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잡지

W

어쩌면 우리를 새로운 길로 안내할 오늘날의 비거니즘, 여성, 예술 주제의 잡지 3권 .

<비건 스모어>

그간 비거니즘에 관한 읽을거리는 정보 전달 위주의 글이 대부분이었다. 비거니즘을 실천하기 쉽지 않은 국내 환경에서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지속 가능성을 키워드로 다양한 콘텐츠, 제품, 서비스를 개발하는 ‘엔포레’에서 발행하는 <비건 스모어>는 누구나 따라 해보고 싶은 비거니즘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출간됐다. <비건 스모어>가 정의하는 비거니즘은 다양한 이유로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 그 너머의 철학까지 가리킨다. 비거니즘이라는 테두리 안에 식습관은 물론 업사이클링, 플라스틱 프리, 제로웨이스트 등 지구를 지키기 위한 모든 생활방식과 문화까지 아우르는 셈이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비거니즘을 소개하기 위해 10편의 인터뷰와 비건 공간 8곳을 소개하는 기사, 비거니즘을 실천하며 확장된 필자 저마다의 세계에 대해 전하는 에세이 6편을 담았다. 100% 재생지로 제작하고, 식물유 용제 함량을 높인 식물성 콩기름 잉크로 인쇄해 제본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도 최소화했다.

<아트콜렉티브 소격>

미술을 즐기는 편집인 8명이 만나 무게는 가볍고, 내용은 깊으며, 태도는 진솔한 미술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잡지 <아트콜렉티브 소격>을 창간했다. 창간호에선 현대미술사에서 지나칠 수 없는 개념미술가 바버라 크루거를 집중 조명했으며, 최근 발행한 3호 ‘팬데믹, 그리고 예술’을 통해선 팬데믹 시대에 예술이 갖는 의의에 대해 질문한다. 섣불리 예술의 미래를 왈가왈부하기보다는 역사상 이어져온 질병 쇼크에서 예술은 어떤 입장을 취해왔는지 되돌아보고, 급격한 변화에 직면한 지금을 사는 예술가들이 펼치기 시작한 활동을 들여다보며, 휴관과 재개관을 반복한 코로나 시대의 미술관 관람기 등을 다루며 지금 밟고 있는 현실과 밀접히 호흡한다.

<커먼>

수많은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20대 여성 넷이 모여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콘텐츠를 기획해 출판한 잡지가 〈커먼>이다. <커먼>은 세상의 고정된 잣대에 따라 여성을 구분 짓지 않고, 먼 이상이 아닌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감 있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는 생활 밀착형 잡지를 추구한다. 비혼 여성 셋의 생활기를 담은 ‘문예부 동거기’, 모든 사회문화적 자원이 서울로 쏠리는 ‘서울 공화국’의 씁쓸한 세태에서 벗어나 지방에서 슬기롭게 살아갈 것을 결정한 여성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지방에서 살고 있습니다’, 1990년대에 태어나 소위 ‘밀레니얼’ 혹은 ‘Z세대’라 불리는 여성 10명의 현재와 과거를 소소하게 담은 ‘여자친구들’ 등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라면 쉽게 공감할 이야기를 밀도 높고 재치 있게 담아냈다. 영화제에서 만난 편집인 넷이 의기투합해 만든 잡지인 만큼 마지막 기사로 다룬 ‘커먼 필름 아카이브’에서는 여성 서사를 감도 높게 그려낸 영화 100선을 만날 수 있다.

피처 에디터
전여울
포토그래퍼
김필순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