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스 반 노튼 2022 S/S 컬렉션.
패션계의 음유 시인이 있다면 드리스 반 노튼이 아닐까? 벨기에 디자이너 드리스 반 노튼은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히지 않은 현재 다시 한번 디지털 형식으로 컬렉션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미 지난 5월에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었다. 3일 동안 스튜디오에 모여 감독 알버트 모야(albert moya)와 함께 영상을 촬영하고 포토그래퍼 라파엘 파바로티(rafael pavarotti)와 비주얼을 완성했다. 그 결과물은 대단히 감각적이다.
드리스 반 노튼은 이번 컬렉션을 위해 페스티벌을 떠올렸다. ‘밖으로 나가서 서로 어울리며 감정을 공유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순간을 우리 모두가 고대하고 있어요. 페스티벌에 가거나 클럽인 디스코텍에서 춤을 추던가 하면서 말이에요.’ 인도의 봄맞이 축제인 ‘홀리(Holi)’에서 영감을 받아 활력과 열정이 폭발하는 강렬한 비주얼을 완성했다. 샤르트뢰즈 연두색, 임페리얼 노란색, 일렉트릭 블루 등 눈이 시릴 정도로 강렬한 컬러와 프린트는 홀리 페스티벌에서 뿌려지는 물감을 떠오르게 한다. 개버딘, 태피터, 실크, 모슬린, 포플린, 벨벳, 투명 폴레에스테르까지 다채로운 소재를 사용해서 컬러와 프린트가 한층 깊이감을 더했고, 스키니부터 볼륨까지 90년대 꾸뛰르를 연상케하는 유연하고 조각적인 실루엣이 양감을 더했다. 이처럼 그리스 반 노튼은 평소 그가 컬렉션을 구상하는 순서 그대로 디지털 컬렉션을 위한 스토리를 짜고 소재를 찾아내 가장 동시대적인 예술작품을 탄생시켰다.
- 패션 칼럼니스트
- 명수진
- 사진
- Courtesy of Dries Van No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