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과감한 테크닉을 익히는 일이 또 다른 과제로 떠올랐다. 바로 그래픽적인 라인과 컬러! 눈가 위로 고스란히 녹아든 팝아트 트렌드 리포트.
유영하는 라이너
앤디 워홀의 페인트 색상이 눈의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한다면, 아주 가는 선만으로도 그 이상의 효과를 내는 방법도 있다. 바로 기하학적인 아이라이너. 이 또한 매 시즌 백스테이지의 단골 트렌드이긴 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60년대의 팝아트적 코드와 맞물려 좀 더 회화적으로 변모했다. 마리오스 슈왑의 강력한 블랙 라이닝이 대표적인 예. 눈 밑으로 강렬한 블랙 라이너를 길게 빼 그렸고, 눈꺼풀 라인에도 짧은 라인이 추가됐다.
덕분에 모델들은 날개를 단 듯 언제라도 비행할 것만 같다. 블랙 라이너의 강렬함에 숨이 막히다면, 좀 더 부드럽고 편안한 라인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블랙 & 화이트 라이닝을 선보인 아크네를 참고할 것. “그래픽적인 라인이에요. 블랙, 화이트, 블랙을 반복했죠. 정교함을 필요로 하지만, 그렇다고 바들바들 떨 필요는 없어요. 펜슬을 사용하면 좀 더 쉽게 완성할 수 있죠. 더 부드러워 보이기도 하고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리사 버틀러의 충고처럼 리퀴드 라이너보다는 펜슬 타입을 사용하면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아이라인을 연출할 수 있다. 마크 제이콥스, 모스키노, 마이클 코어스 등을 참조하면 이 트렌드가 실생활에서도 얼마든지 응용 가능하다는 사실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팝아트 같은 섀도 컬러
팝아트에서 영감 받은 비비드한 색상들은 시즌마다 반복되는 트렌드. 하지만 이번 시즌 유독 이 트렌드가 돋보이는 이유는 그야말로 팝아트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 100퍼센트의 순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앤디 워홀에 대한 오마주라고 해야 할까? 비비안 웨스트우드 레드 라벨의 모델들을 보면 무슨 말인지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핑크, 초록, 빨강과 노랑 아크릴 페인트와 같은 컬러를 사용해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를 재현했죠. 메이크업이라기보다는 그림에 가까워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 갈란드의 조언처럼 매우 인공적인 색감들이다.
마릴린 먼로의 메이크업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면 조금 우아한 방법도 있다. 마리 카트란주나 끌로에가 적당한 예. 마리 카트란주 쇼도 맡은 발 갈란드는 “그래픽적인 형태를 시도했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았어요. 마치 라인처럼 가는 형태인 듯 보이지만, 눈을 감으면 형태감이 선명하게 드러나죠.” 끌로에를 맡은 다이앤 캔달 역시 비슷한 형태감의 아이 테크닉을 선보였다. “60년대의 실루엣이에요. 우아한 구릿빛 섀도를 사용해서 조금 더 빈티지한 느낌을 강조했죠.” 강렬함의 정도를 떠나 그래픽적인 아이 테크닉에 있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두 가지, 강렬하게! 그리고 날카롭게!
- 에디터
- 이지나
- 포토그래퍼
- KIM WESTON ARN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