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올림픽 메달 휩쓴 흑인 여성들

노경언

제 59회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여인천하였다

127년 역사의 세계 최대 규모 미술축제인 제59회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흑인 여성 작가들이 휩쓸었다.

베네치아 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23일 올해 수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황금사자상은 소니아 보이스가 참가한 영국관에, 최고 작가 황금사자상은 미국관 대표작가로 참여한 시몬 리에게 각각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두 수상 작가는 공교롭게도 흑인이며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역사와 정치적으로 소외받아온 흑인 여성의 정체성을 주제로 했다는 점도 닮았다.

소니아 보이스를 대표작가로 내세워 국가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국관 전시 전경

황금사자상 국가관상을 받은 소니아 보이스는 네 명의 흑인 여성 재즈 음악가를 주인공으로 한 영상 설치 작품으로 영국관을 채웠다. 그녀는 ‘최초의 흑인 여성’이라는 수식어 자체가 갖는 차별성에 문제를 제기했던 작가지만 영국관 최초의 흑인 여성 대표작가로 선정됐고, 자국관에 첫 황금사자상을 안겨줬다.

작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시몬 리의 설치작품

황금사자상 최고작가상을 수상한 시몬 리는 조각과 설치작품을 통해 흑인 여성의 억압받은 삶과 정체성을 조명해 왔다. 그는 본전시장인 아르세날레에 눈이 지워진 흑인 여성의 초대형 흉상을 내놓았고, 이번 비엔날레 국가관 중 가장 많은 호평을 받기도 한 미국관 대표작가로도 참가했다.

한국관은 설치예술가인 김윤철이 대표 작가로 참여해 미래형 이미지의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다.

프리랜스 에디터
노경언
사진
twitter @la_Bienn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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