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와 레드. 이번 시즌 앙상블을 이룰 이 두 가지 립 컬러에 대한 리포트.
NOTHING BUT PRETTY : nude lips
“페일 스킨, 더스티 핑크 치크, 매트하고 정제된 얼굴!”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는 올 시즌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정성들여 만든 여성스럽고 예쁜 얼굴이라고 말한다. 이 곱디 고운 얼굴의 필수 조항 중 하나는 바로 누드 립.
실제로 페일 핑크나 베이지 색상의 립스틱, 립글로스를 바르기도 하지만, 이번 시즌 더욱 돋보이는 누드 립의 무기는 프라이머나 수분 크림처럼 메이크업 팔레트에서보다는 스킨케어 화장대 위에서 자주 보이던 아이템들이었다. ‘립 이레이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맥의 립 프라이머나 엘리자베스 아덴의 에잇 아워 크림은 입술 피부를 정리하고, 그야말로 진정한 누드 립을 만들어 주는 최고의 비결이었다고 백스테이지 아티스트들은 고백했다.
나탈리아 보디아노바의 등장으로 떠들썩했던 발렌시아가의 백스테이지부터 살펴보라. 얇고 촉촉하게 펴바른 파운데이션, 정석 그대로 손질된 눈썹과 매치된 것은 아기 피부처럼 매끄러운 살색의 입술. 끌로에와 마크 제이콥스의 모델들 역시 하나같이 피부 본래의 윤기가 빛나는 누드 립으로생기있는 미소를 한껏 머금었다. 클로에의 메이크업을 맡은 다이앤 캔달은 모델들의 얼굴에 내추럴 뷰티를 불어넣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조언한다.
한편 이보다 한결 성숙한 레이디들의 행렬도 이어졌다. 매트한 질감의 페일 핑크 입술은 적절하게 음영을 이루는 입체적인 얼굴 위에 매치되면서 세련되고 드레스업한 얼굴이 무엇인지를 말해주었다. 대표적인 백스테이지는 도나 카란과 오스카 드 라렌타.
WARM TO COOL : red lips
지난해 가을 불어닥친 클래식 열풍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 레드 립스틱은 좀 더 광대한 스펙트럼으로 재단장하여 올시즌에도 아티스트들의 팔레트를 장악했다. 우선 이국적인 트로피컬 오렌지 립부터. 낙천적인 기운으로 가득한 이 색상군은 템펄리 런던, 루이비통 등의 백스테이지에 따뜻한 햇살을 드리웠다. 보사노바 한 소절이라도 불러야 어울릴 듯한 이 입술은 사실 밀도 높게, 입술을 빼곡히 메운다는 느낌보다는 사랑스럽고 주이시하게 표현하면 쉽게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여기에 따뜻한 계절에 어울릴만한 촉촉한 광대뼈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트로피컬 오렌지가 행복하기 그지없는 코드였다면 블러디 레드는 좀 더 이성적이다. 매트한 질감으로 표현될 때 한 층 지적인 느낌을 자아내는데 돌체&가바나의 모델들이 특히 그렇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는 리치하고 매트한 립 컬러를 ‘레드 벨벳’이라 명하고 이 위로 결점없이 완벽하게 커버된 피부톤과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스모키 아이를 매치했다. 결과는? 미술작품을 연상시키는 고혹적인 마스크는 그들의 런웨이(런웨이 역시 미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를 우아하게 수놓았다.
마지막으로 딥 와인. 다분히 쿠튀르적인 요소가 많은 이 색상이 가장 돋보였던 백스테이지는 역시 디올. 1930년대를 연상시키는 얇고 인위적인 아이브로, 과장된 아이 메이크업, 하얀 피부와 어울린 다크한 와인 립은 클래식하고 짙은 여성성을 상징했다. 랑방 또한 마찬가지. 이번 시즌 선보인 붉은 계열의 입술 중 가장 어둡고 짙은 와인립을 보여준 이 백스테이지에서는 특별한 헤어 액세서리나 메이크업 장치 없이도 충분한 카리스마가 내뿜어졌다.
- 에디터
- 이지나
- 브랜드
- 크리스찬 디올 코스메틱, 클로에, 도나 카란 컬렉션, 막스마라, 발렌시아가, 폴 스미스, 마크 제이콥스, 오스카 드 라 렌타, 조나단 첼시, 루이비통,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니콜 파리, 랑방, 갈리아노, 닥스, 돌체 앤 가바나
- 디자이너
- 피터 솜, 앨리스 템펄리, 캐롤리나 헤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