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물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3D 펜만으로 몸 위에 둥둥 떠 있는 유령처럼 보이는 옷을 만드는 일본 디자이너 세이란 쓰노(Seiran Tsuno). 정신과 간호사로 일한 특별한 경험이 무한의 상상력을 만나 인간형을 왜곡하고 교란시키는 작품 같은 패션이 탄생했다.
최근 인스타그램 피드에 당신의 옷을 입고 휠체어에 앉아 있는 할머니 영상이 매우 화제였다.
Seiran Tsuno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소중한 존재이며, 나의 뮤즈다.
정신과 간호사로 일했다. 특이한 이력의 자신을 조금 더 소개한다면?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정신과 병원에서 약 5년간 일했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패션 스쿨 ‘Coconogacco’에 다녔다. 그리고 2018년에는 글로벌 패션 콘테스트 ‘International Talent Support’에서 결승까지 남았고, 그 계기로 패션 디자이너 커리어를 시작했다.
정신과에서 일한 특별한 경험은 패션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나? 정신과 병원에 입원한 조현병 환자와의 대화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환각이나 환청, 망상과 같은 체험을 한 사람의 이야기나 삶의 방식은 매우 매력적이었고, 그들로부터 사람을 깊이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패션의 어떤 순간이 당신을 흥분시키나?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와 교신하기 위한 매개가 될 때.
몸 위에 둥둥 떠 있는 듯한 유령처럼 보이는 옷은 어떻게 만든 것인가? 우선 디자인한 형태대로 토대를 만든다. 그 위에서 3D 펜으로 줄을 당기면서 형태를 쌓아간다. 펜으로 형태를 다 그리고 나면 원래의 틀을 뺀다.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패션 스쿨에 다니면서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소재와 기법을 연구했다. 처음에 앞면만 완성된 상태의 옷을 아버지가 입어봤는데 유체이탈을 한 것처럼 보였고 너무 이상하고도 재미있었다. ‘신체에서 이탈하는 옷’을 계속해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만져보고 싶다. 소재는 연약한가? 섬세하다. 질기지만 세게 누르면 깨진다.
당신과 같은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신이 정말 잘할 수 있는 것을 성실히 마주할 것.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신선한 발상.
미래의 패션은 어떤 모습일까? 패션과 정신과 영역은 사람을 보는 방식이 밀접하다고 느낀다. 정신과 영역에 패션의 사고방식을 도입하고 싶다. 패션의 본질적인 사고방식 또한 패션 이외의 분야로 확산되고 새로운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 패션 에디터
- 김민지
- 포토그래퍼
- SHO MAKISHIMA, TOKI