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 브랜드가 새 컬렉션을 선보인다는 소식에 서울 곳곳을 신나게 오갔다.
Nayon
CFDA 수상만이 그녀의 전부를 말하는 게 아님을 보여주려는 듯 뉴욕 출신 디자이너 나연의 브랜드 ‘NAYON’의 2023 S/S 프레젠테이션이 서울에서 열렸다. “세상과 타협한 첫 컬렉션입니다.” 머릿결에서 영감을 받아 다채로운 결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여러 텍스처와 구조적인 형태에 골몰했다고. 성별에 관계없는 디자인으로 젠더 뉴트럴 컬렉션을 추구하는 그녀의 데뷔 컬렉션은 소셜미디어에 도배된 스토리만 봐도 성공적으로 보인다.
Lucky Chouette
올빼미 로고 하나로 젊은 여자들의 캐주얼 룩을 책임진 ‘럭키슈에뜨’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럭키 포에버. 럭키 스타일’이라는 테마 아래 브랜드의 오마주 의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단독 컬렉션을 열어 지난 10년간의 아카이브를 기념한 것. 프렌치, 밀리터리, 록시크 등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테마와 어우러진 롱스커트, 레이어드 원피스와 네오프렌 및 프린트 패치워크 소재가 빛을 발하며 그간 쌓아온 패션 스토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RECTO
남성복 론칭 이후 계속해서 덩치를 키워가는 ‘렉토’가 한남동 플래그십 이후 두 번째 오프라인 숍이자 백화점 내 첫 매장을 신세계 강남점의 뉴 컨템포러리 존에 오픈했다. 오픈 당일에는 처음 공개하는 2022 F/W 컬렉션을 보기 위해 몰려든 프레스와 옷을 구매하기 위해 모여든 고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1960년대 모즈 룩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은 디테일의 절제와 실용성을 강조한 21세기 모더니스트 디자인이 특징이다. 아이코닉한 실루엣은 그대로, 젠더리스 무드가 강조된 이번 시즌 역시 렉토만의 장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Andersson Bell
MZ세대의 엄청난 지지에 힘입어 패션 플랫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앤더슨벨’은 해외 세일즈까지 성공시키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2 F/W 컬렉션은 팝업 스토어 형식의 ‘템포러리 스토어’로 그들만의 쇼룸을 개방했다. 밀리터리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시즌은 캠페인 컷에서 예상하듯 더 과감해진 컬러 팔레트와 패턴, 이질적인 소재가 신선한 조합을 이루며 독특한 개성을 드러낸다. 화려한 디제잉과 함께 쇼핑에 나선 서울의 패션 멋쟁이들은 밤까지 그 시간을 즐겼다.
Via Plain
SFDF TOP 3에 오르며 이름을 알린 디자이너 김수연, 김미연의 ‘비아 플레인’의 이번 시즌 테마는 ‘One Fine Day’. 파리의 쇼룸 같은 아늑하고 정감 있게 꾸민 빌라 드 비아 플레인 쇼룸에서 소개한 이번 시즌은 직물의 다채로운 실험을 통해 아웃도어에 로맨틱한 요소를 추가하며 브랜드의 미학을 강조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니트웨어와 소녀 감성의 블라우스, 보헤미안풍 스커트 등 아이코닉한 아이템도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작지만 커다란 자유와 어린 시절의 웃음을 추억하길 기대합니다.”
EENK
알파벳에서 영감을 얻은 테마로 레터 컬렉션을 전개하는 ‘잉크’의 2022 F/W 시즌 알파벳은 ‘V For Vintaga’. 메종 잉크에서 두 번째로 소개하는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빛바랜 니트웨어나 고풍스러운 프린트, 톤다운된 컬러칩과 복고풍 실루엣 등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그 자체였던 ‘빈티지’ 코드를 메인 테마로 전개했다. “과거의 감성을 꾸준히 재조명해온 잉크의 뉴 빈티지예요.” 레터링과 체인 프린트, 앤티크한 주얼 버튼 장식을 맨즈 웨어 위에 입혀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 패션 에디터
- 이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