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포지티브 패션(Positive Fashion)’. 바로 내일의 희망을 위한 이야기다.
이제 패션의 화두는 핫한 트렌드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대혼란과 마비를 경험한 패션계는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를 더 강도 높게, 그리고 더 장기적으로 내다보게 되었다. 그중 다양성은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존의 가치를 낳고, 이는 다시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으로 확장되었다. 이를테면 스포츠웨어 매장에서 플러스 사이즈의 마네킹이 등장하고, 언더웨어 모델로 더 이상 매끈한 몸매의 여성만을 소비하지 않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특히 새해가 도래하며 다시금 미래를 위한 명제로 떠오른 ‘포지티브 패션(Positive Fashion)’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12월 3일, 영국패션협회가 주최한 ‘더 패션 어워즈 2020’는 포지티브 패션에 주목했다. 매년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리던 행사는 2021년 11월 29일로 연기된 채 디지털로 진행되었지만 그 관심만은 뜨거웠다. 이 어워드는 차세대 패션계의 발전을 위해 시행되는 영국패션협회(BFC)의 채러티 행사 중 하나. 올해 어워즈는 커뮤니티(Community)를 비롯해 사람(People)과 환경(Environment), 그리고 창의성(Creativity)의 네 가지 영역에서 ‘포지티브 패션’에 주목했으며 총 20개의 상이 수여되었다.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 킴 존스, 리카르도 티시 등과 브랜드 샤넬, 프라다, 스텔라 매카트니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데이비드 베컴을 비롯해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에서 다이애나비로 분해 열연한 배우 엠마 코린 등 유명 인사들 역시 디지털 필름에 출연하며 힘을 보탰다.
영국패션협회는 2018년 ‘포지티브 패션 위원회(Institute of Positive Fashion)’를 설립해 미래의 패션 산업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들을 독려해왔다. 패션 산업이 더는 지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나아가 지속 가능한 패션을 바탕으로 2013년 이후 ‘포지티브 패션’으로 공식화한 가치를 런던 패션위크와 패션 어워즈 등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모두를 위한 긍정의 패션이라는 가치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힘이 되길 바라는 건 그들뿐만은 아닐 것이다.
- 패션 에디터
- 박연경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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