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가려는 지금부터 앞으로의 한 달이 향후 일 년의 피부 상태를 결정짓는다면? 뜨거운 여름이 남긴 잔해들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거울을 볼 때마다 자책감에 시달릴지 모른다. 그러니 아름답게 여름을 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은 완벽한 애프터 케어에 있다.
여름 화이트닝 처방전
여름휴가는 일상에서의 달콤한 탈출이다. 하지만 피부에게는 혹독했을 시간임을 아는가? 휴양지에서 아무리 자외선 차단을 목숨같이 여겼어도 주근깨는 진해지고, 전에 없던 다크 스폿이 생긴다든지 선글라스 등이 남긴 얼룩 자국을 마주하게 되곤 한다. 그래서 한여름일수록 화이트닝이 필요한 거다. 여름의 화이트닝은 속도전이다. 그을린 자국이나 기미, 주근깨 등은 얼굴에 완전히 착색되기 전에 다스려야 하기 때문. 또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 이는 요즘 화이트닝 케어의 포인트와도 일맥상통하는데 이제 브랜드들은 멜라닌을 다스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극받은 멜라노사이트가 멜라닌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것을 막고, 케라티노사이트로 이동하는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이트닝에 힘쓰느라 지친 피부의 원기 회복을 위해 꼭 필요한 수분 보충에도 소홀함이 없으니 특정 스폿을 공략하는 제품보다는 에센스나 크림이 여름의 화이트닝에는 제격이다. 하지만 ‘바르자마자’, ‘즉각적인’ 같은 바로 확인되는 효과를 기대하지는 말자. 앞으로 일 년간 칙칙한 피부 때문에 고생하고 싶지 않다면 한 병 이상을 일정 기간(최소 두 달간) 사용하는 꾸준함이 관건이다. 급한 마음에 레이저 시술을 바로 받는 경우 흉터가 남을 수 있으니 금물이다. 최소 2~3주는 화이트닝과 진정 케어 과정을 거쳐 피부를 다독인 뒤 받아야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 비타민을 피부 깊숙이 침투시켜 피부색을 맑게 해주는 시술이나, 각종 검은 잡티에 반응하는 레이저 토닝 시술을 추천한다.
올인원 아이 케어
피지선도 없을 만큼 얇은 눈가는 햇빛에 가장 취약하다. 잡티는 물론 뜨거운 햇빛에 수분마저 쏙 달아나 건조해져 잔주름이 늘고, 굵은 주름이 된다. 그래서 여름에 바르는 아이 제품일수록 요모조모 따져봐야 한다. 수분은 기본, 햇빛에 파괴된 콜라겐을 재건해주고, 열기에 달아오른 눈을 위한 쿨링 기능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 그야말로 올인원처럼 모든 기능을 하나에 담은 제품이 절실하다. 성분은 물론 바르는 방법도 신경 쓰자. 낮에는 수분 공급에 주력한 제품을 택해 눈가에 물 마를 날이 없게 하고, 밤에는 펩티드와 비타민 A와 E 성분이 강화된 제품으로 피붓결까지 쫀쫀하게 다스리자. 또한 눈가의 피로와 부기를 그대로 두면 눈 주변의 미세 순환이 더뎌져 노화된 헤모글로빈이 만든 빌리루빈일이라는 색소가 침착되기 쉬우니 지압을 곁들인 마사지를 해주자. 단, 안구를 직접 누르는 것은 금물, 넷째손가락을 이용해 안구를 감싼 뼈 주변을 꾹꾹 눌러주는 정도면 충분하다. 이러면 낮 동안 수축된 눈 근육도 풀어주고 부기도 완화된다.
진정과 보습의 법칙
바캉스로 얻은 피부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돌아온 후 첫 주는 진정과 보습에 공을 들여야 한다. 더군다나 에어컨을 빵빵하게 트는 사무실과 밖을 오가는 일상으로 돌아오면 바로 이 온도 차가 피부에 자극을 더한다. 이러면 실내 안팎의 온도 차가 커 모세혈관의 수축과 확장 빈도가 높아지고 모세혈관의 탄력이 저하된다. 여름인데 겨울 못지않게 얼굴이 울긋불긋해지고 푸석해지는 이유기도 하다. 이렇게 열 받은 피부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콜라겐이 파괴되는 불상사까지 맞게 된다. 이럴 땐 ‘진정’만이 답이다. 그러니 그 어느 때보다 화장품 성분을 꼼꼼히 따져보자. 수대에 걸쳐 민간요법으로 전해올 만큼 효과가 뛰어난 아르간 오일이나 알로에는 물론 해초, 카렌듈라, 캐머마일 등의 성분이라면 안심해도 좋다. 이때 또 하나 신경 쓸 것은 보습이다. 달아오른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화기를 없애기 위해 차가운 우유, 냉장고에 넣은 화장품을 총동원하곤 하는데 심하게 차가운 것 역시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열기를 내려줄 정도로만 사용하고 보습에 더 신경 쓰자. 수분손실이 많은 여름일수록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하듯 피부도 열감으로 인한 갈증을 해소시켜줄 물이 필요하다. 물을 줄 때는 시기도 중요하다. 포인트는 세안 후 가장 먼저 미스트나 젤 타입의 수분 제품을 재빠르게 발라 흡수시켜주는 것이다. 그런 뒤 진정 케어 제품을 덧바르면 피부 흡수력이 한결 좋아진다.
마스크 예찬
여름이 지나는 길목에 서니 피부가 칙칙하니 푸석해 보이고 모공은 물론 페이스 라인까지 늘어져 보인다면? 안타깝지만 여름이 부른 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럴 땐 에너지를 불어넣고 피부 컨디션을 업그레이드해줄 스페셜 케어가 필요하다. 여름 노화는 피부 밸런스와 탄력을 잡아줌으로써 잠재울 수 있는데 이때는 수분과 재생, 탄력에 전천후로 실력을 발휘하는 크림 텍스처의 마스크가 제격이다.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가을 안티에이징에 들어가기 전 농축된 크림 마스크로 기초를 다지는 의미도 있어 일석이조다. 하지만 마스크도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방법이 중요하다. 제일 먼저 할 것은 각질 제거인데 피부 주기가 흐트러져 묵은 각질이 피부에 뭉쳐 있으면 제품의 흡수도 방해하고 정상적인 각질 제거 주기를 되찾기 힘들기 때문. 하지만 자극받은 피부에 알갱이가 있는 제품은 절대 금물이다. 로션처럼 바르는 AHA나 BHA 같은 약산성의 스크럽 제품이나 크림 타입의 각질 제거제가 좋다. 그런 뒤 토너로 피붓결을 정리하고 마스크를 평소보다 두툼하게 발라주자. 보다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두 종류의 마스크를 동시에 사용하자. 지성 피부라면 피지와 모공 속 노폐물을 잡아주는 점토 성분의 마스크를 발라 딥 클렌징을 한 뒤 수분 마스크를 바르자. 칙칙함을 순식간에 덜고 싶다면 디톡스 성분이 더해진 클레이 마스크를 먼저 바르고 10분 뒤 닦아낸 뒤 수분이나 재생 기능의 마스크를 바르자. 크림 대신 마스크를 매일매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는 아깝다는 생각 말고 크림 마스크 한 통을 한 주 안에 다 쓴다 생각하고 아낌없이 듬뿍 얼굴에 얹자. 쫀쫀하고 탄력 넘치는 피부를 만날 수 있을 테니까!!
- 에디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정용선, 김기현
- 모델
- 박세라
- 스탭
- 메이크업 / 최대균, 어시스턴트 / 최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