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필터 사용을 거부합니다

장진영

필터를 거부하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요즘은 성형외과 갈 때 연예인의 사진이 아닌, 필터로 찍은 셀피를 가져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피부는 뽀얗게, 입술은 빨갛게, 눈에는 긴 속눈썹을 달아주는 필터들이 넘쳐난다. 프로필 사진을 먼저 접한 후 실제로 만났는데 전혀 다른 모습이라 몰라 보았다는 ‘웃픈’ 일들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필터 사용을 즐기는 이들은 이제 일반 카메라는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을 농담조로 이야기한다.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이게 과연 긍정적인 일일까? 필터에 익숙해진 나머지 본인마저 진짜 외모에 이질감을 느끼는 이 현상 말이다. ‘셀기꾼’이라는 단어는 오래 전에도 있었지만 각도를 이용해 외모가 예뻐 보이게 하던 과거에 비해 얼굴을 전혀 새롭게 바꿔주는 요즘의 필터 트렌드는 어째서인지 디스토피아 적이다.

최근 틱톡에서는 이런 의미에서 필터를 거부하는 트렌드가 캠페인처럼 펼쳐지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고 예뻐하자는 취지다.

이 트렌드의 공통점은 ‘The songs on the radio are okay. But my taste in music is your face. (라디오에서 괜찮은 노래가 나오고 있어. 하지만 내 취향 장르는 너의 얼굴이야.)’라는 가사가 흐르는 TwentyOnePilots의 <Tear In My Heart>노래가 흐르는 것. 두 번째 가사가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적용하고 있던 필터가 사라진 자신의 진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아래의 몇 가지 영상들을 감상해보자.

SNS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에 우울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는 현대 사회. 콧대가 낮고, 입술이 도톰하지 않고, 주름이 좀 보여도 스스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이 SNS 트렌드가 더 없이 건강하게 느껴진다.

콘텐츠 에디터
장진영
사진
Getty Images, TikTok @ashleytisdale, @anja.lary, @chiaraking, @lianajadee, Instagram @haileybie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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