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선글라스, 나에게 어울릴지도?

장진영

패션 피플만 착용하는 줄 알았던 선글라스. 나에게 찰떡일지도?

여기 엄청난 선글라스들이 있다. 그저 재미있는 눈요깃거리 정도로 여겨도 된다. 패션은 즐거운 것이니까. 하지만 혹시 모르지 않나. 매일 평범한 선글라스만 고집해왔던 당신이 어쩌면 이들의 주인일지도! 용기 내는 자, 패션 피플이 될지어다.

1 귀요미 형

2020 S/S 시즌 런웨이에서, 휴고 보스는 고글처럼 동그란 선글라스를, 꾸레쥬는 매직아이의 안경을 연상시키는 네모난 선글라스를, 안나수이는 아기 천사의 날개 모양 같은 선글라스를 선보였다. 귀여운 매력을 가진 선글라스들이지만 ‘내돈내산’하기엔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 아이템들.

그렇다면 하트모양 선글라스는 어떨까? 하트 선글라스를 낀 채 장난끼 넘치는 포즈를 하고 있는 어렸을 적 빛 바랜 사진 한 장쯤 있지 않나. 생로랑의 하트 모양 선글라스는 처음 선보인 이후, 인기에 힘입어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아이템이기도 하다. 캣츠 아이가 부담스럽 다면, 구찌나 발렌시아가의 동글동글한 선글라스도 눈겨여 볼 만 하다. 아무런 포인트가 없는 룩이어도 이 선글라스들 하나면 강렬한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을 것.

2 세기말 형

말 그대로 세기말 감성 듬뿍 서린 선글라스들이다. 독수리 오형제가 떠오르는 베르사체, 금방이라도 외계 언어를 중얼거릴 듯한 릭오웬스, 최첨단 기술로 사람의 속마음까지 꿰뚫어 볼 것만 같은 발맹까지. 패션의 길은 이렇게 멀고도 험난한 것일까.

하지만 릴리 로즈 뎁을 보면 활용하기 어려워 보이는 고글형 선글라스도 충분히 리얼웨이에 적용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선글라스가 워낙 센 탓도 있겠지만, 패션쇼 특성상 가뜩이나 센 선글라스를 더욱 ‘사이보그’스럽게 연출한 탓에 어렵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는 뜻. 얼굴형 때문에 릴리 로즈 뎁의 선글라스처럼 얼굴에 붙는 형태가 부담스럽다면, 펜디의 고글 선글라스처럼 편평한 것으로 선택하면 얼굴이 작아 보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옅고 부드러운 컬러를 선택해 전위적인 분위기를 완화해주는 것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

한편, 포멀한 룩에 스포티한 무드를 믹스매치한 마린세르의 2020 S/S 런웨이 룩도 참고할 만하다. 스포츠 선글라스를 굳이 얼굴에 쓰지 않고 머리띠로 활용한 룩도 쿨하다. 단, 옷의 분위기가 무겁고 진중해 보여야 한다는 점이 포인트다.

3 레트로 형

세기말 형이 너무 미래적이어서 손이 가지 않았다면, 너무 옛날 스타일이어서 어렵게 느껴지는 레트로형 선글라스도 있다. 특히 2000년대에 유행했던, 얼굴의 반을 덮을 정도로 프레임이 큰 빅 사이즈 선글라스가 그렇다.

레트로 형 선글라스를 시도하고 싶다면, 룩을 모던하게 입는 것이 중요하다. 패턴이 잔뜩 들어간 옷을 입는 순간 리얼 ‘올드 패션’이 될 수 있다. (진정한 레트로 스타일을 즐기고 싶다면 오히려 이런 룩들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깔끔한 셔츠 혹은 수트 룩에 매치하면 심플하면서도 ‘부내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특히 디올의 2020 F/W 런웨이나, 펜디의 2020 S/S 런웨이는 큰 프레임 선글라스 스타일링의 좋은 예다.

2020 S/S 시즌 구찌나 포츠1961의 런웨이 룩처럼 볼드한 안경줄을 함께 매치하는 것도 트렌드다. 기존과 다르게 굵고 큼직한 안경줄 을 선글라스에 연결해 룩에 포인트를 주면 힙해보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

뭐든 시도해보자. 시작이 절반일 테니.

패션 에디터
장진영
사진
James Cochrane, Courtesy of Dior, Louis Vuitton, Gucci, Website matchesfashion.com, Instagram @bat_gio, gentlemonster, lilysore_depp, 출처 W web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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