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디자인 축제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60번째 에디션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전 세계적으로 강도 높았던 록다운이 해제되며 바야흐로 ‘엔데믹’ 시대에 접어든 지금, 세계 최대의 디자인 축제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팬데믹 이전의 규모로 강력하게 돌아왔다. 2020년엔 개최 취소라는 아쉬운 결정을 알려야 했고, 2021년엔 축소된 버전으로 진행했지만 올해 6월 7일부터 12일까지 열린 행사는 제대로 기지개를 켜고 야심 차게 준비했다는 인상이 스친다. 총 2157개의 전시 업체가 참가 소식을 알렸으며, 35세 이하 젊은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부대 행사 ‘살로네 사텔리테(Salone Satellite)’도 3년 만에 부활했다. 더욱이 올해로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6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나아가 지난 3년 사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큰 변화가 생긴 만큼, 행사의 중심이자 본전시인 ‘살로네 델 모빌레’는 인류학과 디자인을 결합한 ‘인류학적 디자인’을 기반으로 그 어느 때보다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전시 및 이벤트로 채워졌다. 특히 행사의 60살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이탈리아 건축가 마리오 구치넬라가 1400㎡ 규모의 대형 설치물 ‘Design with Nature’를 선보였는데,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실제 관람객이 앉을 수 있도록 구불구불한 좌석 형태로 제작한 이 설치물은 지난 3년간의 대봉쇄 사건을 반영해 ‘사회적 연결’과 ‘공유’에 중점을 둬 디자인됐다. 행사장 내 ‘만남의 장소’와 같던 설치물은 행사 종료 후 학교 등 밀라노 전역의 공공장소에서 재사용될 예정이다.
본전시 ‘살로네 델 모빌레’뿐 아니라 동일 기간 밀라노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장외 전시 ‘푸오리 살로네’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올해 역시 브레라, 이솔라, 토르토나, 5 비에까지 총 4개의 디자인 지구에 걸쳐 장외 전시가 펼쳐졌는데, 우선 ‘트리엔날레 디 밀라노’ 박물관에서는 1980년대 세계를 뒤흔든 디자인 운동 ‘멤피스’에 주목하며 200개 이상의 가구 및 오브제 작품을 내세운 전시 <Memphis Again>을 진행했다. 클럽을 연상시키는 어둑한 조명, DJ 셋 트록슬러의 음악, 100m 길이의 캣워크 형태의 전시장이 더해져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는 후문. 또 미국의 키친 앤 바스 브랜드 ‘콜러’는 지금 가장 핫한 예술가 중 한 명으로 호명되는 다니엘 아샴과 손잡고 대규모 몰입형 예술 작품 ‘Divided Layers’를 선보였다. 이는 2021년 다니엘 아샴이 콜러와 협업해 디자인한 3D 프린팅 세면대 ‘Rock.01’을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관람객이 설치물을 걸어 지나갈 수 있도록 터널 형태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푸오리살로네 현장을 뜨겁게 달군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소식도 곧 <더블유> 홈페이지에 소개될 예정이니 주목할 것!
- 피처 에디터
- 전여울
- 사진
- Courtesy of Salone del Mobile.Mil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