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코폴라, 마거릿 퀄리, 테일러 러셀, 마린 백트가 모인 이곳은? 영화 촬영 현장을 방불케 한 사넬 19백 캠페인 현장.
1955년 2월 마드무아젤 샤넬은 2.55백을 디자인해 모던한 여성들의 일상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60여 년이 지난 2019년,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샤넬 19백을 디자인했다. 클래식이 된 2.55에 경의를 표하며. 그 외형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먼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2.55의 퀼팅 가죽 부분의 간격이 넓어졌다. 맥시 사이즈의 다이아몬드 퀼팅 디테일이 생긴 것. 여기에 백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더 부드러운 레더 가죽이 표면을 이불처럼 덮었다. 마치 푹신한 소파나 베개처럼 말이다. 부드러운 가죽 가방을 어깨에 메고 걷거나 뛰어도 백이 몸에 주는 충격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이와 함께 외형적으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바로 골드 메탈 소재의 커다란 커브 체인인데, 이는 현대 여성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커피, 핸드폰 등 손에 들 것이 많아진 요즘, 두 손을 자유롭게 해줄 체인 손잡이를 고안한 것. 체인 손잡이는 편리함뿐 아니라 드는 방식의 다양성을 제안해 샤넬 백을 드는 여성이 본인의 개성을 발휘하게끔 한다. 바로 모든 하우스 브랜드에서 중시하는 클래식의 고유함을 잃지 않고, 현대적인 실용성을 더해 그 가치를 증명하고 진화시키는 바람직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샤넬의 19백이 더 의미 있는 건 견고한 하드웨어 안에 매 시즌 새로운 시도를 넣어 변화를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티스틱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최근 소피아 코폴라와 함께 사넬 19백의 캠페인 촬영을 마쳤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샤넬 고유의 클래식함은 다양한 성격이나 취향과 어울릴 수 있고, 어떤 여성이 들어도 멋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마거릿은 활달한 생기가 가득하고, 테일러는 발랄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마린은 정의하기 어려운 프랑스적 아름다움을 지녔죠.” 소피아 코폴라가 개성 넘치는 세 명의 캠페인 걸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했다.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 출연하며 주목받은 배우 마거릿 퀄리(Margaret Qualley), 트레이 에드워드 슐츠(Trey Edward Shults)의 <웨이브스(Waves)>의 주인공 테일러 러셀(Taylor Russel), 그리고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 앤 뷰티풀>의 주인공인 마린 백트(Marine Vacth)가 바로 이번 캠페인의 주인공이다. 이 세 뮤즈는 저마다 개성을 지닌 다양한 현대 여성을 대변한다. 샤넬의 오랜 친구이자 뮤즈인 마린 백트는 샤넬 백의 포인트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다.
“샤넬 19백은 비비드한 컬러와 톤이 눈길을 사로잡아요. 즐거운 에너지를 주고, 절로 웃음 짓게 해요.” 그녀의 말처럼 샤넬 19백의 컬러는 밝은 컬러로 가득하고, 이로 인해 긍정의 에너지가 넘친다. “샤넬 19백은 시대를 초월하는 동시에 명량한 기운이 가득하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즐기는 내 성격과 맞는 것 같다.” 톡톡 튀는 신예 배우 테일러 러셀의 말처럼 샤넬 19백은 커다란 다이아몬드 퀄팅과 오버사이즈 CC 잠금장치로 과감한 도전을 감행했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머물러 있는 브랜드는 낙후될 수밖에 없다. 샤넬은 언제나 늘 미래를 향해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샤넬의 뮤즈들은 그런 의미에서 버지니 비아르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마거릿 퀄리의 말은 깊은 울림을 준다. “그의 디자인을 입을 때, 최고의 내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샤넬을 살 때, 우리는 물리적인 의미의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다. 샤넬은 최고가 된 것 같은 기분, 나를 더 자유롭고 강하게 해주는 기분,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태도를 함께 준다. 샤넬은 여성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이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사랑하게 하며 행복을 안겨준다. 게다가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한다. 샤넬은 당대의 모든 여성을 위해 계속 전진하고 있다.
- 패션 에디터
- 김신
- 사진
- JOJO WHIL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