하는 작가 헨리 다거(Henry Darger), 그리고 캐나다 작가 마르셀 드자마(Marcel Dzama)의 수채화 등의 예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컬렉션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순수함은 세상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철학을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오랫동안 창고에 묵혀 있던 재고 새틴과 실크 소재를 재활용하여 컬렉션을 완성하며 업사이클링에 대한 소신을 드러내기도!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Bora Ak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