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타올라 [(여자)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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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여자)아이들은 모든 것을 불태우는 마음을 담아 앨범 <I Burn>을 발매했다. 그러고 시간이 흘러, 다섯 멤버는 3월 첫 정규앨범을 발매하며 다시 한번 뜨겁게 타올랐다. 그 어느 때보다 맹렬히 준비한 앨범의 이름은 <I Never Die>. 이 한 줄은 이들이 통과한 지난 시간을 고스란히 말해준다. 

왼쪽부터 | 민니가 입은 보디슈트와 스커트는 디두, 네크리스는 복초이 제품. 우기가 입은 재킷과 보디슈트, 팬츠, 이어링, 네크리스, 뱅글과 글러브는 모두 생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제품. 소연이 입은 파워숄더 재킷과 뱅글, 이어링, 글러브는 모두 생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제품. 미연이 입은 드레스와 이어링, 뱅글, 타이츠는 모두 생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제품. 슈화가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와 팬츠, 뱅글과 글러브는 모두 생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제품.

소연이 입은 패턴 톱과 팬츠는 디두, 이어링은 복초이 제품.

소연 SOYEON 

작년 7월 첫 솔로 앨범 <Windy>를 발매했어요. 소연의 또 다른 자아인,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 ‘윈디’의 시점으로 전개한 앨범이었죠?

맞아요. 친구들이랑 있을 때, 연애할 때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은 앨범이었어요. 지극히 자전적인 앨범이었죠. 

윈디는 어떤 친구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패스트푸드 좋아하고, 보드 타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자유로워요. 사실 저도 일할 때를 제외하곤 굉장히 자유로운 편이거든요. MBTIINTP예요. 테스트할 때마다 꼭 계획형 ‘J’가 아닌 즉흥적 성향의 ‘P’가 나오더라고요. 이런 말을 사람들한테 하면 ‘잉? 네가 P라고?’ 하는데 신기하게도 항상 결과가 똑같았어요. 

<Windy>는 스물넷 소연의 일기장을 보는 듯한 앨범이었어요. 그 당시 소연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한창 그런 생각에 빠져 있었어요. ‘자유롭고 싶다.’ 그런데 또 바뀌었어요. 지금 그 앨범을 들으면 벌써 ‘스물네 살에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구나’ 싶은 것 같아요. 

그럼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데요?

‘열심히 살자.’ 이번 <I Never Die> 앨범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다짐했거든요. ‘진짜 죽지 않을 정도로 일해야겠다’, ‘이건 내가 적당히 자유롭고 행복해하며 준비해선 안 되겠다’. 이번 앨범은 뮤직비디오, 믹스, 마스터 무엇 하나 제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을 정도예요. 최근 몇 달은 정말이지 하루종일 핸드폰만 붙잡고 앨범 작업에 관한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그래서 이런 생각까지 했어요. ‘이번 앨범이 나오면 핸드폰이 어디론가 사라졌으면 좋겠다.’(웃음)

그런데 소연은 이전에도 ‘적당히’였던 적이 없지 않나요? 2018년 팀이 데뷔했을 때부터 줄곧 직접 앨범을 프로듀싱해왔잖아요.

그렇죠. 없죠. 그런데 <Windy>를 준비할 때만큼은 행복하고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땐 ‘내가 좀 덜 되면 어때? 재미있게 하자’라고 생각했고 ‘좀 나쁜 사람이면 어때. 이 시간을 즐기자’란 마음이 컸거든요. 그런데 (여자)아이들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단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어요. 반대로 늘 ‘뭘 놀아. 이거 진짜 목숨 걸어야지’ 싶었죠. 

그건 소연이 리더로서 느끼는 책임감 때문이었을까요?

리더여서도 있고, 무엇보다 작년 저희 팀에 변화가 많았잖아요. 우선 멤버가 여섯에서 다섯 명으로 구성이 바뀌었어요. 그 시간을 겪으며 멤버들에게 했던 말이 있어요. 우리 이번 앨범이 마지막 기회라고, 우리 여기서 다시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래서 앨범 제목도 <I Never Die>로 정하고 작업에 들어갔어요. 

일주일 뒤면 앨범이 발매되죠. 여느 때와 달리 더 맹렬히 준비한 앨범이 마침내 세상에 나오는 순간을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면 좋겠어요. ‘역대급’이라는 말도 듣고 싶어요. 뭐랄까, 이번 앨범으로 음악계가 한 번 뒤흔들렸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요. 사실 이번 앨범에 대해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기보다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거든요. 그런 시선을 다 깨버릴 정도의 앨범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싶은 것 같아요.

자신 있나요?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저의 전부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우기가 입은 오버사이즈 재킷과 터틀넥, 스커트와 안에 입은 팬츠는 모두 프라다 제품.

우기 YUQI 

작년 <더블유>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언젠가 제 목소리를 오롯이 전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 말을 지키기라도 하듯 작년 5월 첫 솔로 음반 <A Page>를 발매했지요.

방금 소름 돋았아요. 제가 그런 말을 했구나. 맞아요, 지금 보니 저 완전 계획형 인간이네요(웃음). 솔로 앨범은 제게는 오래 그려온 꿈이었거든요. 그런데 좀 급하게 성사된 프로젝트였어요. 갑작스러워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워낙 오랫동안 생각해온 그림이어서 마침 기회가 왔을 때 ‘탁’ 잡았던 것 같아요.

솔로 음반에 자작곡 ‘Giant’가 수록되었어요. 어떤 이야기를 담은 곡인가요?

그때가 ‘나 사실 더 잘할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시기였나 봐요. 그간 예능에서 늘 웃기고 귀여운 모습만 보여줬는데 노래 제목처럼 실은 내 마음속엔 ‘자이언트’가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아마 스스로 어떤 책임감을 느껴서 그런 곡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어떤 책임감인가요?

멤버들에게, 또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했거든요. ‘우기가 팀 안에서는 잘하는데 혼자 나왔을 땐 못하네?’ 소리가 듣기 싫었어요. 결국 팀에 피해를 주게 되잖아요. 그리고 저라는 존재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사람들은 저를 마냥 애로만 봤겠지만 실은 굉장히 실력 있는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달까. 이제 보여줄게, 이런 마음이었죠.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 우기의 가장 큰 바람인가요?

네. 그런데 아마 멤버들 모두 마찬가지일 거예요. 저희가 다른 그룹과 가장 다른 점은 항상 알아서 곡을 쓰고 직접 제작한다는 거예요. 이런 점에 대해 누구는 이렇게 말해요. ‘그런 척, 이미지메이킹 아닌가?’ 그런데 그게 아니라 저희의 성격 때문이거든요. 받은 곡을 부르는 걸 별로 안 좋아하고, 우리가 만들어서 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모두 연예인이 아닌 가수가 되고 싶은 사람들인 거죠. 그래서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요. 저희에게 의미 있는 건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 만드는 거니까요.

(여자)아이들의 특징이 또 하나 있죠. 사이가 정말 좋다!

맞아요. 사실 자연스럽게 친구로 만난 사이가 아니잖아요. 어떻게 보면 만들어진 관계예요. 그런데 저는 이 친구들과 뭘 할 때 비즈니스라고 느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가족 같아요. 외국인 멤버도 많은데,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았을 때도 답답하다거나 거리감을 느낀 적이 없어요.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런 게 진짜 운명인가?’

멤버들 사이가 좋은 데는 활달하고 외향적인 우기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느껴져요.

그런 게 없진 않죠, 솔직히(웃음). 멤버들이 저처럼 외향적이진 않은데 저희끼리 있을 땐 모두가 우기 같아요. 다들 진짜 재미있고 매력적이거든요. 그걸 막 남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은데!

데뷔 후 5년이란 시간이 흘렀어요. 지금은 우기에게 어떤 시간인가요?

올해 정말 느끼는데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으쒄으쒄 하고 싶은 시기인 것 같아요. 얼른 확 달라진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슈화가 입은 재킷은 보테가 베네타 제품.

슈화 SHUHUA 

한국어 공부는 잘 되고 있나요? 최근 브이앱에서 숙제가 밀려 스스로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봤어요.

악! 그걸 보셨구나. 정말이지, 이 나이에 숙제가 있어요(웃음). 받침 있는 글자가 특히 발음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작년 타이틀곡으로 활동했던 ‘화(火花)’에서 제 파트 중 이런 가사가 있거든요. ‘불을 지펴라.’ 그 한 줄도 사실 굉장히 어렵게 불렀어요.

슈화의 브이앱을 보면 유독 팬들에게 친구처럼 다가가려고 한다는 것이 느껴져요.

맞아요. 저는 팬과 가수라는 틀에 박힌 관계가 싫거든요. 브이앱을 하면서 기분이 좋지 않거나 슬픈 일이 있으면 바로바로 팬들에게 솔직히 말하는 편이에요. 굳이 연기하고 싶지 않거든요. 팬들과 얘기하고 싶을 때면 대뜸 브이앱을 켜는데 그 타이밍이 정말 뜬금없을 때가 많아요. 아, 물론 얼굴 상태가 좋을 때에 한해서요. 예를 들어 막 샤워를 했다든가(웃음).

작년 앨범 <I Burn> 발매를 앞두고 <더블유>와 인터뷰했을 당시 향수병에 빠져 있다는 인상이 있었어요. 앨범 활동이 끝나고 모처럼 1년의 휴식기를 맞아 오랜만에 고향에도 다녀왔죠. 어떤 시간을 보냈나요?

가족, 친구들과 다 같이 제가 다닌 고등학교에 간 적이 있어요. 친구가 운전해서 갔는데 학교가 산 중턱에 있거든요. 그런데 신나게 가던 도중 차가 고장이 나버린 거예요. 급하게 견인차를 불러서 어렵게 학교까지 간 기억이 있어요. 정말 코미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이었어요.

고등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했죠?

네. 그래서 지금 배우로 활동하는 친구도 많아요. 같은 연예계 활동을 하다 보니 서로가 무얼 힘들어하는지도잘 알죠. 종종 활동 시기에 친구들에게 연락이 오는데 그게 엄청 큰 힘이자 위로가 돼요. ‘슈화야, 무대에서 너밖에 안 보이더라. 예뻤어. 네가 최고야’라는 말들요.

언젠가 배우 슈화의 모습을 볼 날도 올까요?

마음은 굴뚝같죠. 지금 이렇게 좋은 나이에 작품을 남기지 않으면 아쉬울 것 같다는 마음도 있고요. 요즘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한창 빠져 있거든요. 주인공이 펜싱 국가대표 선수로 나오는데 언젠가 저도 운동선수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이번 앨범 <I Never Die>의 티저 이미지엔 멤버별 MBTI가 적혀 있어요. 슈화는 INFP 라 소개되는데, 그 유형의 특징 중 가장 공감이 가는 점은 무엇인가요?

남에게 상처나 피해 주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는 것. 제가 정말 그래요. 저희 숙소 집안일을 도와주는 이모님이 계시거든요. 이모가 유독 저를 딸처럼 생각하고 예뻐해주시는데 늘 그러세요. ‘너 진짜 바보다.’(웃음) 웬만해선 남이 부탁해도 거절을 못하고 내성적이거든요. 스케줄 없는 날이면 집, 회사, 집, 회사만 오가고….

슈화를 가장 충만하게 만드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손으로 뭘 만드는 시간을 좋아해요. 그래서 작년 고향에 가서도 베이킹을 열심히 했어요. 쿠키도 만들고 바스크 케이크도 만들었어요. 작년 겨울 한창 뜨개질에 빠져 있었는데, 뜨개질하다 잠깐 낮잠에 들면 강아지 하쿠마타가 죄다 물어뜯어 망쳐놓은 적이 자주 있었어요(웃음).

민니가 입은 검정 보디슈트와 플랫폼 슈즈, 이어링과 뱅글은 모두 생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제품.

민니 MINNIE

작년 한 해 고향에서 많은 활동을 했어요. 우선 이것부터 말해야겠네요. 태국의 유명 패션 매거진의 커버를 장식했죠?

오, 맞아요! 늘 팀으로 화보를 찍었는데 단독 화보를 찍을 기회가 많았어요. 감사하게도 커버도 장식해보고. 어찌 보면 데뷔 후 처음으로 고향에서 활동한 거였거든요. 신기하면서도 어색하더라고요. 잡지 인터뷰 때 저도 모르게 가끔 한국어가 튀어나오기도 하고(웃음).

작년 <더블유>와 인터뷰 당시 ‘Blow Your Mind’, ‘Dahlia’ 등 한국어 가사로 작사, 작곡한 노래는 여럿 있는데 정작 태국어 가사의 곡이 없어 아쉽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드디어 생겼네요. 작년 9월 고향에서 ‘Money Honey’를 발매했죠?

맞아요. 처음으로 태국어로 녹음해봤는데 정말 발음이…(웃음). 진짜 너무 부끄러워서 속으로 생각했잖아요. ‘나 태국 사람인데 왜 이렇게 어색하지?’ 앞으로 태국어 연습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

두 뮤지션 에프히어로(F.Hero), 유어보이티제이(UrboyTJ)와 함께한 곡인데, 어떻게 시작하게 된 협업인가요?

제가 태국에 있다는 걸 알고 에프히어로 선배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선배님이 과거 갓세븐 뱀뱀과도 작업한 적이 있는데, K팝 신에서 활동하는 태국 가수에 관심이 큰 것 같더라고요. 또 ‘Money Honey’를 작업하면서 제가 어렸을 적 태국에서 인기가 많았던 삼인조 혼성 그룹 ‘3-2-1’을 떠올렸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와 래퍼 유어보이티제이 선배님까지 셋이 모여 곡을 함께하게 됐죠.

여태 무대에서 본 민니는 그 누구보다 몽환적 분위기의 뮤지션이었는데, ‘Money Honey’ 무대를 보면서 밝은 것도 잘 소화한다고 느꼈어요.

그렇죠. 게다가 차트 순위도 꽤 좋아서…(웃음). 어쨌든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두 뮤지션과 함께 작업할 수 있게 된 거니까요.

이번 <I Never Die> 앨범에 직접 작곡한 곡 ‘Already’가 수록되었어요. 어떤 곡인가요?

뭔가 영화적인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노래 인트로, 아웃트로에 옛날 극장에서나 들릴 법한 영사기 돌아가는 소리가 흐르거든요. 가사는 이미 끝나버린 한 연인의 이야기를 그려요.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우리의 이름이 마지막으로 올라가는 순간 우리의 관계는 끝났다는 걸 말하는 내용이에요.

원래 영화감독이 꿈이었죠?

네. 그런데 작년 넷플릭스 시리즈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에 출연하면서 연출뿐 아니라 연기에도 재미를 들린 것 같아요.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카메라 뒤에서 일하는 것도 다 좋아요. 그래서 작년 시리즈를 촬영하면서 감독님은 어떻게 디렉팅하는지, 카메라 감독님은 어떻게 앵글을 잡는지 틈틈이 보면서 ‘아,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많이 배우려고 했어요.

데뷔 후 5년을 달려왔어요. 앞으로 5년 뒤를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일단, 그땐 월드 투어까지 마치고 난 후겠죠. 그 시점이면 솔로 앨범도 내고 연기도 하는, 지금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고 믿어요.

미연이 입은 컷아웃 미니드레스는 발렌티노, 이어커프는 복초이 제품.

미연 MIYEON

작년 한 해 (여자)아이들에서 가장 바빴던 멤버는 미연이 아니었을까요? 웹 드라마 <리플레이>부터 <엠 카운트다운> MC, 네이버 나우 <소문의 아이들> 호스트까지 개인 활동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였어요.

제가 쥐띠인데 ‘명예 소띠’라 불러도 좋을 만큼 소처럼 일한 한 해였죠(웃음).

여러 분야에서 활약한 지난 1년은 미연에게 어떤 시간이었나요?

너무 즐거운 한 해였어요. 사실 제 직업은 절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어야 계속할 수 있는 거잖아요. 기회가 많았다는 점에서 너무 감사해요.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하면서 제 감정에 솔직해지는 법도 배운 것 같고요. 정신적으로 훨씬 건강해진 기분이에요.

그중 특별히 인상 깊었던 활동이 있을까요?

사실 싫었던 건 하나도 없었어요. 오히려 어떤 활동이든 ‘아직 갈 길이 멀구나’를 느꼈죠. 이전까지는 막연히 이런 생각이었거든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늘 욕심만 앞섰는데 지금은 그냥 저 자신이 잘 준비된 사람이라면 언제 기회가 찾아오든 그걸 놓치지 않고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다 제 몫이고, 평소 얼마큼 잘 준비하느냐 문제잖아요.

이번 앨범 소개글에 타이틀곡 ‘Tomboy’가 이렇게 설명되어 있더라고요. ‘상처 하나, 눈물 한 방울도 어림없는 톰보이.’ 실제 미연도 노래가 말하는 톰보이 같은 사람인가요?

네. 실제로 좀 강한 사람인 것 같아요. 외유내강이라고 할까요. 제가 극복할 수 없는 문제라고 느끼는 무언가에 대해선 신경을 아예 안 써요. 남들이 봤을 때 제가 너무 부족하더라도 제가 생각했을 때 괜찮다면 괜찮은 거예요.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저희 멤버들 모두가 멘탈이 강한 편인 것 같은데요?

오늘 모든 멤버를 인터뷰해보고 제대로 느꼈어요.

그렇죠! 특히 소연이는 멤버인 저희끼리도 우스갯소리로 말하거든요. 밖에서 안 만나서 다행이라고, 우리 멤버여서 다행이라고(웃음).

그런 얘기를 소연에게 하면 어떻게 반응하던가요?

본인도 인정하죠(웃음).

자신과 동질감을 느끼는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가 있나요?

웹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에서 한선화 선배님이 연기하신 한지연. 작품에서 매사에 긍정적이고 활달한 캐릭터잖아요. 특히 제가 친구들이랑 있을 때 모습과 비슷하더라고요. 편한 사람들이랑 있을 땐 한껏 풀어지면서 텐션이 아주 높아지거든요.

데뷔 5년 차를 맞았어요. 5년이 지났기에 새삼 드는 고민이 있을까요?

지금처럼 늘 유쾌하고 즐겁기를 바라고, 더 새롭고 더 발전한 모습이기를 바라요. 아무래도 매주 <엠 카운트다운>을 진행하다 보니 새로 나오는 그룹을 가까이서 바로바로 지켜볼 때가 많잖아요. 그걸 보면서 좋은 자극도 받고요. 그래서 저희 팀이 사람들과 같이 즐기며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늘 고민하고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럼 앞으로 5년 뒤를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우선 서른하나가 되겠군요…. 어쩌지?(웃음) 장난이고요. 사실 큰 걱정은 없어요. 크게 달라질 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나이를 좀 더 먹었을 뿐이죠. 다만 지금처럼 열심히 하고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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