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ey Miyake 2022 S/S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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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이 미야케 2022 S/S 컬렉션.

이세이 미야케의 컬렉션은 단순히 ‘패션쇼’라고 부르기에 부족한 느낌이 있다. 차라리 인간의 신체를 매개체로 한 예술적인 퍼포먼스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적당할 것이다. 때로는 난해한 느낌이 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데, 디지털 컬렉션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이세이 미야케에게는 오히려 하나의 기회가 된 것 같다. 

2020 S/S 시즌, 이세이 미야케에 합류한 사토시 콘도(Satoshi Kondo)는 ‘하강으로의 여정(A Voyage in Descent)’을 주제로 한 디지털 컬렉션을 선보였다. 영상은 모던한 건축물을 배경으로 시작됐다. 건축물에는 이미 ‘하강’을 위한 여러 장치가 있다. 다이빙 보드를 연상케 하는 플랫폼, 끊임없이 아래로 향하는 계단, 그리고 수영장의 사다리. 수영모자 같은 베이지색 보닛을 쓰고 이세이 미야케의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다이빙 보드에 서 있다가 아래로 뛰어내리며 영상은 시작한다. 이후에도 모델은 끊임없이 하강한다. 수영장 사다리에서 내려가고,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계단을 내려간다. 수채화 같이 맑은 컬러와 프린트의 의상, 영상 중간중간 일렁이는 윤슬이 당연하게도 ‘물’을 떠오르게 한다. 실제로 사토시 콘도와 이세이 미야케 팀은 이번 컬렉션을 구상하며 수중 생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끝없이 아래로 심해로 하강하는 듯한 이미지는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끊임없이 파고드는 ‘창조적인 과정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인체를 구속하지 않는 형태감, 리드미컬한 주름, 우연히 획득한 것 같은 프린트의 컬렉션은 하나의 ‘장르’로서 이세이 미야케를 위치를 새삼 깨닫게 했다. 

패션 칼럼니스트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Issey Miy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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