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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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기본적이며, 여성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프리폴 컬렉션의 세계. 반년 뒤에나 찾아올 가을을 기다리며 낮과 밤을 기준으로 2020 프리폴(PreFall) 컬렉션을 들여다봤다.

도심을 활보하는 낮

계절을 가르는 두 번의 메인 컬렉션 외에 철저하게 현실성에 집중한 리조트와 프리폴 컬렉션. 일상생활을 떠받치는 라이프스타일을 돌아보는 프리폴 컬렉션은 이국적인 휴양지나 일상을 벗어난 낭만성이 깃든 리조트 컬렉션보다 더 현실적인 드레스업을 제안한다. 몇 시즌을 지나도 매일 손이 가는 데일리 룩을 제안하면서 스트리트 웨어와 차별화를 두는 방식으로 하우스의 가치를 담아내는 만큼 고급스러운 스타일링의 지침서가 되기도 한다. 이번 프리폴 시즌의 낮을 해석하는 테마는 60년대풍 미니 룩과 뉴 보헤미안, 셋업 슈트로 압축된다. 상의는 크게, 하의를 짧거나 슬림하게 입는 하의 실종 룩이야 늘 유행한 스타일이지만 이번 시즌 발렌티노, 디올, 펜디, 마크 제이콥스, 베르사체 등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은 모두 부츠를 신어 60년대 모즈 룩 분위기를 강조했다는 점. 에트로스텔라 매카트니, 보테가 베네타, 구찌 등은 프린지와 판초, 혹은 이국적인 패턴을 일상적인 아이템에 결합한(이를테면 니트와 스웨이드 코트) 룩을 제안한다. 워킹 우먼을 위한 슈트 룩도 빠질 수 없다. 스커트 보다 팬츠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레이 슈트 룩의 디올이자벨 마랑, 캡과 네온 컬러 이너로 스트리트 무드를 접목한 오프화이트, 강렬한 붉은색 슈트 룩을 선보인 디스퀘어드2구찌, 막스마라, 아빠 슈트를 입은 듯한 오버사이즈 형태의 발렌시아가, 현대적인 스타일링의 수트룩을 선보인 3.1 필립림아티코를 확인할 것. 물론 캐주얼한 프린트 티셔츠는 셋업 슈트에도 어색함 없이 어울린다는 불변의 진리도 확인할 수 있다.

화려한 거리와 침실을 오가는 밤

크리놀린이나 티어드 스타일, 주름을 풍성하게 부풀려 둥글게 만든 패니어 등등. 2020 S/S 컬렉션에 등장한 트렌드 중 하나인 과장된 장식성은 낮이든 밤이든 그대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프리폴 컬렉션에서는 과장된 실루엣과 장식을 반으로 덜어내면서 실용적인 접근을 시도하는데, 큼지막한 러플은 자잘한 프릴로, 층층이 이루어진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한 실루엣으로, 아코디언을 연상시킨 주름 장식은 부드러운 드레이핑으로 변형해 제안한다. 1980년대 공상과학 소설의 표지와 판타지 영화 포스터를 재해석한 루이 비통와 프로엔자 스쿨러의 고대 그리스 여성의 튜닉을 연상시키는 드레이핑 드레스가 그렇다. 펜디의 시스루 드레스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귀네스 팰트로가 입어 일찍이 포착되었다. 실루엣에 힘을 빼고 이들이 택한 장식성은 반짝이와 깃털. 모스키노구찌, 발렌티노, 마이클 코어스, 디올, 샤넬, 갈반 등의 경우다. 밤새 클럽과 거리를 전전하다 집으로 오면 애프터 파티가 이어진다. 에밀리오 푸치마이클 코어스, 로샤스, 발렌시아가, 샤넬, 질샌더, 드보에서 제안한 슬립 드레스와 실크 가운, 파자마 드레싱은 해 뜰 때까지 달릴 준비가 된 여성을 위한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룩이다.

패션 에디터
이예진
사진
JAMES COCHRANE, GETTYIMAGES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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