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는 스테이씨의 것이었다. ‘ASAP’으로 도움닫기 후 ‘색안경’으로 뾰족하게 도약하기. 그리고 이어진 골든디스크 어워즈 신인상 수상까지. 올해 2월 스테이씨는 두 번째 미니 앨범 <Young-Luv.com>을 발매하며 또다시 뜨겁게 달릴 준비를 마쳤다. 앨범은 사랑을 향해 거침없이 직진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 누구도 아닌, 스테이씨의 레이스가 다시금 펼쳐졌다.
수민 sumin
나는 <토끼와 거북이>의 거북이. 저는 연습생 시절부터 실력이 더디게 느는 편이었어요. 그럼에도 단 한 번도 포기한 적은 없어요. 거북이처럼 느리더라도 늘 꾸준히 성장해온 사람이라고 자부해요.
리더 팀에서 맏언니고 리더다 보니 데뷔 초엔 멤버들에게 절대 기대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삼켰고 늘 스트레스를 안고 지냈어요. 리더를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요. 어느 날 회사 관계자분이 절 부르시더니 말씀하셨어요. ‘수민아, 네가 리더이기도 하지만 너 또한 스테이씨야.’ 이 말을 듣자마자 머릿속이 하얘졌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보였던 거예요. 제가 혼자 속앓이하고 있다는 게. 이제는 제 모든 감정을 멤버들과 공유해요. 오히려 친구처럼 다가가야 멤버들도 저도 더욱 건강히 지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퍼포먼스 이번 앨범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청춘의 모습을 그려요. 여태 ‘ASAP’, ‘색안경’을 통해 밝은 소녀를 표현해왔다면, 이번엔 당당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줄 차례죠. 어릴 때부터 레이디 가가, 핫씨, 비비 렉사, 리틀 믹스와 같이 과감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뮤지션을 동경했어요. 때문에 이번 앨범은 제가 무척이나 기다려왔던 콘셉트라고 할 수 있어요.
유년 시절 다들 걱정했어요. 정말 별나게 노는 애였거든요. 집집마다 인터폰을 누르고 다니며 애들을 불러 모으는 골목대장이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리더였네요(웃음). 행여 놀다 다치진 않을까 늘 부모님이 걱정하셨던 기억이 나요.
나를 충만하게 만드는 시간 정리정돈. 조용한 오후 어질러진 공간을 차분히 치우고, 청소용품을 사서 구석구석을 반짝이게 하는 시간이 제게 ‘비움’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잊지 못할 무대 작년 처음으로 대학교 축제 무대에 섰어요. 코로나19 시국에 데뷔했기 때문에 많은 관객 앞에 선 건 처음이었어요. 그날 비가 얼마나 내렸고, 무대 바닥이 얼마나 미끄러웠고, 관객들은 어떤 표정이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기억해요. 비로소 ‘이런 게 무대구나’라고 느낀 꿈같은 경험이었어요.
올해의 목표 하루빨리 팬분들을 직접 만나는 것!
윤 yoon
나는 건강한 사람. 늘 주문처럼 외워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이렇게 되뇌다 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으로 변하는 것만 같아요.
반전 매력 첫인상으로 ‘냉미녀’일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차갑고 도도할 것만 같다고. 그런데 멤버들 사이에서 개그를 가장 즐기는 건 바로 저거든요. 사람들이 웃어주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전혀 웃길 것 같은 이미지가 아니라고들 하는데 실제 저는 장난치는 걸 누구보다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전원 센터, 전원 보컬 이 수식어는 저희가 데뷔하던 때부터 따라다녔어요. 데뷔하고 1년 반이 흐른 지금, 이제는 인정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웃음). 특히 이번 앨범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다시 한번 멤버들 한 명 한 명이 예쁘다고 느꼈어요. 그러므로 일단 ‘전원 센터’라는 말은 ‘땅, 땅, 땅’ 인정이고요(웃음). 데뷔 초부터 라이브를 고집했고, 세 번의 활동을 거치며 어느새 저희가 성장한 듯해요. 라이브가 안정적이라는 피드백을 들을 때면 늘 감사하지만,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한계를 깨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자극 멤버들을 보며 늘 ‘나도 잘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아요. 모두가 춤, 노래 실력이 빠지지 않으니까요. 함께 지내며 항상 좋은 자극, 영향을 받고요. 같은 안무를 하더라도 유독 잘 추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때는 가서 물어봐요. ‘언니, 그건 어떻게 한 거예요?’ 누구 하나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저 또한 쉽게 포기했을 텐데, 다들 잘하니까 스스로 다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자윤아, 너도 할 수 있어. 해보자’라고.
성장통 돌이키면, 힘들었던 순간마다 언니들이 저를 버티게 해준 것 같아요. 연습생 시절부터 제 부족한 점에 대해 자주 일러줬거든요. 그러면서 무엇이 옳은 방향인지 스스로 찾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사실 타인에게 나의 단점을 지적받으면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 충고들이 너무 고마웠어요. 그 덕분에 비로소 제가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요. 제 삶의 많은 부분을 언니들에게 빚졌다고 생각해요.
세은 seeun
나는 사랑둥이.
나만의 무기 보는 사람마저 행복해지는 무대를 하는 것.
가장 인상적이었던 댓글 “얘네는 데뷔 준비하면서 ‘우린 뜨겠다’ 확신했겠다. 서로 얼굴 보면서.’ (웃음) 사실 데뷔 전에 저희끼리 ‘우리 안 되면 어떡하지’ 란 말을 더 많이 했거든요. 멋있게 나오려고 준비하는 팀이 많다는 걸 아니까요. 서로 무서워서 똘똘 뭉친 기억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 댓글을 봤을 때 의외였던 동시에 기분이 좋았고요.
세은과 윤세은 언젠가 저희 앨범을 프로듀싱하는 블랙아이드필승 PD님께 이런 말을 들었어요. ‘아티스트 세은과 인간 윤세은의 스위치가 각각 있었으면 좋겠다.’ 연예계 생활을 할수록 유독 그 말을 더 되새기게 되는 것 같아요. 스케줄에 치이다 보면, 또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다 보면 ‘나’란 사람이 누구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오거든요. 그럴 때면 그 말을 떠올리는 것 같아요. 저만의 중심을 꼿꼿이 잡기 위해서.
악으로 원래는 배우를 꿈꿨고 아역배우로 먼저 데뷔했어요. 우연히 가수로 레슨을 받게 됐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춤, 노래를 선보이는 순간 느꼈던 것 같아요. ‘재미있다. 가수를 해야겠다.’ 그렇게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고 월말 평가가 있을 때면 지적도 참 많이 들었어요. 그럴 때마다 ‘나중에 다 고쳐서 보여줘야지. 두고 봐’라는 생각만 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악바리인 것 같아요. ‘나중에 잘되는 모습 보여줄 거야’란 마음만 들더라고요.
연기를한다면 배우로서 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는 게 좀 아쉬워요. 언젠가 연기에 다시 도전한다면 <상속자들>의 유라헬 같은 인물을 소화하고 싶어요. 제 차가운 이미지와 잘 맞을 것 같거든요.
가족 점점 내가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잘해야 하니까. 그래서 가끔 가족에 관한 슬픈 다큐멘터리를 보면, 인터넷으로 뭘 시켜서 집으로 깜짝 선물을 보내요. 비타민, 콜라겐 같은 것들. 집에 갈 때면 ‘쪼끄마한’ 귀여운 편지지에 편지 써서 몰래 화장대에 두고 오고 (웃음).
올해의 목표 ‘나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갖자.’ 어느 날 문득 저를 돌아보니, 제가 너무 희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팀에 대한 생각만 하다 보니, 정작 저를 놓치고 있던 거죠. 그래서 올해는 그 누구보다 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재이 J
나는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을 믿는 사람.
믿고 듣는 라이브 감사하게도 ‘스테이씨 하면 라이브지’라는 피드백을 자주 들어요. 멤버끼리 저녁을 먹고 나서 다 같이 연습실에 모여 뛰면서 라이브 연습을 하거든요. 숨이 차도 계속 춤추고 노래 부르는 거예요. 데뷔 초엔 회사에서 먼저 ‘라이브를 해야 한다’ 말했는데, 지금은 저희가 더 라이브 무대를 고집하게 됐어요. 뭐랄까, 라이브를 해야 무대를 한 것 같거든요.
나를 충만하게 하는 시간 주로 쉬는 날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충전해요. 물론 혼자 멍하니 한강 보러 가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요.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 데뷔 후 첫 무대가 네이버 나우의 라디오 쇼 ‘심야아이돌’이었어요. 엄청 떨었던 기억밖에 안 나요. 이따금 음 이탈 실수도 있었고, 긴장감이 얼굴에 백지처럼 다 드러났죠. 그런데 어떤 분이 그 무대를 보며 이런 댓글을 남겨주셨어요. ‘삑사리 나도 계속 부르고 숨차도 헐떡거리면서 부르는 게 왜 이렇게 감동이지.’ 생각해보면 그분들은 무엇보다 조금은 서툴더라도 뭐든 열심히 하려는 저희의 모습을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너무 열심히 해서 보기 좋다’, ‘뭔가 상승할수록 보기 좋아지는 그룹이다’인데, 그 말에서 저희가 사랑받는 이유를 알게 된 것도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자 더 욕심을 내는 것 같고요.
일기 올해 들어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날그날의 기분을 기록하는 거죠. 옛날 일기를 보며 ‘내가 이런 상태였구나’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내가 어떤지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돼요. 저를 더 잘 챙길 수 있으니까요. 어쩌면 일기는 스스로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올해의 목표 음악방송 1위!
시은 sieun
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의 존재.
값진 성장 지난날을 돌이키면 마치 소용돌이 속을 지나온 것처럼 느껴져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1년 반의 시간이 흘렀어요. 매 활동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성장했지만,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예요. 그동안 비슷한 해 데뷔한 걸그룹과 비교했을 때 음원, 음반 성적이 좋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결국 그 모든 것은 단 한 번의 행운을 통해서가 아니라 저희가 차곡차곡 쌓아온 노력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꾸준히, 천천히 성장했기에 저희가 이룬 것들이 손에 쥔 듯 선명하고, 그래서 더 값지게 느껴져요.
무엇보다 실력 예쁘다는 칭찬보다 ‘잘한다’는 한마디가 더 기분이 좋아요. 사실 얼굴은 날마다 상태가 다르고 메이크업에 따라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잖아요. 아마 멤버들 모두 비슷할 거예요. 다들 실력에 욕심이 있고, 그만큼 자부심도 느껴요. 어쩌면 악바리죠. 성격이 그래요. 다들 연습 벌레에 자신에게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에요. 늘 ‘스테이씨는 잘한다’는 시선을 지키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해요.
배우라는 또 다른 이름 아홉 살에 아역배우로 먼저 데뷔했어요. 이후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시그널>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서 꿈을 키웠어요.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가수가 되겠다고 하니 모두가 말렸죠. ‘작품 잘 쌓아왔는데 왜 아이돌을 해?’라는 분위기였어요. 쉬운 길이 있는데 왜 사서 고생하냐고 말하는 분도 있었고요. 그런데 모르는 사이 제 마음은 온통 가수로 향해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다시 시간을 되돌려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물론 언젠가는 배우로서의 모습도 다시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연기한 모습을 기억해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요.
위로 누구든 저의 노래를 듣고 조금이나마 힘이 난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왜냐하면 저 또한 살면서 음악, 예술을 통해 너무나 많은 위로를 받았거든요. 가수는 세상에,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는 사람이잖아요. 저는 그래서 이 직업이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세상이 점점 삭막해지고 있다고 느낄 때, 더 많은 웃음을 전달해야겠다고 느껴요.
아이사 isa
나는 행복과 함께하는 사람.
자부심 지금까지 3곡의 타이틀곡을 발매했고, 활동마다 목표가 뚜렷했어요. 데뷔곡 ‘So Bad’를 통해선 ‘틴프레시’라는 건강하고 당당한 스테이씨의 정체성을 보여줬고, ‘ASAP’을 발표하면서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 따라 하기 쉬운 ‘꾹꾹이춤’으로 대중에게 한발 더 다가갔죠. ‘색안경’을 통해선 겉모습만 보고 쉽게 남을 판단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자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했고요. 섹시, 청순 같은 걸그룹의 고정된 콘셉트에서 벗어나서 매번 색다른, 아무도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껴요. 그리고 그게 곧 스테이씨만의 색깔 같고요.
선한 영향력 사실 데뷔 전까지만 해도 소심한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늘 당당하고 주체적인 10대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을 표현해오면서 저도 그로부터 선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가사 속 화자를 이해하려고 다가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그런 사람이 된 거죠. 제가 그랬듯 저희의 음악을 들은 누군가가 선한 영향을 받는다면 뮤지션으로서 더 바랄 게 없죠.
나의 노래 음색이 좋다는 칭찬을 들을 때 유독 뿌듯함을 느껴요. 연습생 시절 저만의 음색, 창법을 찾기 위해서 다양한 음악을 시도했어요. 특히 앤 마리, 키아나 레데의 노래는 한 곡도 빠짐없이 거의 다 불러본 것 같아요. 그러면서 R&B 곡에 어울리면서도 쫀득쫀득하고 쨍한 저만의 음색을 찾게 되었죠. 언젠가 솔로 앨범을 발매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만의 음색을 오롯이 담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자주 듣던 딘, 크러쉬, 버벌진트, 긱스 선배님의 음악처럼 R&B 무드가 두드러진 음악도 너무 좋아요. 드라이브할 때 틀고 싶어지는 음악, 그런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나를 충만하게 만드는 시간 혼자 아무 생각 없이 길거리를 걸을 때. 생각과 고민이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혼자 먼 곳까지 걸으면서 저만의 평온함을 갖는 것 같아요.
올해의 목표 올해가 되자마자 저 자신과 하나 약속을 세웠어요. ‘힘든 순간보다 행복한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이 되자.’ 올해는 다른 무엇보다 행복을 챙기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 패션 에디터
- 김민지
- 피처 에디터
- 전여울
- 포토그래퍼
- 박종하
- 헤어
- 장혜연(아이사, 윤, 재이), 오지혜(시은, 세은, 수민)
- 메이크업
- 유혜수(아이사, 윤, 재이), 문지원(시은, 세은, 수민)
- 네일
- 김나현
- 어시스턴트
- 김효원, 이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