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vatore Ferragamo 2022 S/S Collection

살바토레 페라가모 2022 S/S 컬렉션.

12개월 만에 역사적인 로톤다 델라 베사나(ROTONDA DELLA BASANA)로 컴백한 페라가모는 브랜드의 본질을 돌아보며 잔잔한 컬렉션을 보여줬다. 베뉴 내부는 토스카나의 노을을 연상케 하는 붉은 배경에 거울 기둥을 세워 반사되고 다시 연결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거울 기둥은 모델과 관객이 서로 모든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하여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컬렉션은 브랜드의 옛 아카이브를 발굴해 새롭게 재창조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페라가모에서 자료로 보관하고 있는 신발만 14,000 켤레에 달하니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터. 90년대를 풍미한 페라가모의 아이코닉한 바라와 바리나 슈즈가 반갑게 등장했고, 더블간치니 장식을 얹은 보헤미안 스타일의 클로그는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70년대풍 스타일링에 방점을 찍었다. 가죽을 엮은 크로셰 플랫과 뮬은 인비저블(1947년)과 키모(1951년) 등 페라가모 박물관의 역사적인 신발을 떠오르게 했다. 새로운 남성용 샌들은 원래 여성을 위해 구상했던, 건축적으로 높이 솟은 싱글 스트랩 슈즈 스케치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한 것이라고. 페라가모의 슈트리 모양을 따서 만든 목걸이와 간치니 로고를 꼬아서 만든 벨트도 흥미로운 포인트였다.

페라가모 남성복을 총괄해온 디자이너 기욤 메이앙(GUILLAUME MEILLAND)은 이번 시즌 여성복까지 맡았다. 그는 여성복을 디자인하면서 루이스 브뉘엘(LUIS BUÑUEL) 감독의 1977년 영화 <욕망의 모호한 대상(THAT OBSCURE OBJECT OF DESIRE)>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영화 속 주인공인 콘치타 역할은 두 명의 여배우가 한명의 주인공을 연기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했는데, 기욤 메이앙은 이처럼 여성을 정의하는 다양한 정체성을 콜라주하는 것 같은 방식으로 이번 컬렉션을 디자인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