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포토그래퍼 1세대를 대표하는 한국 사진가 구영준이 거리를 떠나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여자를 데리고. 패션계의 스포트라이트에 고갈됐던 톱모델들은 외부의 시선이 차단된 방 안에서 더욱 말갛게 반짝거린다.
DJ & MODEL & BLOGGER SITA ABELLAN @sitabellan I’M KOO 아임 쿠, 혹은 구영준.뉴욕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1세대 스트리트 포토그래퍼. 패션계의 얼음 여인 애너 윈투어를 거리에 세워두고 촬영하고, 디자이너 니콜라 포미체티, 모델 기코와 한느 개비, 뮤지션이자 디자이너 엠부시와 윤, 블로거 토미 톤과 수지 버블 등 영향력 있는 패션 피플과 사진을 통해 인연을 맺고, 나아가 그 자신도 후대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에게 영감을 주는 피사체가 된 인물. 최근 거리에 나가보면 찍을 사람보다 찍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인 것을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스트리트 사진이 일반화되었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놓고 찍은 사진을 여럿 두고 구영준의 것을 골라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장 패셔너블한 사진을 고르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본질이 ‘패션’에 있다는 점을 한시도 잊지 않는다. 구영준의 개인 웹사이트(www.iamkoo.com)에서는 ‘1초의 승부’인 스트리트 사진 외에도 오랜 시간 공들여 찍은 것이 분명한 컷도 볼 수 있다. 더블유에 소개한 ‘Chilling Out’ 사진 역시 이 시리즈의 연작으로, 톱모델들의 순도 100%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고자 한 작업이다. 작업의 방법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스트리트를 촬영하는 시간 외에 실내에 있거나 밤인 경우도 있던 터라, ‘일터’인 스트리트를 벗어났을 때 친구들과 놀면서 하나둘씩 촬영한 것이다. 사적인 사진에 좀 더 애착을 갖게 되면서 기획과 셋업 단계를 거쳐 촬영을 했는데, 이게 2년이 넘다 보니 꽤 많은 결과물이 쌓이게 되었다. 이 작업에는 주로 35mm 필름을 사용했다. 옷을 입을 때도 여러 가지 룩을 시도하는 것이 구영준의 스타일이듯, 사진에서도 여러 도구와 방법을 통해 다양한 톤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