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2년 만에 강렬하게 귀환해 피지컬과 라이브 스트리밍 쇼를 펼친 4대 패션위크. 2022 F/W 시즌을 맞이한 패션계의 역동적인 순간!
Milan Collection 밀란 컬렉션
Gucci 구찌
오랜만에 밀라노의 구찌 허브에서 펼쳐진 쇼. “옷을 입는다는 건 경계를 넘어 무언가로 변신함을 의미하죠.” ‘Exquisite Gucci’라고 명명한 이번 쇼는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바로크 스타일의 ‘거울’에서 영감을 받아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강조하는 개인의 독자성과 매력에 집중했다. 그리고 미켈레의 시선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성별을 넘어 누구나 입고 싶어 할 만한 매혹적이고도 강렬하며 정교한 룩으로 향했다. 또한 구찌는 아디다스와의 협업을 통해 독창적인 트위스트를 선사했다. 아디다스의 아이코닉한 삼선과 불꽃 로고를 더한 룩과 액세서리는 신선했다. 특히 마돈나가 90년대에 착용한 붉은색 트랙 드레스를 재현한 룩 등은 온갖 협업이 줄을 잇는 요즘 패션계에서 진부하지 않게 스트리트 쿠튀르에 접근하며, Y2K 룩에 심취한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tro 에트로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페이즐리 프린트를 어떻게 새롭게 다룰 수 있을지를 고민한 베로니카 에트로. 20여 년이 넘은 시간 동안 수없이 페이즐리를 마주하며 그 숙제를 풀어온 그녀는 이번 컬렉션을 ‘에트로 리믹스’라고 명명한 채 숙명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때론 이전보다 더 모던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페이즐리를 덜어내고, 때론 레트로 요소를 더해 새로운 혼합체를 만들어내기도. 한편 여행을 향한 열망을 품은 채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헤미안 무드를 담은 다채로운 아이템을 안겨준 에트로 쇼는 보다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미래로 나아가기에 적절한 타이밍을 선사했다.
Dolce&Gabbana 돌체앤가바나
여느 디자이너가 그렇듯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 듀오의 시선 역시 미래를 향해 있었다. 마치 메타버스 세상의 가상현실 속 아바타 혹은 게임 속 캐릭터를 재현하듯, 그들은 컬렉션에 극적인 요소를 더했다. 오버사이즈 핏의 에코 퍼 소재로 완성한 코트와 모자, 발광하는 네온 컬러의 전신 타이츠, 쇼킹 핑크 같은 사이키델릭한 색감으로 무장한 반짝이는 에나멜 소재 드레스, 전매특허 란제리 룩과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리는 선글라스 등으로 거침없이 미래를 향한 준비를 마쳤다.
MaxMara 막스마라
일상적인 물건에 마법을 부여하는 방식에 매료되었다고 밝힌 이안 그리피스. 그녀는 스위스 다다이즘을 대표하는 예술가 조피 토이버아르프의 작품 속 마리오네트를 모던하게 재해석했다. 무엇보다 모든 여성이 선망하는 아이코닉한 코트가 당당한 제스처로 등장한 막스마라의 F/W 쇼. 그중 캐멀 코트와 테디베어 코트 등 긴 웨이팅리스트로 유명한 아우터들이 클래식한 아름다움과 스트리트 신을 장악할 포스로 시선을 끌었다. 아노락을 변형한 후디 원피스, 패러슈트 팬츠, 바라클라바, 와이드 퀼팅 팬츠, 벨 셰이프 스커트까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동시에 스포티한 요소를 주입한 결과물은 겨울의 낭만을 꿈꾸게 했다.
N°21
“그저 테일러링으로 회귀하고 싶었습니다. 마네킹에 작업을 하던 그 오래되고 차분한 방식으로 말이죠.” 디지털적인 접근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테크놀로지가 난무하는 시대, 알레산드로 델라쿠아는 다시금 전통적인 테일러링 과정이 깃든 패션의 본질적인 방식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그리곤 넘버21 쇼를 위해 그만의 놀라운 솜씨를 발휘했다. 남성복의 박시한 블레이저를 해체해 코르셋으로 변형시켰고, 모래시계처럼 잘록한 허리와 넓고 강인한 어깨 라인을 갖춘 매혹적인 결과물이 탄생했다. 나아가 남녀의 경계를 허문 젠더 플루이드 스타일과 빈티지 밍크 코트를 재활용한 룩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시도를 제시했다.
Jil Sander 질샌더
루시와 루크 마이어는 코로나 기간인 지난해 아이를 낳으며 인생의 축복 같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현대적이고 정교한 디자인과 테일러링, 획기적인 소재의 사용에서 나아가 한층 우아하고 여유로운 실루엣과 내면의 강인함을 지닌 여성상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번 쇼를 통해 ‘모든 옷은 패브릭과 재단에서 쿠튀르적인 품위와 섬세함을 지닌다’를 모토로 일상적인 현실과 변화의 욕구를 연결해주는 활력을 주입했다. 럭셔리한 울과 실크 소재의 여성복과 남성복이 함께 어우러지며, 볼륨감 있고 여성스러운 곡선과 남성적인 재단법이 공존한 쇼는 부드러운 색조와 함께 한층 성숙한 커플의 우아한 심미안을 그려냈다.
Prada 프라다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의 시너지는 계속되었다. 이번 2022 F/W 컬렉션을 통해 그들이 말하고자 한 건 다름 아닌 전통의 가치. 기하학적인 요소를 담은 자카드 니트와 자수 장식에 프라다의 헤리티지를 담은 이들은 전통을 살펴보는 것은 사람들의 과거, 삶의 기억, 가치 있는 것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염두에 둔 건 실용적인 아이템에 이브닝 웨어의 감성과 언어를 결합한 테일러링! 평범한 것과 소중한 것의 조합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강조한 컬렉션은 때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반전을 꾀했다. 이러한 구조, 소재, 장식의 대비가 신선한 충돌을 자아내며 오늘날 프라다가 추구하는 가치를 재정의했다.
Versace 베르사체
한껏 차려입은 채 향할 곳이 없어도, 팬데믹 시기에 굳건하게 자신의 패션 철학을 지켜가는 디자이너를 보는 일은 색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그 대표격인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이번 시즌 쇼 오프닝부터 강렬한 글래머러스함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우선 코르셋과 매칭된 재킷은 도나텔라의 관능적인 아이덴티티를 대변했다. 한편 어깨를 과감하게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테일러드 재킷의 변주를 꾀했으며, 줄무늬와 하운즈투스 체크 패턴으로 매니시한 무드를 더하며 매력적인 베르사체 우먼을 위한 포멀 룩을 선보였다.
Fendi 펜디
“펜디의 아카이브를 탐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펜디의 옷장을 활용하는 것이다”라고 언급한 킴 존스. 그는 엄마의 옷장에서 집어든 1986년의 펜디 블라우스를 입은 델피나의 모습을 보며, 펜디 하우스의 아카이브를 흥미롭게 탐험했다. 킴은 같은 해에 등장한 기하학적 프린트와 사토리얼 스타일링을 중심으로 시스루와 가죽 소재를 넘나들며 강함과 부드러움이라는 정반대 요소를 근사하게 결합했다. 우아한 트위드에 더한 시폰 조각과 섬세한 슬립 드레스, 롱 캐시미어 장갑, 허리가 잘록한 코르셋처럼 페미닌한 요소 사이에 남성적인 테일러링을 더한 크롭트 재킷이 등장해 새로운 균형을 시사했다. 한편 에이프런 장식에 25주년을 맞이한 펜디 바게트백 모티프의 참 액세서리를 더한 아이디어 역시 펜디 아카이브를 바라보는 디자이너의 깊은 애정을 짐작하게 했다.
Blumarine 블루마린
니콜라 브로냐노가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와 의기투합한 블루마린 쇼. 신선한 무드로 ‘Y2K’ 패션에 심취한 당찬 젠지들의 환호를 받으며 케이스 모스의 딸 릴라 모스가 매혹적인 뱀파이어로 분한 이번 쇼도 마찬가지. “소녀보다는 비밀스럽고도 도발적인 여성의 모습을 탐구했죠”라는 니콜라의 말처럼 맹랑하고 담대한 뉴 제너레이션의 마음에 쏙 드는 과감한 터치와 90년대 패션의 유산을 되새기는 로맨틱한 요소로 가득했다.
Giorgio Armani 조르지오 아르마니
얼마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을 들은 밀란의 거장은 깊고 빠른 결정을 내렸다. ‘이번 비극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쇼에서 어떤 음악도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발표한 것. 감미로운 음악을 배제한 채, 모델들의 발자국과 카메라 셔터 소리, 그리고 간간이 관객들의 박수만이 울려 퍼진 무대. 그 가운데 매끈한 벨벳과 실크 소재의 드레시한 슈트와 드레스에 더해진 글리터링 장식이 은은한 빛을 발하며 여운을 남겼다.
MSGM
마시모 조르제티는 팬데믹 기간 동안 하늘의 별을 보며 안정감을 느꼈다. 이는 곧 이번 시즌, 상징적인 프린트와 레이저 커팅으로 형상화된 별로 이어졌다. 그는 특히 반짝이는 크리스털과 시퀸 소재 등을 통해 별빛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자신이 얻은 ‘희망’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Dsquared2 디스퀘어드2
대자연으로의 여행은 팬데믹을 겪은 우리에게 열망이 되었다. 딘과 댄 듀오는 편안한 에스닉 무드의 니트 톱에 스코티시 헤리티지가 깃든 타탄체크 킬트 스커트를 매치했다. 프린트 드레스와 판초를 걸친 여인들은 대자연의 품에 더없이 어울릴 법했다. 듀오가 사랑하는 데님 팬츠를 아웃도어 룩으로 와일드하게 버무린 룩 역시 해방감을 느끼고픈 이들을 위한 좋은 선택이 될 듯.
Moschino 모스키노
제레미 스캇은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 속 한 장면을 재현했다. 모스키노 레이디들은 스테판 존스의 새장과 전등갓 모티프 모자를 쓰고, 페르시안 카펫을 비롯해 테이블보, 은쟁반, 샹들리에, 금빛 액자 등을 ‘입은 채’ 등장했다. 그 모습은 고풍스러운 동시에 패션의 환상과 위트를 보여주었다.
Diesel 디젤
글렌 마틴의 데뷔 쇼는 여지없이 데님, 실험, 반란, 그리고 즐거움으로 표방되는 디젤의 세계를 선사했다. “디젤의 힘은 많은 사람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속가능성과 혁신을 추진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실험과 콘셉트를 밀고 나갈 수 있습니다. 2초 만에 디젤을 입고 나가 당신의 삶을 즐기세요.” 데님, 유틸리티, 팝, 장인 정신의 네 가지 챕터로 구성된 컬렉션은 풍부한 텍스처와 대조적인 소재, 다채로운 변형을 통해 그 자유로운 실험의 결과물을 흥미롭게 안겨주었다.
Bottega Veneta 보테가 베네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의 첫 쇼는 보테가 베네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찰한 결과물이다. “보테가 베네타는 본질적으로 실용성에 바탕을 둔 브랜드예요. 실용성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하는 패션 그 이상의 스타일이자 고요한 힘의 일부이고요.” 이번 컬렉션의 실루엣은 움베르토 보초니의 조각품에서 영감 받은 것으로 혁신적인 패턴 절단을 통해 볼륨감을 구현했다. 모델들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어울릴 법한 인트레치아토 박스를 클러치처럼 들고 나오기도 했다. ‘왜?’라는 질문에 ‘왜 안 돼?’라고 받아치며 착용자의 자유로운 결정을 존중하는 그의 새로운 비전이 기대된다.
Tod’s 토즈
이탈리아의 기념비적인 건축물과 디지털로 표현한 광장을 배경으로 이탈리아 스타일의 아름다움을 모색한 발테르 키아포니. 그는 디지털 아티스트 안드레아 마리아 콜롬보의 작품이 자리한 런웨이를 통해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의 소통을 시도했다. 모던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토즈의 아이콘을 재구상한 그.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한 D 백과 T 타임리스 백, 고미노 페블을 연상시키는 러버 위빙 디테일 룩, 이탤리언 테일러링에 스트리트 웨어를 주입한 버뮤다 쇼츠, 그리고 시어링 효과를 내는 저지 소재의 트렌치코트와 보머 재킷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Sunnei 써네이
패션업계의 오래된 관행이나 고루한 판도를 바꾸는 데 열심인 시모네 리초와 로리스 메시나. “우리는 사람들이 잠시 멈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반성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듀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격렬하게 충돌하며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오늘, 안정감을 주는 대상인 동시에 부적절하게 느껴지는 패션을 자각하게 하는 신선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색색의 편안한 니트 톱에 와이드 팬츠와 스니커즈, 발라클라바 혹은 헤드밴드 등을 캐주얼하게 착용한 모델들은 우아하게 걷는 대신 벽을 따라 힘차게 내달렸다. 그리고 관객들은 그 장면을 자신의 폰에 슬로모션 모드로 담으며, 현재의 단면을 포착하는 특별한 경험을 만끽했다.
Marni 마르니
마르니의 컬렉션 노트에 적힌 단어는 용기, 시간, 감정. 이번 컬렉션은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리쏘가 소중히 간직하고, 아끼며, 재정립한 애정의 대상들로 응축되었다. 전통에서 영감을 받은 오브제나 재정립된 오브제들, 그리고 마치 박물관에서 훔쳐온 것 같은 오브제들이 뒤섞여 익숙한 듯 낯선 미학을 잉태했다. 모든 곳을 수선하고 꿰매고, 오래된 것들은 새롭게 만든 디자이너는 숲속을 어슬렁거리는 듯한 이 아름다운 패션 퍼레이드에 27번째 모델로 등장하면서 천진난만하고 전위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MM6 Maison Margiela
이번 시즌, 성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지속한 MM6는 남녀를 규정하는 사이즈(특히 유러피언 기준)에서 벗어났다. 또한 브랜드 살로몬과 협업한 스니커즈를 매치하고,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무대에서 착용했던 그 유명한 패딩 스네이크 톱을 연상시키는 뱀 모티프를 통해 젠지들이 열광하는 세기말 터치를 더했다.
New York Collection 뉴욕 컬렉션
Proenza Schouler 프로엔자 스쿨러
2002년 론칭해 어언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프로엔자 스쿨러.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여성을 위한 옷을 만든다는 그들의 초심과 비전은 변함이 없다. 이번 시즌 역시 편안하면서도 감각적인 일상을 위한 컬렉션을 전개한 잭 맥컬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 그들은 페플럼과 셔링, 러플 장식을 적절하게 결합한 채, 모던하고 절제된 실루엣과 정제된 컬러 팔레트를 보여주었다. 유려한 실루엣의 소매와 브로치 장식은 우아함을 더해주었고, ‘스니커즈에 질린’ 디자이너의 취향과 좀 더 포멀한 패션을 원하는 여성의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킬 새로운 디자인의 발레 슈즈가 등장했다.
Altuzarra 알투자라
F/W 시즌을 위한 마린 룩을 떠올리며 디자인을 구상한 조셉 알투자라. 인어가 된 선원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그는 선원을 연상시키는 줄무늬 스웨터와 라피아 소재의 마린 백, 스코틀랜드 전통 킬트를 차용한 롱스커트, 타이다이 프린트의 로맨틱한 보헤미안 드레스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차분히 전개했다. 그렇다고 실용적인 룩만으로 자신의 환상적인 스토리를 마무리한 것은 아니다. 지지 하디드가 착용한 인어의 비늘을 연상시키는 금빛 메탈 드레스는 동화 같은 패션의 판타지를 선사했으니까.
Coach 코치
미국의 한 외딴 마을, 연극 무대 같은 런웨이를 거니는 모델들. 스튜어트 베버스가 아메리칸 헤리티지와 코치의 아카이브에서 받은 영감은 강렬하게 재해석되었다. 풍성한 시어링 소재의 아우터는 코치의 첫 수석 디자이너 보니 캐신의 작품에서 영감 받았으며, 크로셰 원피스는 1970년대의 감성적인 노스탤지어를 담아냈다. 한편 그라피티 아티스트 민트 & 서프와 협업한 생동감 넘치는 프린트 룩은 보다 영한 기운을 주입하기도. 한마디로 뉴트로 무드에 푹 빠진 젊은 세대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과거의 유산을 재해석한 패션 헤리티지 여행!
Michael Kors 마이클 코어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갖춰 입을 만한 룩을 원한다고 주요 백화점의 바이어들은 입을 모은다. 고객들의 이런 욕망을 정확히 간파한 마이클 코어스는 드레스, 블레이저를 포함한 슈트로 대변되는 포멀 룩에 힘을 실었다. 이미 팬데믹 시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생동감 넘치는 쇼로 패션의 낙관주의를 설파해온 그는 클래식한 캐멀 코트와 레오퍼드 패턴 트렌치, 화사한 색감의 풍성한 퍼 코트를 비롯해 글램한 이브닝드레스 퍼레이드를 펼쳤다. 특히 과감한 커팅과 빛나는 장식을 더한 보디컨셔스 드레스는 뉴욕의 화려한 밤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상적인 선택이 될 듯.
Gabriela Hearst 가브리엘라 허스트
지속가능한 패션에 꾸준히, 강하게 목소리를 내온 가브리엘라 허스트. 그녀는 이번 컬렉션의 반 이상을 재활용 소재로 채웠으며, 식물 염색으로 색감을 낸 직물을 사용했다. 그 작업을 위해 우루과이와 볼리비아의 장인들과 광범위하게 협업했는데, 컬렉션 전반에 남미 전통 공예의 크래프트맨십에 담긴 이국적인 아름다움이 흘렀다. 한편 젠더의 경계를 허물고자 디자인한 매니시한 실루엣의 아우터는 도심 속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 여성을 위한 모던 룩을 완성했다.
- 패션 에디터
- 박연경
- 사진
- JAMES COCHB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