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유럽 대륙을 횡단하는 길고 긴 여행을 떠났다. 그 여정에서 수집한 신비로운 이야기와 경험은 대담하고 놀라운 하이 주얼리 피스로 구현되었다.
호르투스 델리키아룸은 라틴어로 환희의 정원을 뜻한다. 동시에 구찌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이름이기도 하다. 호르투스 델리키아룸은 지난 2019년 3개의 테마로 구성된 컬렉션을 선보이며 처음 론칭했고 방돔 광장에 하이 주얼리 전용 부티크를 오픈했다. 그리고 올해 세 번째 컬렉션을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이 구찌가 주요 주얼리 브랜드의 영토에 진입한 데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신뢰를 쌓았고, 그거야 말로 제가 정말 원했던 바입니다. 나 자신도 항상 주얼리를 좋아했을 뿐 아니라 하우스의 고객을 위한 오브제 컬렉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어요.”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디자인한 주얼리가 어떤 모습일지는 일찍이 짐작 가능한 것이었다. 실제 그 결과물은 미켈레가 늘 레이어드하는 목걸이와 열 손가락 가득 착용하는 반지와 유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앤티크하고 웅장하며, 볼드하고 컬러풀하다. 이는 미켈레의 주얼리가 어딘가에 전시 하거나 금고 속에 보관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뜻하기도 한다.
“일상으로 다시 가져와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주얼리는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는, 삶의 중요한 일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델들에게 착용시켜 런웨이로 내보냈고 저 또한 매일 착용하죠. 사무실에서도, 아침 식사할 때도, 거리에서도 말입니다.”
세 번째 컬렉션을 공개하기 앞서 지난 6월, 제시카 채스테인이 등장하는 광고 캠페인이 먼저 공개됐다. 채스테인은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보라색 구찌 드레스와 함께 두 번째 호르투스 델리키아룸 컬렉션을 착용하고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광고 캠페인은 에즈라 페트로니오가 아트 디렉팅을 맡고 머트앤마커스듀오가 촬영한 결과물.
미켈레는 세 번째 컬렉션을 위해 19세기 ‘그랜드 투어’를 상상했다. 그랜드 투어는 18세기에 등장한 개념으로, 당시 유럽 귀족과 지식인들은 이탈리아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루트로 유럽 대륙을 여행하곤 했다. 미켈레는 ‘주얼리의 모습을 한 기념품’이라는 개념에 착안했고 다섯 가지 테마로 구성된 컬렉션은 다섯 장의 챕터로 이루어진 여행기와 같다.
첫 번째 주제는 그랜드 투어의 가장 주요한 목적지인 로마를 향한다. 1850년대와 1870년대 사이에 탄생한 마이크로 모자이크를 세팅한 주얼리는 그 자체로 진귀함과 역사성을 가진다. 메인 스톤 역할을 하는 모자이크는 콜로세움, 성 베드로 광장, 로렌초 베르니니의 콜로네이드, 판테 온 신전, 포로 로마노, 베스타 신전, 코리의 헤라클레스 신전, 티볼리의 폭포와 세스티우스의 피라미드 등 피스마다 각기 다른 풍경을 그리고 있다. 주얼리는 각 풍경에 따라 다이아몬드와 화이트 골드 혹은 옐로 골드로 세팅했으며, 다채로운 유색 스톤이 어우러지거나 짙은 푸른색의 탄자 나이트로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두 번째 주제는 그랜드 투어의 인도 여정을 그리고 있다. 다양한 왕궁 건축, 정원의 무성한 자연, 무굴 제국 의복의 실크와 성직자의 분위기는 빛나는 레드 스톤을 중심으로 변주한다. 하트 모양 파라이바와 물방울형 만다린 가넷의 신비로운 붉은색이 마치 최면을 거는 듯하며 레드스톤을 중심으로 꽃과 식물 모티프를 장식한 주얼리는 선명한 색감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세 번째 주제는 진주의 신화적 기원과 상징성을 토대로 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진주는 바다의 포말에서 생겨나 아프로디테의 피부 위에 굳어진 보석으로 묘사되며, 로마 철학자 플리 니 디 엘더(Pliny the Elder)는 ‘보물 가운데 첫 번째’이자 카이사르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준 마법 같은 선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보티첼리(Botticelli)의 비너스의 탄생, 엘리자베스 1 세의 초상화에도 등장하는 진주는 임페리얼 토파즈와 함께 세팅되어 서양과 동양이 만나는 지점으로 여행자를 인도한다.
네 번째 챕터는 1930~1940년대의 시대상을 반영한 네크리스와 브레이슬릿이며, 유연한 모듈의 체인을 활용한 구조적인 형태로 속도 변화를 표현했다. 대담한 피스에는 애머시스트, 아쿠아마린, 쿠션 컷 블루 그레이 베릴이 세팅되어있다.
여행의 마지막 여정은 팝 문화, 자유로운 자기 표현, 먼 나라에 대한 환상과 로맨틱한 정서를 떠오르게 하는 1970년대를 향한다. 주얼리들은 당시의 시대 정신과 비전, 이야기들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육각으로 커팅된 에메랄드과 페어 컷 그린 토르말린, 그린 에나멜, 다이아몬드, 아쿠아마린 등 과감히 매치한 스톤은 사이키델릭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컬렉션에서는 사바나 디자인의 펜던트가 눈길을 끄는데, 1969년에 비토리오 아코네로(Vittorio Accornero De Testa)가 디자인 한 사바나 풀라 스카프에서 차용한 것이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이 여행의 열정적인 수집가로, 주얼리라는 오브제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꿈과 경험을 수집하며, 은밀한 신화를 들려준다. 각각의 주얼리에는 경험과 여행이 결합되어 있으며 다차원적인 과거와 현재, 미래가 담겨 있다. 세 번째 구찌 호르투스 델리키아룸 컬렉션은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는 동시에 희소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윤리적일 뿐 아니라 미적 가치 또한 충분한 하이 주얼리 컬렉션으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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