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전시 3.
<불타는 사랑의 노래>
제19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의 수상자는 1993년생 예술가 류성실이다. 역대 수상자 중 최연소 작가인 류성실은 ‘BJ 체리장’과 ‘이대왕’이라는 허구적 캐릭터를 통해 한국의 소비주의적 풍속을 블랙코미디 서사로 구현하며 주목받은 작가다. 이번 수상을 기념한 개인전 <불타는 사랑의 노래>에서는 동명의 신작 영상 작품과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장은 장례식과 화장장으로 탈바꿈하는데, 이곳에서 작가는 15분 분량의 ‘불타는 사랑의 노래’를 통해 죽음마저도 철저하게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배금주의자 ‘이대왕’이라는 문제적 인물을 제시한다. 죽음이라는 주제와 인터넷 ‘밈’의 집합체로 보이는 영상이 만나 빚어진 언캐니함, 류성실이 부르는 수상한 노래가 곧 펼쳐진다. 7월 29일~10월 2일. 아틀리에 에르메스.
<서도호와 아이들: 아트랜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을 찾은 이들이 쉽게 지나치는 장소가 있다. 지하 1층 어린이를 위한 전시를 선보이는 ‘어린이갤러리’다. 이곳에서는 그간 강서경, 김영나를 비롯해 수많은 현대미술가가 전시를 치렀는데, 이들이 전시를 통해 던지는 질문은 비단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늘 유효했다. 오는 7월부터는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작가 서도호가 지난 7년 동안 가족과 함께 어린이용 점토로 만든 조각 ‘아트랜드’를 선보인다. 다양한 동식물이 사는 환상적 생태계 ‘아트랜드’는 전시 기간 동안 관객의 참여형으로 진행되며 더욱 다채롭게 꾸려질 예정이다. 더불어 서도호의 두 자녀가 직접 쓴 어린이 워크북 <신비한 아트랜드>도 출간된다고 하니 주목할 것. 2023년 3월 12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
<바티망>
한∙아르헨티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서울 노들섬에서 아르헨티나 출신의 현대 미술 아이콘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대표작 ‘바티망’이 전시된다. 프랑스어로 ‘건물’을 뜻하는 ‘바티망’은 관객 참여형 설치작으로, 실제 건물 모양의 거대한 파사드와 거울로 구성된 작품 안으로 들어가 관객이 마치 중력에서 벗어난 듯한 초현실적인 시각 경험을 할 수 있게 유도한다. 2004년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된 이후 18년간 런던, 베를린, 도쿄, 상하이 등 전 세계 대도시를 투어하다 마침내 서울에 상륙한 것.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잃어버린 정원’, ‘교실’ 등 일상적 소재를 매개로 신선한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다양한 설치∙영상∙사진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7월 29일부터 12월 28일까지. 서울 노들섬.
- 피처 에디터
- 전여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