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 영화의 영역을 넘나들 때. SNS 속 하나의 피드로만 지나치기 아쉬운, 패션 하우스의 필름.
영화를 위한, 영화에 의한
‘시네마테크’를 메인 테마로 삼은 로저 비비에(@rogervivier)는 올겨울 온통 영화로 가득하다. 붉은 조명 아래 등장한 배우 이자벨 위페르는 인터랙티브 무비 형식의 게임으로 여정을 이끈다. 방문자들은 그 수수께끼에 답하며 열쇠를 찾는다. 정답을 맞히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만 틀린 답을 고르면 다시 돌아가는 식이다. “영화의 세상에 빠져드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어요.”
꾸준함의 힘
여성의 이야기를 담는 미우미우(miumiu.com) 우먼스 테일이 20번째 필름을 선보인다. 프랑스 감독 마티 디옵이 홈 무비 형식으로 담은 <인 마이 룸>은 고립된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는 스토리로, 지난 베니스 영화제 독립영화 부문에서 상영됐다. “팬데믹 상황에서 영화 제작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직시하게 하는 도전 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와 실체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2021 S/S 시즌을 구상한 페라가모(ferragamo.co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폴 앤드루. 올봄 집에 틀어박혀 본 영화, <마니>, <더 버드>, <버티고>에서 느낀 묘한 감정을 생동감 넘치는 컬러, 테크니컬한 소재와 방식으로 녹여냈다. 그렇게 히치콕의 진화적 방식으로 감독 루카 과다니노의 단편영화가 탄생했다.
태양은 가득히
처치스(@churchs)도 온라인 런던 패션위크의 일환으로 단편영화에 뛰어들었다. ‘디어 토마스..(Dear Thomas…)’로 명명한 필름은 영화 <미스터 리플리>의 무드와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세 명의 남녀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여름의 추억을 꺼내는 지중해의 광활함과 모던한 모습, 미묘한 감정은 처치스 슈즈와 대조를 이루며 잔상을 남긴다.
- 패션 에디터
- 이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