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하이어뮤직레코즈의 아티스트 전원이 모였다. 의미 짙은 첫 컴필레이션 앨범 발매를 앞두고, 이들의 시작인 박재범과 함께.
하이어뮤직의 아티스트 전원이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 모이기로 한 날, 날씨가 거짓말처럼 바뀌었다. 아침부터 오전 내내 분명 금방 비가 내릴 듯이 대기가 가라앉아 있었는데, 촬영장으로 걸어가는 길에 해가 나기 시작했다. 아티스트 12명 중 가장 먼저 스튜디오에 도착한 선발대는 하온과 빅나티(서동현), 그리고 <더블유> 화보를 통해 처음 존재를 공개하는 트레이드 엘이었다. 셋의 평균 나이는 18.6세다. 하이어뮤직에서 가장 파릇한, 어쩌면 레이블의 미래가 될 존재들이 논현동에 나타나니 동네가 환해지는 우연. 시간 차를 두고 선수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전날 밤까지 뮤직비디오 촬영을 했고, 하루를 <더블유>에 내어준 후 다음 날 다시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전 직원이 진지하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8월이면 하이어뮤직 이름으로 첫 컴필레이션 앨범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금 하이어뮤직에는 서로 의지하면서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가 강해요. 이제 하이어라는 브랜드를 증명하고 더 확실히 보여줘야 하는 타이밍인 거죠. AOMG도 초반에는 이런 분위기였어요. 아이돌 하던 박재범을 의심하는 시선 속에서 인정받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았으니, 더 뭉쳤죠. 이제는 각자 독립적으로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단계이고요. 하이어뮤직의 모든 아티스트도 곧 그렇게 될 거예요.” 넓은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며 모두에게 한 번씩이라도 말을 걸던 박재범이 말했다. 박재범이 글로벌 힙합 레이블을 꿈꾸며 만든 하이어뮤직은 2017년 여름 출범했다. 박재범이라는 공통 분모 때문에 AOMG의 산하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지만, 두 레이블은 별개다. 굳이 비교하자면 AOMG보다 ‘영’한 이들이 이곳에 있고, 이제는 AOMG도 내보지 못한 컴필레이션 앨범을 낸다. “하이어뮤직이 커지면서 어떻게 하면 이 모두가 다 같이 빛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 답이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이었어요.” 하이어라는 브랜드의 수준과 저력을 보여줄 이 앨범은 각각 15개 정도의 트랙이 담긴 두 파트로 구성된다. 묵직하면서 힙합 본연의 멋과 진심을 담은 파트 1, 상대적으로 가볍고 팝 느낌에 가까운 파트 2다.
화보 촬영일은 식케이가 군 입대하기 3일 전이기도 했다. 촬영장에서 우리가 할 중요한 일 중 하나는 바로 ‘삭발식’이었다.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럭셔리 브랜드의 주얼리를 조심히 다루듯 머리 깎는 기계를 꺼내놓았다. 바로 다음 날 뮤직비디오 촬영이 있기 때문에 식케이는 완전 삭발보다 ‘디자인’이 조금은 있기를 원했다. 어려운 미션을 받아든 건 박재범이 다. 그가 비장하게 ‘작업’을 시작하자 모든 아티스트와 현장 스태프들이 진을 친 채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사전에는 시끌벅적하고 유쾌한 장면이 연출될 거라 상상했지만, 꽤 긴장감이 흐른 시간. 이왕 깎는 김에 시원하게 다 밀어버린 전 과정을 우리는 유튜브용 영상으로 담았다.
“저는 일할 때 모든 걸 바쳐요. 이렇게 화보 하나 찍을 때도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 성사됐는지 알기 때문에 저를 쏟아 부으려 해요. 그만큼 주변인들에게도 열심히 하자고 총대 메며 말하고요. 최근에 ‘사람은 어차피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사랑을 해도, 가족과 친구가 있어도 죽을 때는 혼자 죽는 거예요. 사는 동안에는 후회 없도록 순수하게 나를 다 바쳐야죠.” 몇 달 전 오프화이트 쇼에서 버질 아블로를 만나고 온 ‘허슬 라이프’의 아이콘 식케이가 ‘혼자’를 말했다. 그는 6월에 정규 앨범 <Headliner>를 발표했다. ‘깡’ 리믹스 음원을 냈고, ‘깡’ 멤버들과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출연했고, 컴필레이션 앨범 작업까지 마쳤다. <더블유> 화보 촬영일 다음 날 뮤직비디오 촬영을 밤까지 하고 바로 입대하는 수순이다. “원래 3월 입대였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된 사이에 ‘깡’을 하게 되고… 운명이 이끄는 대로 노력하면 기회는 주어지는 것 같아요.” ‘음악’이라고 할 때 비주얼과 퍼포먼스 등 모든 것을 한 패키지로 연상할 줄 아는 식케이는 훗날 다른 아티스트의 앨범 전반을 디렉팅하는 프로듀서, 제작자가 되길 그린다. ‘깡’ 리믹스 역시 최근 비의 곡 작업을 하며 비와 교류하던 식케이가 즉흥적으로 제안한 끝에 만들어낸 결과다. 컴필레이션 앨범 작업을 의논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 박재범, 식케이, pH-1, 그리고 하온이 있었다. 분위기를 환기하려 아이디어처럼 나온 리믹스 작업 이야기에 모두가 그 자리에서 바로 가사를 쓰고 녹음까지 마쳤다.
“‘깡’ 리믹스를 발표한 날, 음원 차트에서 50위 정도부터 아래 순위로 훑어봤어요. 안 보이더라고요. 즐거워서 한 작업이니 그럴 수 있지 싶었는데, 훨씬 윗줄에 ‘깡’ 리믹스가 있었어요. 9위로 진입한 거죠.” pH-1은 마침 그날이 하이어뮤직 3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여러모로 ‘경사’였다고 기억했다. 어떻게 하면 커리어를 한 단계 위로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하던 나날 중의 일이다. 부드러운 음색을 지닌 그는 박재범이 예전부터 인터뷰 자리에서 추켜세우던 인물이다. 미국에서 홀로 한국에 들어와 보낸 지난 몇 년, 그는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주변에 사람이 늘었지만 그 안에서 어디에도 진정 속해 있지 않다고 느끼기도 한다. “인간 박준원을 사랑해주고 마음을 열어놓을 수 있는 관계는 많이 없는 듯해요. 악플이나 안 좋은 익명의 메시지들 때문에 멘탈이 무너지기도 하고요. 어떻게 하면 이 외로움과 안 좋은 말들로부터 견고해질 수 있을지.” 몇 년 전 박재범은 일이 안 풀려 고민하던 그에게 다 ‘때’가 있다고 말해줬다. 올해 초 pH-1이 첫 단독 콘서트를 할 때, 둘은 앙코르 무대로 ‘주황색’을 같이 불렀다. 박재범은 마이크를 쥐지 않은 한 손으로 객석 가득한 관객 쪽을 가리켰고, 눈으로는 pH-1을 바라보며 이렇게 랩을 뱉었다. “pH-1 생각나? 네가 예전에 고민을 했잖아. 내가 다 때가 있다 했잖아. 지금 봐 나 점쟁이인가봐.” 고민의 날을 보내는 pH-1은 소름 돋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던 그 순간만큼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지금 고민이 많은 사람은 여기 또 있다. 더는 <고등래퍼>의 자퇴한 고등학생이 아닌 하온, 그리고 작년 <쇼미더머니>를 통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등장한 빅나티. “고민되고 힘든 포인트가 단지 음악 하나만은 아닌 것 같아요. 그저 날씨처럼 제가 있는 곳에 따라오는 것들이 있어요. 날씨를 어찌할 수 없듯이 그냥 받아들여야죠.” 하온이 그의 성에 차는 만큼의 음악을 꾸준히 한다면, 그는 힙합 신의 철학자가 될 것이다. 비와이가 ‘하느님’에 배리에이션을 준다면, 하온은 명상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서사적으로 가사에 녹이려 한다. 최근에는 ‘명상은 생각을 버리는 일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명상과 사유가 함께 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는 소식이다. 막히는 일이 있을 때마다 유튜브 대신 책을 찾는 스물한 살. 빅나티는 대원외고에 입학하기 전, 어머니가 들려준 빈지노의 ‘달리, 반, 피카소’를 듣고 힙합과 만나버렸다. 인생 첫 무대 경험인 <쇼미더머니>에서 한창 주목받을 때 빅나티에게 가장 먼저 프러포즈를 한 곳이 하이어뮤직이다. 싱잉 랩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으니 첫 앨범은 싱잉 랩으로 가야 할까? 행복해서 음악을 하는데, 몇 년 못 가서 흥미가 떨어진다면? 음악을 위해서 공부를 제대로 해놓지 못했을 그때가 닥치면 과연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 요즘 그의 머릿속엔 남들에게 쉬이 꺼내놓을 수 없는 가정법들이 혼재한다. 레이블과 계약하며 더는 아마추어가 아닌 길로 진입한 그에게 부모님은 ‘너무 늦게 자지는 말 것’ 정도를 당부했지만, ‘정말 이 길이 맞을까’ 라는 물음표를 가지고 그를 바라볼 것이다. “저는 외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거나 다른 사람들 때문에 흔들리는 편이 아니에요. 그냥 저 혼자의 고민이 많아요. 원래는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 앨범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작업해뒀어요. 작업을 할 때만은 행복하기 때문에, 막상 앨범에는 고민 많은 분위기가 묻어나지 않을 거예요.”
‘하이어뮤직에 아직 비공개 존재인 10대가 있다더라.’ 일부 힙합 팬들 사이에서 올해부터 띄엄띄엄 돈 소문이다. 소문은 사실이다. 하이어뮤직은 트레이드 엘을 <더블유> 화보를 통해 공식적으로 소개하려 했다. 그의 이력을 요약하면 이 정도다. ‘현재 고1. 음악은 무조건 힙합만 좋아했음. 문득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서 중3 때 마이크를 구매함. AOMG의 공개 오디션 방송이었던 <사인 히어>에 지원했으나 지극히 초반에 탈락함.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린 음악을 들은 박재범으로부터 2019년 10월 영입을 제안 받음.’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트레이드 엘은 모두의 예상보다 큰 비중으로 참여한다. 들어보고 부족하다 싶었으면 더 성장하길 기다렸겠지만, 손색이 없었다는 게 박재범의 설명이다. “재범이 형을 처음 만났을 때 아주 어색할 줄 알았는데 형이 친구처럼 말 걸어줬어요. 밥 먹었냐고.” 대중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아는 사람은 아는 존재로 디제이 써밋도 있다. 그는 친구인 식케이의 무대에 디제이로 함께 오르던 걸 시작으로 하이어뮤직의 아티스트들 무대에 함께했고, 이제는 프로듀서로 영역을 넓히려 한다. “최근에 그동안 제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게 됐어요. 클럽 신을 비롯해서 여러 아티스트와 함께 무대를 했는 데도 제 흔적이라고 할 만한 게 거의 없더라고요. 디제이를 하며 많은 음악을 들었으니 이제 직접 비트를 만들어볼 수 있겠다 싶어서 올해 1월 1일 첫 곡 작업에 들어갔어요.” 너무 센 음악보다 듣기 편한 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음악 취향처럼 말을 할 때도 부드럽고 조곤조곤했다. 하이어뮤직의 관계자는 써밋을 ‘디제이계의 아이돌’이라고 표현했다.
골든은 최근 종영한 <보이스 코리아 2020>에서 김지현이라는 본명으로 참가해 우승했다. 우리가 대화할 시점에는 경연이 한창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그는 제작진의 요청에 따라 말을 아꼈다. “전부터 뭐든 하자, 할 거면 다 하자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관객이든 만족시키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누구 앞에서든 당당하게 부를 수 있는 수준이 되고 싶고요. 군대에서는 농사를 하다 구경 온 할아버지들 앞에서도 공연했죠.” 가수들의 공연 스케줄이 모두 취소될 수밖에 없었던 최근 몇 달, 그는 태어나서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었다고 했다. 아티스트로서 지금 가장 고민하는 지점을 물었을 때는 ‘생존’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생존 문제와는 별개로, 가수에게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와 그 기회가 절실하다. 골든이 서바이벌 방송에 출연하는 걸 의하해하는 사람이 많았겠지만, ‘뭐든 해보자’ 주의인 그에게 궁극적으로 중요한 건 무대와 기회 자체였을 것이다. “저, 사실 R&B 보컬을 꿈꾸며 음악을 시작했어요.” 독특한 헤어스타일 때문에 스튜디오 안에서 가장 튀었던 우디 고차일드의 말이다. 그가 R&B를 구사하는 모습은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데, 개성 강한 래퍼 세계에서도 유니크한 아이콘인 그의 모든 스타일 역시 상상 가능한 영역은 아니다. “저도 제 음악을 하면서 회사에 도움도 되고 싶은데, 아무래도 하이어뮤직 팬덤의 덕을 많이 보는 기분이었어요. 저만의 세계를 구축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죠. 그러다 이제야 막 알을 깨고 나오는 기분인데 컴필레이션 앨범 작업을 하게 됐어요. 제 리듬에 방해받는 건 아닐 지 걱정도 했지만, 경험해보니 단체 작업이 굉장히 큰 리프레시가 됐어요.” 우디 고차일드는 그 유니크함을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스타일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는 딜레마가 있다. ‘우디 고차일드의 앨범은 과연 언제 나오냐’는 힙합 팬들의 시선을 아는 채로, ‘허세’가 없이 자기의 현 상태를 담담히 이야기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프로듀서인 그루비룸과 우기는 앨범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의 자격으로 하이어뮤직에 속해 있다. 우기는 과거 보컬을 한 경험도 있기 때문에 보컬 디렉팅하는 일에 비교적 수월하다. 그가 어릴 적 클래식 타악기를 했다는 건 신선한 정보다. “다른 아티스트의 음악을 프로듀싱하는 건 맞춤 정장을 만드는 일 같아요. 제 음악을 만들면서 아티스트를 찾을 때는 그 사람이 잘 보여주지 않았어도 제 눈에는 보이는 장점을 끌어 내려 하죠.” 우기가 작업한 다른 아티스트들의 곡 여러 개가 하반기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힙합 신에서 가장 핫한 이름 중 하나였던 그루비룸은 이제 생로랑 쇼에 초대받는 프로듀서 듀오가 됐다. 매해 초마다 한 해의 굵직한 목표를 세우고, 거기서 작은 줄기를 뻗어가는 식으로 계획을 잡는다는 그루비룸의 2020년 큰 주제는 ‘챕터 2’다. “우리가 목표 달성을 너무 이른 시점에 한 면이 있어요. 음원 차트, 대중적 브랜딩, 같이 작업하고픈 아티스트 등에 관한 버킷리스트가 있었는데 웬만한 걸 다 이뤘어요. 그러다 해외 페스티벌 무대를 경험하고 프라이빗 파티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재밌는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재범이 형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더라고요. 웬만큼 유명한 패션 피플과 음악계 사람이 다 재범이 형을 알고 있었어요(휘민).” 작년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EDM 페스티벌인 EDC 라스베이거스 무대에 선 이들에게 새롭고 뜨거운 스파크가 튀고 있는 것 같다. 그루비룸의 챕터 2는 디제이로서의 커리어다. 더 큰 무대에서, 남의 음악보다 그루비룸의 음악으로, 제대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붙기 시작했다. “뭘 하든 반짝 핫한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꾸준하게, 우리가 지금 멋있다고 생각하는 걸 하려고요. 사람들 귀를 의식하기보다 우리가 좋은 앨범을 만들 거예요. 페스티벌에서 우리 음악만으로 다 채울 수 있다면 좋겠어요(규정).”
‘아이돌을 하다 힙합을 하고, 레이블 두 개를 만들고, 아티스트로 미국의 락 네이션과 일하고, 갱스터부터 화려한 파티에서 만난 재벌까지 겪어본 유일무이한 사람.’ 박재범은 자신 같은 사람이 또 없다고 했다. 요즘 그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은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의 문제다. 맡은 역할이 많고, 그를 부르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그거 부자들의 전형적인 고민 아니냐고 했더니 그가 바로 답했다. “아니죠. 돈은 벌면 되는 거라고 옛날부터 생각했어요, 벌 자신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시간은 벌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잖아요.” 이제 그는 ‘이 위치에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을 고민한 다. 가수로서는 은퇴할 때가 됐다는 말도 종종 했다. 시간이 지나 아이돌을 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남자 아이돌은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팀 분위기는 어때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멋지게 보이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커리어를 시작하는 단계인 어린 친구들에게 주변 사람의 음악적 태도부터 평상시 말투 하나가 끼치는 영향이 중요하다는 걸 염두에 둔다. 그라면, 재능 있는 10대를 하이어뮤직 안에서 어느 정도 보듬어주고 싶어 했을 것이다. 래퍼와 보컬, 프로듀서, 디제이,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 하이어뮤직은 이제 넓고 높게 간다.
“식케이, 그루비룸과는 옐로즈 맙이라는 크루로 같이 활동했어요. 우리는 같은 회사의 동료라기보다 기본적으로 친구 사이예요. 친구들이 성장하는 걸 보면서 저도 영향을 받았죠. 디제잉을 하다가 프로듀싱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유명하고 실력 있는 프로듀서들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저에게 아주 큰 의미이고 행운이에요.” _DJ 써밋
“컴필레이션은 2020년 현재 하이어뮤직 아티스트들의 색과 에너지를 기록한 앨범이 될 거예요. 우리는 나이부터 커리어나 음악적 색깔이 다 다르거든요. 그런 개개인이 모여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볼 수 있을 거예요. 많은 수의 멤버가 서로 모두가 듣는 앞에서 녹음하는 상황을 거치면서 한 단계 성장한 면도 있어요 .”_ pH-1
“저에게 하이어뮤직은 ‘로또’이자 확실한 터닝포인트죠. 하이어를 만나기 전에 속한 크루가 제 전부이자 가족이었는데, 저에게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 거예요. 지난 3년 동안 이곳은 주춤한 적도, 위기나 시련도 없이 발전만 했어요. 회식할 때면 직원 수가 훨씬 많아진 걸 체감해요. 이제는 우리가 정말 대가족이 됐구나…” _우디 고차일드
“하이어뮤직과 관련한 일이라면 저는 주저하며 갈등하는 경우가 없어요. 그 모든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든 걸 다 신경 쓰고 싶어요. 군대 가 있는 동안 힙합 신에 많은 변화가 있겠죠. 확실한 건 어차피 제 자리는 아무도 못 건드린다는 거예요.” _식케이
“음악계 언저리에서 맴돈 지 20년이지만, 혼자 음악을 하던 일과 데뷔해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일은 완전히 다른 얘기예요. 열심히 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생각해요. 열심히,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중요해요 .”_골든
“나 같은 사람은 유일해요. 잘난 척하려는 게 아니라 사실이 그래요.” _박재범
“원하는 대로 살고 있어요. 지금 상태에 200프로 만족해요. 하지만 고민은 많아요 . 물리적인 시간은 학교에 쓰면서 정신은 음악에 더 쏟고 있어요.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런데 우리 행복하려고 살잖아요. 적어도 지금의 저는 음악 만들 때가 제일 행복해요 .”_빅나티
“작업을 할 때면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최대한 가까운 분위기의 영상을 틀어놓고서 해요. 마치 영화 음악을 만드는것 처럼요. 깔끔하고 예쁜 소리보다 거칠고 질감 있는 음색을 좋아하고요.” _우기
“지난 몇 년간 정말 치열하게 살았어요. 곡을 많이 만드는 것도 중요했죠. 문득 이런 치열함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싶었어요. 평생 치열하게만 살 수는 없는 일인데, 그 에너지가 조금이라도 꺾이면 인스턴트 식품처럼 다른 작곡가와 대체되어버릴 수 있잖아요. 2020년을 시작하며 세운 목표는 그루비룸의 ‘챕터2 ’예요.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큰 무대로 나아가려 해요.” _그루비룸의 규정
“지금 고등학교 1학년이에요. 초등학생 때부터 힙합 음악만 좋아했어요. 가장 좋아하는 레이블은 줄곧 하이어뮤직이었고요. 그런데 어느 날 재범이 형한테 DM이 왔어요.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린 음악 잘 들었다며 만나보자고요. 음악 시작한 지는 이제 1년 반도 안 됐어요. 이게 말이 되는 일이에요? ” _트레이드 엘
“저는 ‘명상’이 앞으로 커피처럼 될 것 같아요. 많은 유명인이 명상을 해요. 그걸 안다면 누구나 호기심을 가질 거예요. 세상은 오감으로 이뤄져 있어요. 오감이 없으면 오감을 인식하는 나만 남죠. 그런 나를 내가 바라보는 게 명상이에요. 내가 대체 누구인가, 모든 감각이 없어진다면 나라는 존재는 뭔가, 그걸 찾는 과정이죠. 제가 랩으로 할 이야기는 그렇게 깨달은 진리에 관한 것밖에 없어요.” _하온
“컴필레이션 앨범 작업에서 그루비룸이 가장 중점을 둔 건 ‘협업’이에요. 해외에서는 한 곡을 위해 두 자릿수의 작곡가들이 같이 작업하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그런 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최대한 많은 작곡가를 곡에 참여시키면서 단체라는 느낌이 우러나게 했어요.” _그루비룸의 휘민
- 패션 에디터
- 김민지
- 피처 에디터
- 권은경
- 포토그래퍼
- 이준경
- 헤어
- 이현우
- 메이크업
- 백은영
- 스타일리스트
- 김선영(제이팍, 그루비룸, pH-1, 골든, 우디 고차일드, 하온, 우기, 빅나티, DJ 써밋, 트레이드 엘), 박안나(식케이)
- 주니어 에디터
- 허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