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꿈꾸는 가장 극적이며 낭만적인 신(Scene)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 바로 오트 쿠튀르의 세계다. 이제는 세상에 없을 듯한 아름다운 뷰티 판타지의 경연장 속으로.
모든 여자들이 꿈속에서나 그렸을 법한 드라마틱한 드레스를 입은 여인을 가장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얼굴을 꼽자면 단연 소녀처럼 말갛게 빛나는 얼굴이라 하겠다. 디올과 발렌티노, 빅터&롤프의 쿠튀르 런웨이에 오른 뮤즈들의 얼굴처럼 말이다. 그녀들의 얼굴은 보티첼리의 그림 혹은 교회 제단 위 그림 속의 순결한 마돈나를 닮았다. 진주처럼 반짝이며 촉촉하게 빛나는 피부 톤이야말로 럭셔리의 정점. 그 흔한 블러셔의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든 이런 얼굴에 대해 “아주 간결하고 순수한 얼굴이에요”라고 디올 쇼의 백스테이지를 책임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피터 필립스는 말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촉촉하고 가볍게 발리는 파운데이션과 아주 곱고 미세한 입자의 하이라이터다. 최상의 실크를 닮은 듯 고운 피붓결을 만들어준 뒤 하이라이터를 미간과 코끝, 인중과 입술의 경계, 관자놀이와 광대뼈의 경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턱 끝에 터치하자. 여린 소녀 감성을 더하고 싶다면 눈두덩에 촉촉한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피치 톤의 크림 섀도를 바르면 되겠다. 이렇듯 이번 시즌의 순수함은 아기처럼 보송보송한 질감이 아닌 ‘글로’에 가까운 반짝임 혹은 촉촉함이 수반되어야 함을 기억하자. 마지막으로 입술에는 시머 입자가 더해진 글로스를 얹어주는데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 갈란드는 “아주 자연스러우면서 어려 보이는 얼굴이 연출되지요”라고 조언했다. 이제 동서를 막론하고 동안이 고급스러움과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이 진리가 되는 시즌이 도래했다.
- 에디터
- 송시은
- PHOTOS
- JASON LLOYD-EVANS, IN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