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렌징은 피부 타입과 용도에 따라 제품의 종류와 사용 방법이 달라진다. 여름 클렌징 역시 다르지 않다. 그래서 메이크업과 클렌징에 일가견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여덟 명에게 클렌징 노하우를 물었다. 그들이 직접 사용하면서
애정하게 된 클렌징 제품에 대한 보고서.
클렌저를 고르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당신은 뭐라 답하는가? 얼마나 더러움이 잘 닦이는지, 세안 후 피부가 심하게 땅기지는 않는지, 블랙 헤드를 어느 정도 없애주는지, 각질까지 케어해주는지 등 본인 나름의 기준이 있을 터이다. 클렌징의 목적은 아침 세안 후와 같은 맑고 깨끗한 얼굴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그런 클렌징의 과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오일이나 밤 타입의 클렌저를 얼굴에 듬뿍 올려 부드럽게 마사지해 노폐물을 없애거나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면 폼 클렌저를 더하거나. 그런 단순한 목적에 비해 제품은 참 많다. 게다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 역시 천차만별이니, 하나의 제품을 두고도 누군가는 참 좋다 하고 누군가에게는 별로가 된다. 그저 거품이 많이 나는 것이 최고라는 식으로 클렌저를 대충 고르고 사용해서는 제대로 세안을 했다고 하기 힘들다. 이제는 세럼이나 크림을 고를 때처럼 클렌저도 신중하게 선택해서 제대로 사용할 때다. 피지와 땀이 넘쳐나는 여름에는 더더욱! 씻는 방법을 소홀히 해 얼굴이 울긋불긋해지거나 뾰루지로 고생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수많은 메이크업 제품을 써본 뒤 지우기 위해 역시 수많은 클렌징 제품을 사용한다. 그 긴 과정을 통해 나만의 방법 혹은 제대로 된 방법을 찾은 그들에게 듣는 세안의 정석은 이것이다.
1. Bobbi Brown 래더링 튜브 솝(125ml, 3만3천원대)
이름이 모든 걸 말해주는, 그야말로 클렌징 폼의 역할에 충실한 제품이다. 거품이 정말 곱고 풍성한데 손가락 끝으로 얼굴 구석구석을 살살 문지르듯 롤링해주면 정말 더러움이 싹 가신다. 그렇다고 세안 후 피부가 따갑거나 당장 화장품을 발라야 할 정도로 땅기지도 않는다. 이중세안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세정력이 좋은데 이것 하나만 써도 시머나 글리터 입자까지 싹 없애주니 메이크업이 일상인 여자들에겐 더욱 좋지 않을까? 제대로, 말끔히 세안하고 싶다면 이 제품이 최고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
2. OM 세이지 클렌징 밀크(250ml, 7만7천원)
질감은 리치하지만 씻은 후 산뜻한 느낌이 맘에 든다. 모공 속 노폐물과 정체된 수분을 빼준다는 말이 정말인지 부드러운 마사지를 곁들여 세안을 하고 나면 피부가 보들보들해지고 얼굴의 부기도 한결 가라앉은 느낌이다. 특히 이 제품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은 마스크처럼 사용할 때다. 특별한 날 아침, 얼굴에 도톰하게 바른 뒤 3분 정도 마사지해주면 반짝반짝 빛나면서 고른 피붓결을 만들어준다. 특히 옥이나 도자기로 된 얼굴 마사지 전용 도구를 사용하면 효과는 더 좋아질 뿐 아니라 얼굴 라인도 확실히 슬림해진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현아
3. Clarisonic 클렌징 시스템 미아2(18만원)
내가 클렌징에서 가장 신경 쓰는 건 블랙 헤드다. 지성 피부는 아니지만 유분이 많은 편이라 모공이 넓고 가끔 볼에도 블랙 헤드가 눈에 뜨일 정도. 블랙 헤드가 있으면 피부 톤이 얼룩져 보이기 때문에 당연히 클렌징 제품만큼이나 클렌징 방법에 공을 들이는데 이 제품만큼 만족한 것이 없다. 일주일에 서너 번 사용하는데 아무리 좋다는 세안 브러시도 해결 못해준 고민을 없애주었고 일주일에 한 번씩 받던 블랙 헤드 관리도 3주에 한 번으로 확 줄었다. 피붓결이 고르게 정리되고 톤이 맑아지는 효과는 덤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지영
4. Hera 실키 클렌징 무스(150ml, 3만원대)
직업과 상관없이 그 흔하다는 BB도 바르지 않는 전형적인 한국 남자지만 피지와 땀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건 너무 잘 안다. 코와 양 볼에 블랙 헤드와 화이트 헤드를 남기지 않기 위해 오일도 써봤지만 특유의 끈적임이 싫었다. 이 제품은 무스처럼 고운 입자의 쫀쫀한 탄산 거품이 풍성해 고운 거품을 내기 위한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고, 씻고 나면 개운하고 산뜻하니 확실히 씻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얼굴이 깨끗해진다. 노폐물 때문에 두드러진 모공도 확실히 케어해주는 건 말할 것도 없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최시노
5. Eve Lom 클렌저(100ml, 12만3천원)
가격이 사악한 편이지만 이 제품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 이 제품을 쓴 뒤론 눈에 띄던 모공 사이즈와 트러블이 확연히 줄고 피부가 반질반질해졌으니까. 밤 타입의 제품을 검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양만큼 덜어내어 물기 없는 얼굴에 마사지해준다. 양 볼에서 시작해 턱, 이마, 코, 눈의 순서로 롤링한 뒤 손가락으로 얼굴 전체를 지압하듯 꾹꾹 누르고, 따뜻한 물에 적신 거즈로 얼굴을 닦아낸 다음 물로 헹궈주면 끝! 물론 굉장히 번거롭고 귀찮다. 허나 이중 세안과 팩, 스크럽이 필요 없을 정도니 오히려 시간이 절약된다. 게다가 아로마 오일 덕분에 테라피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원조연
6. Shiseido 센카 퍼펙트 휩(120g, 8천9백원)
우연히 드럭스토어에 들렀다 재미로 산 제품인데 사용한 지 2주 정도인 지금은 클렌징 폼 중 만족도가 가장 높은 제품이 되었다. 얼굴에 뾰루지가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데 뾰루지도 많이 줄었고, 모공도 깨끗해졌다. 손에서 적당히 거품을 낸 뒤 손가락을 이용해 얼굴에서 거품을 더 내주는데 거품이 빡빡하니 차지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마사지한다. 그런 뒤 물기를 살짝 더해 한 번 더 마사지한 후 씻어내면 정말 뽀득하게 메이크업 잔여물과 더러움이 싹 없어진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혜령
7. Bioderma 세비엄 H2O 클렌징 워터(250ml, 2만5천원)
클렌징 워터야 별로 새로울 것도 없지만 이건 다르다. 트러블성 지성 피부라 피지 조절이 중요한데 이건 지성 피부 전용인지라 빨간 뚜껑의 오리지널 제품보다 훨씬 산뜻하고 피지 조절이 확실히 되면서 촉촉함은 그대로다. 클렌징 오일로 1차 세안을 한 뒤 화장솜에 이 제품을 듬뿍 묻혀서 한 번 더 닦아내면 다음 날 아침까지 피부가 보송보송하다. 피지 조절이 잘된 덕분인지 피붓결도 한결 정리된 느낌이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에 일명 ‘개기름’이 껴서 골치 아프다면 이 방법을 시도해보시길.– 메이크업 아티스트 공혜련
8. Son & Park 미라클 뷰티 워터(500ml, 9만5천원)
스킨케어 기능까지 갖췄다는 이유로 클렌징 워터가 일반화되었지만 의외로 제대로 사용하는 이들이 적다. 클렌징 워터는 화장솜에 적당히 묻히는 게 아니라 화장솜이 흥건할 정도로 적셔야 한다. 그래야 피부가 화장솜에 의한 미세한 자극에도 끄떡없고 더러움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용량과 가격의 압박 때문인지 오백원짜리 동전만큼 묻히는 수준이더라. 그래서 제품력이 확실하면서 가격과 용량은 착한 이 제품이 좋다. 잊지 말자. 클렌징 워터는 화장솜에 흠뻑 적신 뒤 양쪽 눈에 각각 1장씩, 얼굴 반쪽당 각 1장씩 써야 제대로라는 사실을.–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준성
- 에디터
- 뷰티 디렉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정용선, 엄삼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